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로 새겨 읽는 고사성어
욕속부달(欲速不達)
‘자하(子夏)’는 공문(孔門) 십철(十哲)
작은 고을 장관 됐네
고을 어찌 다스릴까
‘공자(孔子)’께 물었더니
“서둘러
공을 이루려 하면
못 이룬다” 하였네
어의(語義) : 빨리 하려고 하면, 도달하지 못함.
(일을 빨리 하려고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한다. 조급한 심리를 경계한 말.)
(욕심이 앞서서 일을 빨리 이루려고 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출전(出典) : 論語(논어) 子路篇(자로편)
孔子(공자)의 제자로 子夏(자하)가 있다. 그는 본명이 卜商(복상)이며, 자하는 字(자)이다. 공자의 門下(문하) 十哲(십철)의 한 사람이다. 자하가 魯(노)나라의 작은 고을 莒父(거부)의 장관이 된 적이 있다. 그는 어떻게 이 고을을 다스릴까 궁리하다가 스승인 공자에게 정책을 물으니, 다음과 같이 일러주었다.
“정치를 할 때 공적을 올리려고, 고을 일을 너무 급히 서둘러서 하면 안 된다. 또한 조그만 이득을 탐내지 말아야 한다. 일을 급히 서둘러 공적을 올리려고 하다가는 도리어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조그만 이득을 탐내다가는 온 세상에 도움이 될 큰일을 이루지 못하는 법이다.”
<原文> 子夏爲父宰(자하위부재) 問政(문정) 子曰(자왈) 無欲速(무욕속) 無見小利(무견소리) 欲速則不達(욕속즉부달) 見小利則大事不成(견소리즉대사불성)
큰일을 하는 사람은 눈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에 눈을 돌리면 큰일을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政治(정치)하는 사람은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장기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 한, 좋은 꽃과 열매를 얻지 못한다. 공자는, 자하가 눈앞에 보이는 빠른 효과와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같이 말하게 된 것인데, 사람은 대부분 이 같은 결점을 지니고 있다.
중국 淸(청)나라 때, 馬時芳(마시방)이 쓴 ‘朴麗子(박려자)’라는 책에는 ‘欲速不達(욕속부달)’과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어느 날 해질 무렵, 귤 장수 한사람이 귤을 한 짐 지고 성안으로 바쁜 걸음을 하고 있었다. 귤 장수는 성문이 닫히기 전에 성에 도착할 수 없을까봐 몹시 서둘렀다. 그는 너무나 마음이 급해서 지나가던 행인에 물었다.
“여보시오, 성문이 닫히기 전에 내가 성안에 들어갈 수 있겠소?”
행인이 대답했다.
“좀 천천히 걸으면 성안에 들어갈 수 있지요.”
그러나 그는 행인이 자신을 조롱하는 줄 알고, 화가 나서 더욱 빨리 걸었다. 그러다 그만 발을 잘못 디뎌서 넘어지고 말았다. 그 바람에 귤이 땅바닥에 쏟아져 귤은 여기저기 굴러가버렸다. 그래서 그는 땅거미가 지는 한길에서 귤을 하나하나 줍느라, 결국은 성문이 닫히기 전에 성에 도착하지 못했다.
※ 孔門十哲(공문십철) : 孔子(공자)의 제자는 3천 명이 넘었다고 하는데, 그 중 六藝(육예 : 군자가 닦아야 할 여섯 가지 기예. 즉 예법, 음악, 활쏘기, 말 다루기, 글씨, 산술)에 통달한 제자는, 왕숙이 지은 孔子家語(공자가어)에는 72명, 사마천이 지은 사기 중 仲尼弟子列傳(중니제자열전)에는 77명으로 나온다. 이 중 뛰어난 제자 열 명을 ‘十哲(십철)’이라 하며, 德行(덕행)으로 뛰어난 제자는 안회, 민자건, 염백우, 중궁이고, 言辯(언변)이 뛰어난 제자는 재여, 자공이고, 政治(정치)에 뛰어난 제자는 염구, 자로이며, 文學(문학)에 뛰어난 제자는 자유, 자하이다.
※ 拔苗助長(발묘조장) : ‘싹을 뽑아 성장을 도와준다’의 고사
孟子(맹자) 公孫丑(공손추)에 나오는 말이다. 중국 宋(송)나라의 한 농부가 남의 집 벼 이삭은 쑥쑥 자라는데, 자기네 벼 이삭은 자라지 않는 것 같아 이삭을 모두 뽑아 올리고는, 자기 집에 돌아와서 무슨 큰일이라도 한 것처럼 뽐내었다. 이상하게 생각한 아들이 논에 달려가 본즉, 벼 이삭은 모두 시들어 말라가고 있었다. ‘欲速不達(욕속부달)’의 대표적 故事(고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