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국악협회 6년째 이어진 법정 공방… 반복되는 선거 논란에 '혁신' 요구 커져
사단법인 한국국악협회가 2020년 이후 이사장 선거를 둘러싼 소송이 끊이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협회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사장 선출 때마다 법원의 판단으로 직무가 정지되거나 당선이 무효화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협회 운영 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전 집행부의 절차적 하자, 임웅수 전 이사장이 책임 떠안아
이번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우종양 이사장 직무정지 결정은 2020년부터 이어져 온 한국국악협회의 법적 분쟁이 아직도 마무리되지 못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분쟁의 시작은 2020년 2월 25일 총회였다. 당시 임웅수 후보와 이용상 후보가 맞붙은 선거에서 임웅수 후보가 이사장으로 당선됐지만, 이용상 씨는 취임 약 한 달 만에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용상 씨는 홍성덕 전 이사장 재임 기간 동안 분과 정회원 승인이 이사회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결과 정관에서 정한 대의원 구성 절차가 위반된 상태에서 총회가 개최됐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 결국 임웅수 이사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취임 약 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당시 이용상 씨는 홍성덕 집행부에서 부이사장을 맡고 있었던 만큼, 해당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우선됐어야 한다는 비판도 협회 안팎에서 제기됐다. 결국 자신이 몸담았던 집행부에서 발생한 절차상의 문제를 이후 선거 결과를 뒤집는 근거로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임웅수 전 이사장은 자신이 취임하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절차적 하자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해당 문제는 홍성덕 집행부 시절 발생한 사안이었고, 결국 임웅수 전 이사장은 그 책임으로 이사장직을 상실했다. 협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당선된 것 외에는 잘못이 없었던 임웅수 이사장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선거 논란에 협회 재산 처분 의혹까지…끝내 자리 잃은 이용상
이후 2022년 4월 21일 김학곤 직무대행 체제에서 새로운 이사장 선거가 실시됐고, 이용상 씨가 단독 후보로 출마해 이사장에 선출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임웅수 전 이사장이 소송을 제기했다. 임 전 이사장은 자신이 직을 잃게 만들었던 동일한 사유, 즉 정회원 승인 절차가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졌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이를 인정했다. 결국 이용상 이사장 역시 같은 이유로 법적 판단을 받게 됐다.
이용상 체제에서도 법적 논란은 계속됐다.
남정태(한국판소리보존회 전 이사장) 씨는 이용상 이사장이 선인추모기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협회 소유 부동산을 총회는 물론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처분했으며, 그 매각 대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취지로 형사고발과 직무정지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직무정지 결정을 내렸고, 이후 임웅수 전 이사장이 제기한 선거 관련 소송 결과까지 이어지면서 이용상 씨는 결국 이사장직에서 최종 하차하게 됐다.
또 반복된 자격 논란…우종양 이사장도 직무정지
이후 다시 김학곤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 협회는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3월 5일 총회를 열고 우종양 씨를 단독 후보로 선출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남정태 씨가 우종양 이사장의 후보 자격을 문제 삼아 법원에 직무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남 씨는 협회 정관상 이사장 후보는 5년 이상 정회원이어야 하고, 최근 2년간 회비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회원 자격이 자동 상실되는데도 이러한 자격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우종양 이사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다.
국악타임즈 연속보도, 한국국악협회 사태의 진실을 추적한다
결국 지난 6년 동안 한국국악협회에서는 임웅수, 이용상, 우종양 세 명의 이사장이 모두 법원의 판단으로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거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결과가 반복됐다. 특히 선거 때마다 후보 자격과 회원 자격, 대의원 구성 등 기본적인 절차가 소송의 핵심 쟁점이 됐다는 점에서 선거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에도 큰 상처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악계 안팎에서는 이제는 특정 개인의 승패를 넘어 협회 운영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개 광역시도 지회와 169개 기초자치단체에 지부를 두고 있는 65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국악협회가 계속해서 소송과 직무정지의 악순환을 반복한다면 협회의 대표성과 공신력은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65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국악협회가 소송의 악순환을 끊고 다시 국악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혁신에 달려 있다. 국악계 원로와 중견, 젊은 국악인 모두 협회의 정상화를 바라고 있는 가운데, 국악타임즈는 이번 사태의 배경과 책임, 제도적 개선 과제를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