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총회 불법 강행, 규정은 선택적용… 이용상 책임론 확산

내로남불식 운영과 협회 방만 경영, 항소심서 정조준

2025년 3월 28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임웅수 전 이사장이 한국국악협회 이용상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임시총회 결의 무효 소송이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임웅수 측은 2022년 임시총회가 총회 성립 요건과 절차적 정당성을 모두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이번 사태의 본질은 이용상 이사장의 내로남불식 총회 운영과 방만한 협회 경영에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웅수 측 법률대리인은 항소심 준비서면을 통해 “이 사건 임시총회는 대의원 과반이 자격을 갖추지 못했고, 총회 성립 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아 이사장 선출은 원천무효”라며 “무리하게 총회를 강행한 배경에는 이용상 당시 이사장의 독단과 이익 중심의 운영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적된 문제는 ▲2020년 명단의 임의 재활용 ▲정회원 승인 절차 무시 ▲지회의 대의원 추천권 침해 ▲총회 불참 지회의 의사를 무시한 임의 대의원 배정 등이다. 임웅수 측은 “이용상 이사장이 자신에게 유리한 인사들로 대의원을 구성하고, 정관과 규정을 무시한 채 총회를 밀어붙였다”고 밝혔다.

한편 이용상 측은 "실질적인 의사정족수는 충족되었고, 하자 있는 대의원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자신에게 유리한 숫자만 계산해 정당성을 주장하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라는 반박이 나온다. 임웅수 측은 "이용상 본인은 과거 정회원 승인 절차 자체를 무시해 놓고, 지금은 그 절차를 이유로 새로운 대의원 구성을 배제하는 등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웅수 측은 더 나아가 “이번 항소심의 본질은 단순한 절차 논쟁이 아니라, 이용상 이사장의 비민주적 협회 운영에 대한 심판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용상 이사장은 이사장 취임 이후 ▲이사회 결의 없는 3억 원 집행 ▲용도 지정 기금 유용으로 형사고발 ▲정관개정 시도 실패 후 위원 해임 ▲총회 결의 없이 협회 기본재산인 부동산까지 매각하는 등 협회 운영을 방만하고 독단적으로 이끌어 왔다.

국악계 일각에서는 “지금 벌어지는 항소심은 단지 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넘어서, 국악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과 제도 정상화의 분기점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관과 절차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필요할 때만 규정을 들이대는 '내로남불'식 운영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서울고등법원의 이번 판결은 한국국악협회가 책임 있는 공익단체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항소심 선고는 4월 25일 오후 2시로 예정되어 있으며, 이용상 이사장의 항소가 기각될지, 나아가 협회의 총회 운영 전반에 대해 법원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