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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국립국악원, 제2회 국악의 날 맞아 6월 국악주간 공연 개최

'종묘·사직', '산조', '관.조.'로 제례악·민속악·국악명상의 현재를 조명하다

 

국립국악원, 제2회 국악의 날 맞아 6월 국악주간 공연 개최

 

국악타임즈 정도빈 기자 |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황성운)이 6월 5일 제2회 국악의 날을 맞아 국악의 역사성과 예술성, 동시대적 확장성을 아우르는 공연을 잇달아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은 대표공연 '종묘·사직 – 왕의 제단, 백성의 땅'을 비롯해 국악주간 기획공연 '산조', 국악명상공연 '관.조.(觀.照.) – 나를 비추어 보다'를 6월 국악주간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마련했다.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6월 11일부터 12일까지 대표공연 '종묘·사직 – 왕의 제단, 백성의 땅'이 열린다. 이 공연은 조선 왕조의 정통성과 국가 제례의 정신을 상징하는 종묘제례와 토지·곡식의 신에게 제향하던 사직제의 음악을 한 무대에서 조망하는 작품이다. 종묘와 사직은 국가의 근본을 상징하는 제례 공간이자, 왕조의 질서와 백성의 삶을 잇는 정신적 토대였다는 점에서 이번 무대의 의미가 크다.

 

이번 공연은 대한제국 시기 자주 국가의 위상을 담아 편찬된 '대한예전'에 근거해 황제국의 위엄을 갖춘 제례악을 재현한다. 기존 공연이 제례 절차 중심으로 구성되었다면, 이번 무대는 악·가·무의 예술적 가치에 보다 집중한다. 관객은 제례의 형식 너머에 놓인 음악적 구조, 노래의 품격, 일무의 절제미를 통해 국가 제례악이 지닌 예악적 세계를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김영운(전 국립국악원장)의 해설도 함께한다. 해설은 종묘제례악과 사직제례악의 악기 구성, 음악적 특징, 일무의 차이를 관객에게 안내하며 두 제례악이 지닌 성격을 비교해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공연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제례악의 미학과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예악 교육의 장으로도 기능할 전망이다.

 

국악주간 기획공연 '산조'는 6월 9일부터 11일까지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진행된다. 산조는 장단의 흐름 위에 악기별 성음과 연주자의 음악관이 응축되는 대표적 민속악 독주 양식이다. 이번 공연은 산조의 전통 계보, 무용적 변용, 동시대적 창작을 3일에 걸쳐 배열함으로써 산조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함께 보여준다.

 

 

9일 열리는 '산조 명인전'에는 이영환(거문고), 홍옥미(해금), 원장현(대금), 지성자(가야금), 김영길(아쟁)이 출연한다. 각 악기 분야에서 오랜 시간 독자적 음악세계를 구축해온 명인들이 산조의 깊은 성음과 장단의 미학을 선보이며, 마지막에는 전 출연자가 함께하는 시나위 합주로 무대를 맺는다. 산조의 독주성과 시나위의 즉흥적 합주성이 한 무대에서 이어지는 구성은 민속악의 살아 있는 호흡을 확인하게 한다.

 

10일 '산조의 몸짓'은 산조가 지닌 선율과 장단의 결을 춤으로 확장한 무대다. 노해진, 손혜영, 장현수 등 안무가들이 산조의 흐름을 각자의 움직임으로 재해석하며, 음악과 춤이 서로를 비추는 산조춤의 미학을 펼친다. 산조가 소리의 장르를 넘어 신체의 언어로도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무대다.

 

11일 '오늘의 산조'는 산조의 동시대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1247(주보라 외), 허윤정, 박경소 등 현대적 감각을 지닌 예술가들이 전통 산조의 어법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한 오늘의 산조를 들려준다. 이는 산조가 고정된 전통이 아니라 연주자와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변주되고 확장되는 현재진행형의 음악임을 보여주는 자리다.

 

국악명상공연 '관.조.(觀.照.) – 나를 비추어 보다'는 6월 9일부터 11일까지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열린다. 이 공연은 국악과 명상을 결합해 감각과 내면의 변화를 탐색하는 형식으로, 지난해 초연 당시 관객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공연을 위한 명상’이라는 기획 아래 관객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소리를 받아들이는 자신의 감각을 돌아보게 된다.

 

 

공연은 명상, 라이브 연주, 침묵과 알아차림의 구조로 진행된다. 곡과 곡 사이에 의도적으로 배치된 침묵은 공연의 공백이 아니라 감상의 일부가 된다. 관객은 소리의 잔향과 적막 속에서 내면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국악이 지닌 여백과 호흡의 미학을 몸으로 경험한다.

 

9일과 10일에는 국립국악원 4개 연주단의 대표 레퍼토리가 무대에 오르고, 11일에는 '진도씻김굿'을 중심으로 한국음악의 원초적 에너지와 정화의 의미를 전한다. 특히 풍류사랑방은 자연 음향을 지향하는 좌식 극장으로, 연주자와 관객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소리의 미세한 떨림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공간적 장점을 지닌다.

 

박성범(국립국악원 장악과장)은 “이번 6월에 선보이는 세 편의 공연은 국악이 지닌 장엄한 역사성과 예술적 깊이, 그리고 동시대와 호흡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현재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자 기획했다”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무대를 통해 관객들이 우리 음악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립국악원의 6월 공연은 궁중 제례악, 민속악 독주 양식, 국악 명상이라는 서로 다른 축을 통해 한국음악의 스펙트럼을 넓게 제시한다. 전통의 원형을 보존하고 해석하는 일, 명인의 예술세계를 기록하는 일, 동시대 감각과 만나는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는 일이 함께 놓인 이번 무대는 국악의 현재를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