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인터뷰] 대통령상 첫 수상팀 개호주밴드 "국악은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음악이어야 합니다"

제20회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 대통령상 수상팀 개호주 인터뷰
민요와 로커빌리의 과감한 만남… '장기블루스'로 창작국악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전통은 지키되 대중과 가까워지는 것이 진정한 계승"

뒷줄 왼쪽부터 유지산, 박주환, 전형민, 최은수, 김재휘, 유선진

 

대통령상 첫 수상팀 개호주밴드 "국악은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음악이어야 합니다"

 

올해 제20회를 맞은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는 창작국악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주인공을 탄생시켰다. 무엇보다 올해 처음 대통령상이 신설되면서 그 의미는 더욱 특별했다. 그 첫 영예의 주인공은 전통 민요와 로커빌리, 블루스를 결합한 '장기블루스'를 선보인 신예 국악밴드 개호주밴드였다.

 

국악타임즈는 대통령상 첫 수상팀이라는 상징성을 지닌 개호주밴드를 만나 수상의 소감부터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전통과 현대를 바라보는 음악 철학, 그리고 창작국악의 미래에 대한 생각까지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악타임즈 : 먼저 대통령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감정은 무엇인가요?

 

개호주밴드 :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도 꿈만 같고 얼떨떨한 마음이 가장 큽니다. 시상식 때 팀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가는데, 그동안 공들여 준비하고 고생했던 순간들이 머릿속에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대통령상이라는 너무나 크고 영광스러운 상을 주신 만큼,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우리 음악을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뜨거운 열정이 샘솟고 있습니다.

 

국악타임즈 : 아직 개호주 밴드를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팀을 소개해 주세요.

 

개호주밴드 : 안녕하세요, 국악타임즈 독자 여러분. 저희는 전통과 현대의 가장 뜨거운 에너지를 결합한 국악 밴드 '개호주'입니다.

 

저희 팀은 전통 민요와 거문고, 장구, 꽹과리 그리고 일렉기타, 베이스기타, 드럼이 함께 어우러진 밴드입니다. 전통민요에 로커빌리(Rockabilly)와 블루스(Blues)를 과감하게 융합해 우리 음악이 가진 고유의 흥과 멋드러진 가락 위에 로큰롤 정신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의 관객들이 함께 들썩이고 공감할 수 있는 신명 나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국악타임즈 : 개호주가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성과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개호주밴드 : 저희는 국악과 실용음악이 만난 창작국악 밴드이지만, 음악의 근간이자 뿌리는 언제나 국악에 있습니다.

 

저희 음악을 통해 많은 분들이 국악이라는 장르를 더욱 친숙하게 느끼셨으면 합니다. 국악이 멀리 있는 옛 음악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에도 누구나 편하게 찾아 듣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이 되길 바랍니다. 뿌리 깊은 전통 국악의 멋을 현대적인 사운드로 풀어내며 대중과 국악을 이어주는 단단한 가교가 되고 싶습니다.

 

국악타임즈 : 이번 본선에서 선보인 '장기블루스'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개호주밴드 : 저희 팀 대표이자 드럼을 맡고 있는 유지산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습니다. 우연히 방문한 라이브 펍에서 로커빌리 음악을 듣고 "이 장르를 한국 전통민요와 융합하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이후 장구와 꽹과리를 맡고 있는 박주환이 민요 '장기타령'을 제안했고, 장기타령 특유의 멋과 가락이 로커빌리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의견이 모였습니다. 실제로 작업해 보니 기대 이상의 폭발력이 있었고, 멤버들의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지금의 '장기블루스'가 탄생했습니다.

 

 

국악타임즈 :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개호주밴드 : 가장 중요했던 것은 장기타령 고유의 멋과 가락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장르와 자연스럽게 하나의 음악으로 녹여내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저희는 민요에 서양 음악을 조금씩 섞는 방식이 아니라 로커빌리와 블루스라는 강렬한 장르를 정면으로 선택했습니다. 전통의 깊이는 지키되 현대적인 색깔은 확실하게 입히자는 것이 저희의 방향이었습니다.

 

국악타임즈 : 본선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개호주밴드 : 신생 팀이다 보니 음악뿐 아니라 팀의 콘셉트와 의상, 무대 이미지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또 여섯 명이 함께하는 밴드이다 보니 편곡 과정에서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서로 충분히 소통하며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갈 수 있었고, 돌이켜보면 힘들었다기보다 음악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즐거운 과정이었습니다.

 

국악타임즈 : 올해 처음 신설된 대통령상의 첫 수상팀이 됐습니다. 어떤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시나요?

 

개호주밴드 : 정말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감히 저희가 이 상을 받아도 되는지 조심스러운 마음도 큽니다.

 

훌륭한 선배님들과 동료들이 많은 만큼 '첫 번째'라는 타이틀이 주는 책임감이 생각보다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저희가 잘해서라기보다 앞으로 창작국악을 대중에게 더욱 널리 알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신생 팀인 만큼 첫 단추를 바르게 끼우겠다는 마음으로 항상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고 묵묵히 음악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국악타임즈 : 창작국악이 대중과 더욱 가까워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개호주밴드 : 무엇보다 음악이 전달되는 방식이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악이니까 어렵겠지'라는 선입견을 갖기 전에 하나의 매력적인 음악으로 먼저 들려야 합니다. 장단이나 의미를 설명하기보다 듣는 순간 귀를 사로잡고 몸이 먼저 반응하는 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은 장단을 분석하면서 음악을 듣지 않습니다. 몸이 먼저 움직이고 흥이 나는 순간, 국악은 자연스럽게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국악타임즈 :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개호주밴드 : 사실 대통령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활동을 넓혀갈 수 있을지 하나씩 고민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우선 함께 구상해온 곡들을 더 완성도 있게 다듬고, 다양한 공연 무대를 통해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을 늘려가는 데 집중하려 합니다.

 

국악타임즈 : 국악은 '전통을 지키는 음악'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개호주가 생각하는 전통의 계승은 무엇인가요?

 

개호주밴드 : 전통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대중에게 얼마나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소중한 전통이라도 사람들이 어렵고 멀게만 느낀다면 결국 그 안에 머물게 됩니다. 국악이 계승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편하게 듣고 흥얼거릴 수 있는 음악이 되어야 합니다.

 

저희는 전통의 멋과 가락은 지키되, 듣는 순간 몸이 먼저 반응하고 흥이 나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계승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국악타임즈 : 내년 참가자들에게 한마디 조언을 해주신다면?

 

개호주밴드 :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데 두려움보다 정면돌파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역시 결과에 대한 부담감이 컸지만, 가장 빛났던 순간은 팀원들과 함께 즐기며 우리만의 색깔을 만들어갔던 과정이었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시도해 보셨으면 합니다. 저희도 로커빌리와 민요를 결합하는 도전이 있었기에 지금의 개호주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국악타임즈 : 끝으로 응원해 주신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개호주밴드 :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가장 먼저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나 묵묵히 응원해 주시고 곁을 지켜주셨기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또 함께 곡을 만들고 무대를 완성한 팀원들에게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부딪히며 만들어온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개호주가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 음악을 들어주시고 함께 호흡해주신 모든 관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마음으로 더 좋은 음악, 더 신명 나는 무대로 보답하겠습니다.

 

대통령상이라는 큰 영광에 걸맞게 개호주만의 색깔을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앞으로의 걸음도 따뜻하게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느낀 개호주밴드의 가장 큰 매력은 '새로움'보다 '진심'이었다. 로커빌리와 블루스라는 낯선 장르를 과감하게 국악과 결합했지만, 그 출발점은 언제나 전통에 대한 존중이었다. 새로운 형식을 선택한 이유도 국악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국악을 만나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올해 처음 신설된 대통령상의 첫 수상팀이라는 타이틀은 분명 큰 영광이자 무거운 책임이다. 그러나 개호주밴드는 그 무게를 자랑이 아닌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대중이 먼저 몸으로 반응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이들의 말에는 창작국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담겨 있었다.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는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젊은 국악인을 배출하며 창작국악의 지평을 넓혀왔다. 그리고 그 새로운 출발점에 개호주밴드가 서 있다. 이제 첫걸음을 내디딘 이들이 앞으로 어떤 음악으로 국악의 새로운 길을 열어갈지, 대통령상 첫 수상팀의 다음 행보에 국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