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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광주 소리의 맥, 명창들의 소리로 잇는다…‘제2회 광주소리열전’ 개최

9월 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예술의전당 소극장서 향산 주소연판소리보존회 정기발표회
적벽가·춘향가·흥보가·수궁가·심청가 눈대목 한자리…소리꾼과 명고수의 깊은 호흡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선정 23주년 기념…광주 판소리 전승의 의미 되새겨

 

광주 소리의 맥, 명창들의 소리로 잇는다…‘제2회 광주소리열전’ 개최

 

광주가 품어온 판소리의 깊은 소리와 전통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제2회 광주소리열전’이 9월 2일 오후 7시 30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린다.

 

향산 주소연판소리보존회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제4회 향산 주소연판소리보존회 정기발표회로 마련된다. 2026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민간단체지원사업의 하나이자, 판소리가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지 23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광주는 서편제 판소리를 비롯한 남도소리의 중심지로 수많은 명창과 예인을 배출해 온 예향이다. ‘광주소리열전’은 이러한 지역의 소리 유산을 무대 위에서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소리꾼과 고수,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판소리의 전승 기반을 넓혀가기 위해 지난해 처음 시작됐다.

 

올해 두 번째를 맞은 공연에서는 적벽가·춘향가·흥보가·수궁가·심청가에 이르는 판소리 다섯 바탕의 주요 눈대목을 통해 광주와 남도 판소리가 지닌 다양한 음악적 색채를 펼쳐 보인다. 특히 각기 다른 소리 세계를 구축해 온 중견 소리꾼들과 판소리의 이면을 북으로 짚어내는 고수들이 짝을 이뤄 판소리 특유의 긴장과 흥, 애절한 정서를 전한다.

 

첫 무대는 적벽가 중 ‘조자룡 활 쏘는 대목’이다. 조자룡이 동남풍을 빈 뒤 본국으로 돌아가는 제갈공명을 호위하며 뒤쫓아 오는 오나라 장수 서성과 정봉을 물리치는 장면으로, 김다정이 소리를 맡고 이왕재가 북을 잡는다.

 

이어 윤종호가 소리하고 박시양이 고수를 맡아 춘향가 중 ‘어사출도’를 들려준다. 새로 부임한 변사또의 생일잔치에 암행어사가 나타나 탐관오리들을 벌하는 긴박하고 통쾌한 대목이다.

 

춘향가 중 ‘동헌경사 대목’에서는 김수경의 소리와 김동현의 고법이 만난다. 어사가 된 이몽룡이 춘향과 다시 만나 경사를 알리는 춘향가의 마지막 장면으로, 긴 이별 끝에 맞는 재회의 기쁨을 소리로 풀어낸다.

 

흥보가의 대표적인 눈대목인 ‘박 타는 대목’은 고윤정이 소리하고 이왕재가 북을 맡는다.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를 심어 얻은 박 속에서 돈과 쌀, 비단 등이 쏟아지는 장면을 통해 흥보가 특유의 해학과 신명을 선사한다.

 

이어 주소연과 박시양이 수궁가 중 ‘말을 허라니 대목’을 선보인다. 용왕 앞에 붙잡힌 토끼가 배를 가르기 전 마지막 말을 하라 하자 “토끼에게는 궤를 내어 간이 없다”고 둘러대는 장면으로, 토끼의 재치와 익살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후반부에는 심청가의 깊은 정서를 만날 수 있다. 박춘맹의 소리와 김동현의 고법으로 ‘행선전야’가 펼쳐진다. 인당수에 몸을 던지기 전날 밤 심청이가 잠든 아버지 곁에서 슬픔과 결심을 드러내는 장면으로, 절제된 비애와 심청의 내면을 깊이 있게 풀어낸다.

 

마지막으로 김선이가 소리하고 이왕재가 북을 잡아 ‘추월만정’을 들려준다. 남경장사 선인들에게 팔려 인당수에 빠졌다가 환생해 황후가 된 심청이 부친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대목으로, 심청가의 애절한 정서를 압축해 보여준다.

 

이번 무대에는 판소리와 고법 분야에서 오랜 시간 전승 현장을 지켜온 명인들이 대거 참여한다. 특히 국가무형유산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 박시양을 비롯해 국가무형유산 판소리고법 이수자 이왕재·김동현,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 윤종호·김수경, 심청가 이수자 고윤정 등이 함께한다.

 

또한 제14회 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 수상자 박춘맹, 2024년 서편제 보성소리축제 판소리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다정 등이 참여해 저마다의 공력으로 무대를 채운다. 공연의 사회는 이용식이 맡는다.

 

이번 공연을 이끄는 향산 주소연판소리보존회 대표 주소연은 광주 소리문화의 전승과 보존을 위해 꾸준히 활동해 왔다. 주소연 대표는 광주가 국창 임방울과 창극의 거장 김창환, 향일의 기틀을 다진 박동실 명창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인의 절창과 귀명창들의 열린 귀가 만나 찬란한 소리문화를 피워낸 고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주소연 대표는 “귀명창이 좋은 소리꾼을 낳는다는 옛말처럼 소리판을 완성하는 것은 무대 위 소리꾼만이 아니다”며 “들을 줄 알고 감응할 줄 알며 함께 울고 웃어주는 귀명창 여러분의 기운이 모일 때 비로소 참된 소리판의 장이 완성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체불명의 문화가 범람하고 우리 전통이 점차 외면받는 현실 속에서도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예인들이 있다”며 “이번 무대는 광주의 소리를 지키고, 키우고, 내일로 이어가려는 전통예술인들의 끊임없는 열정이자 당당한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첫 무대가 광주 소리판의 명성을 다시 되찾기 위한 첫걸음이었다면, 올해는 한층 깊고 넓게 뿌리내리는 도약의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 보존회의 설명이다. 소리꾼과 고수가 서로의 호흡을 읽고 관객이 추임새로 화답하는 전통적인 소리판의 본질을 되살리는 데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제2회 광주소리열전’은 광주가 간직해 온 판소리의 역사와 예술적 자산을 오늘의 무대에서 확인하고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전승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9월 2일 오후 7시 30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열리며, (사)한국판소리보존회 광주지부, 국악그룹 SO.소리, 남도음악연구회, 우리민족예술연구소, 조선대문화예술연구소, 앙리오, 젠틀맨&레이디가 후원한다. 문의는 향산 주소연판소리보존회(010-4606-1359)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