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숲이 품은 춤, 30년의 시간을 품다. 이은솔 네 번째 프로젝트 ‘대숲, 춤을 품다’… 산청 기산국악당 상반기 토요상설공연 대미 장식
경남 산청의 대숲 사이로 스며든 바람과 빛, 그리고 춤이 한데 어우러진 특별한 무대가 관객들의 마음을 물들였다. 기산국악당 상반기 토요상설공연의 마지막 무대로 마련된 이은솔 무용가의 네 번째 프로젝트 ‘대숲, 춤을 품다’가 대숲극장에서 열리며 자연과 전통, 그리고 예술이 만나는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이은솔 무용가는 선화예술학교와 국립국악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무용과를 졸업했으며, 고려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학 석사와 글로벌언어문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학구적인 무용가다. 제9회 온나라 전통춤 경연대회 대통령상을 비롯해 동아무용콩쿠르,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온나라 궁중무용 경연대회 등 국내 권위 있는 무용 경연대회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전통춤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과 창작성을 더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그는 차세대 한국춤을 이끌어갈 대표 무용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산청 대숲극장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사회를 맡은 배종근(기산국악제전위원회) 이사는 “이곳 대숲극장은 세계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공간”이라며 “기산국악제전위원회 최종실 이사장이 한 땀 한 땀 가꾸어 만든 특별한 예술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공연 내내 대나무 숲과 음악, 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관객들은 마치 자연 속 예술 축제에 초대된 듯한 경험을 만끽했다.
대숲과 만난 춤, 자연을 무대로 펼친 예술
공연은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무대로 꾸며졌다. 류근상 선생의 색소폰 연주와 이은솔의 춤이 어우러진 ‘대나무의 몸짓’은 김홍신 작가가 기산국악당 대숲공연장을 보고 감흥을 담은 쓴 시 ‘대바람 소리’로 만든 작품으로, 대숲의 정취와 어우러지며 한 편의 서정시 같은 감동을 전했다. 이어 강성우 교수의 대금 연주와 이은솔 신한서의 듀엣작품인 '같은 시간, 같은 자리', 배우 신상언의 뮤지컬 무대, 가야금 연주자 허선영의 25현 가야금 연주가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은솔 무용가의 ‘대나무의 몸짓

이은솔 신한서의 듀엣작품인 '같은 시간, 같은 자리'
특히 이은솔·정다은·조은서 무용수가 함께한 창작무용 ‘숲의 윤슬’은 대나무 숲 사이로 스며드는 빛과 생명의 움직임을 형상화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회자는 “숲의 생명력과 움직임이 그대로 살아 숨 쉬는 듯한 무대였다”고 평했고, 관객들 역시 자연과 춤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장면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이은솔·정다은·조은서의 창작무용 ‘숲의 윤슬’
‘나이테’, 춤으로 새긴 30년의 삶
공연의 마지막은 이은솔 무용가의 창작무용 ‘나이테’가 장식했다. 30년 동안 걸어온 춤의 여정을 희로애락으로 표현해 축적된 시간의 흔적과 삶의 결을 나이테라는 이미지에 담아낸 자전적 작품이다.

이은솔 무용가의 창작무용 ‘나이테’
이은솔 무용가가 오랜 시간 몸으로 새겨온 예술의 흔적을 춤으로 풀어내며 걸어온 시간과 성장, 그리고 예술적 신념을 무대 위에 펼쳐 보인 순간이었다. 무대가 끝난 뒤 관객들의 박수는 쉽게 멈추지 않았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대숲의 바람과 함께 흘러간 춤사위는 오랫동안 기억될 깊은 여운을 남겼다.
“최승희를 떠올리게 하는 무용가”
이날 공연 후에는 특별한 축하 행사도 이어졌다. 남사예담촌에서 활동하는 화가 이호신 화백은 직접 그린 작품을 이은솔 무용가에게 선물하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그는 “그동안 이은솔 무용가의 공연을 여러 번 보면서 아름다움을 느꼈다”며 “어릴 적 가장 좋아했던 무용가인 최승희를 떠올리게 하는 무용가”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은솔 무용가와 이호신 화백
또한 산청초등학교 사물놀이단에서 활동하며 국립전통예술중학교 진학을 꿈꾸고 있는 이윤슬 군이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며 세대를 잇는 따뜻한 장면을 연출했다.
“대숲이 있었기에 가능한 무대”
공연을 관람한 박상진 교수는 “평생 공연 기획과 예술 현장을 지켜봤지만 오늘 같은 공연은 처음이었다”며 “대숲이라는 자연 공간과 무용, 음악, 의상이 어우러져 마치 요정들이 나타난 듯한 환상적인 무대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곳 상사마을 최양은 총무 역시 “세계에서 하나뿐인 천연 대숲 공연장에서 펼쳐진 아름다운 공연을 보며 마을 주민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며 “대나무 숲이라는 자연 환경을 적극 활용한 공연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최종실 이사장과 출연진들
공연을 마친 이은솔 무용가는 “이렇게 아름다운 공연장에서 무대를 올릴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공연은 관객이 있어야 완성된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과 지도해주신 최종실 선생님, 그리고 함께 무대를 만든 출연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종실의 안목, 이은솔의 춤… 대숲에서 피어난 예술의 정점
이은솔 명무의 전통춤의 깊은 내공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끊임없는 창작과 실험을 이어가는 무대는 한국 춤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천혜의 자연환경을 무대로 품은 기산국악당 대숲공연장이 더해지며 공연은 하나의 예술적 경험으로 완성됐다.
사물놀이 창시자인 최종실 이사장의 탁월한 안목과 오랜 헌신이 만들어낸 이 공간은 세계 어느 무대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품격을 갖춘 공연장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최 이사장은 사물놀이를 통해 한국 전통연희의 세계화를 이끌어온 것은 물론, 오랜 세월 산청에 뿌리를 내리고 기산국악당과 대숲공연장을 조성하며 지역이 지닌 자연환경과 전통예술을 결합한 독창적인 문화예술 모델을 구축해 왔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예술 환경 속에서도 산청을 전통예술 창작과 향유의 거점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꾸준히 공연과 교육, 전승 활동을 이어오며 지역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공연이 이어지는 내내 산청의 기산국악당과 같은 문화예술 공간이 대한민국 곳곳은 물론 세계 곳곳에도 세워져 우리 전통예술이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꽃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관객들의 가슴속에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