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로 바꾸어 쓴 김삼의당(金三宜堂)의 한시(漢詩)

  • 등록 2021.12.01 13: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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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여류작가 김삼의당(우측)

 

 

시조로 바꾸어 쓴

김삼의당(金三宜堂)의 한시(漢詩)

 

 

寄在京夫子(기재경부자)

- 서울 계신 임에게

 

女兒柔質易傷心

所以相思每發吟

大丈夫當身在外

回頭莫念洞房深

 

여자라 마음 약해 상심하기 너무 쉬워

그립고 보고 싶어 매번 시를 읊었지요

당신은 밖에 나가 계시니 규방 생각 마세요

 

 

夏日(하일)

- 여름 날

 

日長窓外有薰風

安石榴花個個紅

莫向門前投瓦石

黃鳥只在綠陰中

 

창밖엔 날은 길고 바람은 향기롭네

어찌하여 석류화는 하나씩 붉게 피나

돌 조각 던지지 마오, 녹음 속엔 황작(黃雀) 있소

 

 

讀書有感(독서유감) 1

 

冬讀其書夏詠詩

鷄窓事業各隨時

聊將魯論看心法

入德之基在學而

 

겨울에는 글을 읽고 여름에는 시를 읊어

서재에서 하는 공부 철따라 다르다네

논어의 수양법을 살피니 학이편에 입덕(入德) 있네

 

 

讀書有感(독서유감) 2

 

風化周南已蔚然

葩經一部卽今傳

試看湖巷歌謠起

人孰采之被管絃

 

풍속을 교화(敎化)함은 ‘주남편’에 많이 있어

시경(詩經)의 일부분이 지금까지 전해지네

호남(湖南)엔 노래가 많건만 어느 누가 연주하랴

 

 

讀書有感(독서유감) 3

 

出於性情方爲詩

見詩周可其人知

存諸中者形諸外

雖欲欺人焉得欺

 

성정(性情)에서 우러나는 그것이 곧 시(詩)려니

참으로 시(詩)를 보면 그 사람을 밝히 아네

속마음 그대로 드러나니 속이려도 못 속이네

 

 

讀書有感(독서유감) 4

 

淸晨座讀召南詩

墍梅懷春若相思

於比始知觀詩法

其意不可害以辭

 

맑은 새벽 홀로 앉아 ‘소남(召南)’ 시를 읽고 있네

매실(梅實) 보며 혼인(婚姻) 생각 그리운 맘 비슷하네

비로소 시 보는 법 알겠네, 본뜻 해치면 안 되네

 

 

讀書有感(독서유감) 5

 

鄭衛音何載在詩

人心懲創莫如斯

世人不識宣尼意

惹出淫情反效爲

 

‘정성’과 ‘위성’이 어찌 시경(詩經)에 실렸을까

사람 마음 경계함에 이만한 게 없어서네

사람들 공자님 뜻 모르고 음탕(淫蕩)한 정(情) 흉내내네

 

 

花滿枝(화만지)

- 꽃 만발한 나뭇가지

 

帶方城上月如眉

帶方城下花滿枝

生憎花開芳易歇

每羨月來長有期

 

대방성(帶方城) 하늘 위에 눈썹 같은 달이 뜨고

대방성 언덕 아래 가지마다 가득한 꽃

그 향기 사라지니 싫고 달 떠옴이 부럽네

 

 

秋夜雨(추야우)

- 가을 밤비

 

簷端疏雨響

永夜隔窓鳴

一枕金屛裏

寒燈夢不成

 

처마 끝에 들려오는 후드득 가을 빗소리

추운 겨울 기나긴 밤 창 너머로 들려오고

혼자서 병풍 안에 누우니 찬 등불에 잠 못 드네

 

 

秋夜月(추야월)

- 가을 달밤

 

一月兩地照

二人千里隔

願隨此月影

夜夜照君側

 

달 하나가 높이 떠서 두 곳을 비추는데

사랑하는 두 사람은 천 리나 머나먼 길

원컨대 달 그림자 따라 임의 곁을 비췄으면

 

 

和夫子吟詩(화부자음시)

 

滿天明月滿園花

花影相添月影加

如月如花人對坐

世間榮辱屬誰家

 

하늘엔 달빛 가득 뜨락엔 꽃 넘치고

꽃 그림자 달 그림자 서로 더해 어울리고

꽃달로 당신 마주 앉으니 세간 영욕(榮辱) 있으리오

 

 

春閨詞(춘규사)

- 봄날 규수의 하소연

 

人靜紗窓日色昏

落花滿地掩重門

欲知一夜相思苦

試把羅衾檢淚痕

 

임 떠난 사창(紗窓) 가에 날 저물어 황혼인데

문 닫힌 뜰 안에는 낙화만 가득하네

그대는 비단 이불에 있는 눈물 자국 아시나요

 

 

草堂奉夫自吟(초당봉부자음)

 

彩霞成綺柳如煙

非是人間別有天

落下十年奔走客

草堂令日坐如仙

 

노을은 비단이요 버들은 안개 같네

인간 세계 아니로세, 여기는 곧 별유천지

서울서 십 년 바빴더니 신선(神仙)되어 앉아 있네

 

 

남편을 전송하며

 

螢窓立志此何遲

四十光陰撫絲鬢

又向長安先笑去

旅窓莫作後咷歸

 

학문에 뜻 세우기 어찌 이리 더딘가요

어느덧 사십 나이 흰 살쩍을 쓰다듬네

장안을 향하여 웃었으니 돌아올 땐 울지 마오

 

 

無題(무제)

 

配匹之際生民始

君子所以造端此

必敬必順惟婦道

終身不可違夫子

 

남녀의 결혼이란 생민(生民)의 시작이니

군자들도 이를 알아 바르게 세우려 하네

공경(恭敬)은 부인의 도리(道理)이니 낭군님 뜻 어기리오

 

 

송인숙 기자 mulsori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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