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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전통주, 가양주에서 글로벌주로… 인사동서 세계인 만나는 새로운 시장 연다

박진혁 ㈜지금은월세시대 대표, 인사동 쌈지길서 ‘K-전통주 특별전·K-STREET FOOD FESTIVAL’ 추진
“박람회 중심에서 관광객 중심으로… 전통주를 세계인이 경험하고 기억하는 문화상품으로”
한국술생산자협회 공식 후원… 12개 전통주 브랜드 중심 ‘글로벌 테스트마켓’ 구축

 

전통주, 가양주에서 글로벌주로… 인사동서 세계인 만나는 새로운 시장 연다

 

“전통주를 좋아하는 사람이 찾아오는 곳에 술을 가져가는 것과, 한국을 만나러 온 세계인 앞에 우리 술을 가져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전략입니다.” 대한민국 전통주가 박람회장을 벗어나 외국인 관광객과 직접 만나는 새로운 시장 실험에 나선다.

 

공간기획·자산가치향상전문기업 ㈜지금은월세시대 박진혁 대표는 오는 8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서 ‘K-전통주 특별전과 함께하는 K-STREET FOOD FESTIVAL’을 추진한다.

 

이번 행사는 전통주를 단순히 진열·판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시음과 음식, 지역문화와 양조장 이야기, 소비자 체험을 결합해 전통주를 하나의 ‘K-문화 콘텐츠’로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박 대표가 이번 행사를 통해 내세운 화두는 ‘가양주(家釀酒)에서 글로벌주(Global 酒)로’다. 이는 집과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져 온 가양주의 전통적 가치를 버리자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지역의 쌀과 물, 누룩과 과실, 그리고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양조문화를 지키면서 이를 세계 소비자가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는 관광·문화·산업 콘텐츠로 확장하자는 제안이다.

 

“전통주 박람회는 많아졌는데 시장은 얼마나 커졌나”

 

박 대표는 전통주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박람회 중심의 홍보 방식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장 개척으로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주 관련 박람회와 행사는 많아졌지만 대한민국 전통주 브랜드 가운데 외국인이 이름을 기억하고 자기 나라에 돌아간 뒤 다시 찾아보는 브랜드가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기존 주류박람회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생산자와 유통업자, 바이어, 애호가가 한자리에 모여 제품과 정보를 교류한다는 점에서 전문 박람회는 전통주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다.

 

“박람회장을 찾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새롭게 만나야 할 소비자는 오히려 전통주를 전혀 모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번 행사의 장소를 전시장이나 컨벤션센터가 아닌 인사동 쌈지길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사동은 국내외 관광객이 한국의 전통문화와 공예, 음식 등을 자연스럽게 접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지역이다. 전통주 소비자를 기다리는 대신 외국인 관광객이 실제로 움직이는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겠다는 전략이다.

 

“전통주의 경쟁 상대는 다른 전통주가 아니라 와인·사케·위스키”

 

박 대표는 전통주의 경쟁 상대를 국내의 다른 전통주 브랜드로만 바라봐서는 세계 시장을 개척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세계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전통주는 와인과 사케, 위스키, 맥주 등 세계 각국의 주류문화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에 가면 와인을 경험하고 일본에 가면 사케를 경험합니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서울을 찾았을 때 무엇을 경험하게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그 답 가운데 하나가 한국의 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광객이 전통주를 시음하고 양조장과 지역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국 음식과 함께 술을 맛보고, 사진을 찍고 브랜드를 기억한 뒤 마음에 들면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전통주를 하나의 ‘제품’에서 ‘한국문화 경험’으로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K-FOOD와 전통주의 결합… “음식은 우리 술을 설명하는 번역기”

 

행사명에 ‘K-STREET FOOD FESTIVAL’이 포함된 것도 전통주와 음식의 결합을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술만 한 잔 건네주고 맛있느냐고 물어서는 외국인에게 전통주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음식과 만났을 때 술의 특징과 매력이 훨씬 쉽게 전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막걸리와 전, 약주와 한식, 증류주와 지역 음식 등 다양한 조합을 통해 낯선 전통주의 향과 맛을 보다 친숙하게 경험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음식이 전통주의 해외시장 진입을 돕는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 대표는 “K-FOOD는 전통주 행사의 들러리가 아니라 우리 술을 세계인에게 설명하는 일종의 번역기”라며 전통주와 음식의 연계 가능성을 강조했다.

 

“관광객이 양조장을 찾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찾아가야”

 

이번 프로젝트에서 박 대표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찾아가는 유통’과 ‘찾아가는 홍보’다. 좋은 술을 생산해 온라인에 올리고 소비자가 발견하기를 기다리거나 양조장을 관광지로 만들어 방문객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우리는 관광객이 양조장을 찾아오기를 기다려왔다”며 “이제는 반대로 관광객 100명이 있는 곳으로 전통주가 찾아가고, 외국인 1,000명이 지나가는 곳에 우리 술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동을 ‘글로벌 테스트마켓’으로… 판매량 넘어 소비자 반응 분석

 

행사의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단순 판매량에 두지 않는다. 박 대표는 현장에서 확보되는 ‘소비자 반응’ 자체가 전통주 생산자에게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어느 국가의 관광객이 특정 제품에 관심을 갖는지, 단맛과 산미·향 등 어떤 특징에 반응하는지, 어떤 패키지 디자인을 선호하는지, 어느 가격대에서 구매가 이뤄지는지, 어떤 한국 음식과 함께했을 때 반응이 좋은지 등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인사동을 하나의 거대한 글로벌 테스트마켓으로 보고 있다”며 “큰 비용을 들여 해외에 나가기 전에 세계 소비자가 우리에게 찾아오는 곳에서 먼저 제품의 가능성을 검증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박람회 참가와 수출 상담, 현지 유통망 구축 등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소규모 지역 양조장에는 이 같은 방식이 더욱 유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2개 전통주 브랜드만 받겠다”… 숫자보다 브랜드에 집중

 

이번 K-전통주 특별전은 참가업체를 무작정 확대하지 않을 계획이다. 박 대표는 전통주 참가업체를 12개사 중심으로 구성해 각각의 술과 브랜드가 충분히 소비자에게 노출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막걸리를 비롯해 약주·청주, 증류주, 과실주, 지역 특산주 등 다양한 우리 술을 대상으로 하되 단순 판매보다는 브랜드의 이야기가 있는 업체, 지역적 특색이 분명한 술, 외국인에게 전달할 콘텐츠가 있는 제품, 시음과 소비자 소통에 적극적인 생산자를 중심으로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100개 업체를 모아 대한민국 전통주가 모두 모였다고 홍보하는 것보다 소비자가 각각의 술과 브랜드를 제대로 보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술생산자협회 공식 후원… 생산자와 소비자 연결

 

이번 행사에는 한국술생산자협회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전통주 생산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협회가 함께하면서 이번 특별전은 단순 판매부스를 모아놓는 행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술 생산자와 국내외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실질적인 시장을 지향한다.

 

박 대표는 “한국술생산자협회가 공식 후원사로 함께한다는 것은 이번 행사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전통주 생산자의 새로운 판로와 소비자 접점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 공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자는 좋은 술을 만들고, 우리는 그 술이 소비자를 만나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는 협회 회원사를 비롯한 전국 전통주 생산자들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관광상권인 인사동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면서 시음과 판매, 브랜드 홍보를 함께 진행하는 현장형 테스트베드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에게 부족했던 것은 술이 아니라 무대”

 

박 대표는 앞으로 전통주 산업이 ‘좋은 술을 만드는 시대’를 넘어 ‘좋은 술을 잘 알리는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양조 기술이 부족해서 우리 전통주가 세계적인 술이 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에게 부족했던 것은 술이 아니라 세계인과 만날 수 있는 무대였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가양주에서 글로벌주로’라는 슬로건 역시 전통을 버리고 세계 시장에 맞추자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지역에서 태어난 술의 이야기를 세계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 한 잔의 술 속에 담긴 사람과 지역, 문화를 함께 전달하는 것이 전통주의 세계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인사동을 걷다 처음 보는 한국 술을 발견하고, 한 잔을 맛본다. 그 술과 어울리는 한국 음식을 먹고 양조장의 이야기를 듣는다. 사진을 찍고 마음에 들면 한 병을 구매한다. 그리고 한국을 떠난 뒤에도 그 술의 이름과 여행의 순간을 기억한다.

 

그는 이러한 경험 하나하나가 결국 전통주의 세계시장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화를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세계인을 만나면 세계화는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이어 전국의 전통주 생산자들에게 “박람회에서 우리끼리 만나고 산업 정보를 교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세계인이 있는 곳으로 나가야 한다”며 “2026년 인사동에서 대한민국 전통주의 다음 시장을 함께 만들어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한때 집집마다 빚으며 지역 공동체의 삶과 함께했던 우리의 술이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성장해 세계인의 여행 기억과 식탁에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가양주에서 글로벌주로’를 내건 새로운 전통주 시장 실험이 인사동에서 시작된다. 다음 링크를 클릭하면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인사동 K-전통주 특별전 : 네이버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