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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로 바꾸어 쓴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

 

 

시조로 바꾸어 쓴

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

- 도연명(陶淵明) 스스로 쓴 자신의 전(傳)

 

 

선생은 어떤 사람, 분명히는 알 수 없고

성(姓)이나 자(字)도 또한 자세하지 않지마는

집 가에 다섯 버들 있어 ‘오류(五柳) 선생’ 호(號) 삼았다

 

말수 항상 적게 했고 영화로움 멀리 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되 깊은 해석 구(求)치 않고

이해가 될 때마다 기뻐 먹는 것을 잊었다

 

술을 항상 즐겼지만 집안이 가난해서

술이 늘상 있는 것은 아쉽게도 아니었네

친구가 이런 사정 알고 술자리를 마련했네

 

친구가 불러주면 고맙게 마셨는데

그때마다 다 마셔서 반드시 취하였다

하지만 정(情)의 가고 머묾에 미련 두지 않았네

 

작은 집은 쓸쓸하여 바람 햇살 못 막았고

짤막한 베옷마저 꿰매서 입었다네

대[竹] 밥과 표주박 물마저 없었지만 태연했다

 

평상시에 문장을 지어 스스로 즐기다가

생각보다 더욱 많이 자기의 뜻 얻게 되면

이해(利害)를 따지지 않았네, 이런 일생 마쳤네

 

춘추시대 제나라의 은사(隱士)였던 ‘검루(黔婁)’의 말

“빈천(貧賤)에 근심 말고 부귀(富貴)에 급급 말라”

그 말을 지극히 한다면, 오류(五柳) 선생 무리로세

 

언제고 어느 때고 어디서나 술 즐기고

시를 지어 그 맑은 뜻 마음껏 누렸으니

태고(太古) 적 무회씨 백성인가, 갈천씨의 백성인가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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