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로 바꾸어 쓴 배움의 도(道)

  • 등록 2021.11.21 13: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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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로 바꾸어 쓴

배움의 도(道)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81장을

‘배움’을 주제로 파멜라 메츠가 풀어서 쓰고,

이현주 목사가 우리말로 옮긴 것을

소암(素巖) 고춘식이 다시 시조로 바꾸어 쓰다.

2006. 10. 20.

 

1. 배움의 길

 

배움터 자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나

그것은 설명 안 돼, 설명될 수 없는 무엇

설명될 그런 일이면 배움터 일 아니다

 

어떻게 일어나나, 그것이 바로 도(道)다

그것이 바로 도요, 배움의 도 그것이다

말로써 표현된 배움은 참 배움 길 아니다

 

배움터 그 안에서 무엇이 일어나나

알고자 애쓰지 말라, 자신을 열어 두라

어떻게 일어나는가, 그게 바로 도니라

 

 

2. 말없이 가르침

 

이 세상 모든 것은 반대편 짝이 있다

세상에 있기 위해선 제 짝이 필요하다

선과 악 가득참과 텅 빔, 부와 가난 흑과 백

 

슬기로운 선생님은 말없이 가르치고

하는 일 하나 없이 모든 것을 이루지만

자기 것 삼지 않는다, 일 끝나면 그도 없다

 

 

3. 일삼아 하지 않음

 

슬기로운 선생님은 내세우지 아니하고

슬기로운 선생님은 일삼아 하지 않네

배운 바 다 버림으로 아이들을 깨우친다

 

슬기로운 선생님은 버리는 걸 가르치니

안다는 그 생각을 버리게끔 도와준다

그래도 안다고 생각하면 큰 물음을 던진다

 

슬기로운 선생님은 일삼지 아니한다

일삼지 아니함을 연습하고 실천한다

학생은 받은 선물을 저 스스로 아느니

 

 

4. 바탕

 

도(道)는 바탕이다, 만질 수도 없는 그런

건물이 서 있도록 받쳐주는 그런 바탕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 들을 수도 없는 것

 

도는 바탕이다, 배움을 받쳐주는

바탕들의 바탕이니 끝도 없이 넓고 깊다

끝없이 배우게 하지만 결코 닳지 않는다

 

 

5. 중도(中道)

 

도(道)는 치우침 없이 선과 악을 함께 한다

슬기로운 선생님은 치우치지 아니한다

선하면 선한 학생대로, 악도 같이 품는다

 

도는 바람처럼 텅 비어서 힘 부린다

잡으려 애쓸수록 잡을 수가 없으리니

배울 땐 그대의 중심, 그 가까이 머물라

 

 

6. 열려 있음

 

배움의 참된 도는 만물을 낳지마는

그것은 늘 비어 있다, 아주 텅 비어 있다

텅 비어 있으면서도 생명으로 차 있다

 

그대가 좋아하든, 그대가 싫어하든

쓰임을 받기 위해 언제나‘여기’있다

자신을 가능성 앞에 닫으면 도는 자취 감춘다

 

 

7. 놓아버림과 여기 있음

 

교사는 학생 위해 언제나 여기 있다

하지만 학생들을 자기 아래 두지 않네

학생이 '교사의' 소유인가, 아니로세 아닐세

 

자기를 놓음으로 학생들을 섬기나니

자신을 놓아버려 아이들을 섬긴다네

그래서 늘 여기 있고, 늘 가득차 있다네

 

 

8. 물처럼 흐르기

 

학생은 자신으로 존재해야 하는 존재

신성한 배움터에 속임수가 있으리오

괴었다 넘쳐나는 물, 저 에너지 보아라

 

그대의 배움 안에 생명 절로 흐르게 하라

기대하지 않던 것들, 그대가 몰랐던 것

예고도 하나도 없이 나타나게 하여라

 

예고 없이 나타난 일 그대로 지켜보라

그런 일 나타날 때 새 생명을 얻게 되고

몰랐던 새로운 삶을 경험하게 되리니

 

 

9. 멈출 때

 

많은 말 한다 하여 귀 기울여 듣겠는가

앉았으라 강요하면 학생들은 지쳐간다

그냥 곧 열심히만 하면 길을 잃고 말리라

 

배움을 멈추어라, 외려 그게 지혜로다

서로가 떨어지라, 그 거리가 필요하다

거리가 학생과 교사를 만남으로 잇는다

 

 

10.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서

 

그대는 기억할까, 기억할 수 있겠는가

가르침의 시작 이유 그 까닭을 기억할까

수많은 장애물 앞에서 유연할 수 있는가

 

영문 모를 어둠에서 마음의 눈 밝게 뜰까

잡아끌지 않으면서 이끌 수가 있겠는가

뻔한 길 스스로 찾도록 기다릴 수 있는가

 

애를 낳아 기르듯이 가르치기 배우시라

손에 넣어 잡지 않고 가르치기 배우시라

배우라, 다스리지 않고 가르치기 배우라

 

 

11. 비어 있음

 

바퀴살이 서로 모여 바퀴를 이루나니

수레를 움직이는 그 힘 어서 나오는가

한복판 바퀴 한복판, 비어 있는 그 구멍

 

항아리의 그 쓸모도 빈 속에서 나오나니

건축 자재 모아 엮어 학교 건물 이루지만

배움이 이뤄지는 곳은 침묵이다 그 공간

 

 

12. 안에서 보기와 밖에서 보기

 

만져지지 않는 것을 어떻게 볼 수 있나

드러나지 않는 것을 어찌하여 그리겠나

배움에 목마른 학생에게 그 눈 빌려 주어라

 

슬기로운 선생님은 밝은 눈을 심어준다

가능성의 크나큰 길 가리켜 주기 위해

한 걸음 물러난 자리서 보는 눈을 깨운다

 

안에서 배운 것과 밖에서 배우는 것

그 사이 오는 긴장 성장 위해 필요하다

아이들 성장을 위하여 필요하다, 반드시

 

안에서 보는 것을 선생님은 신뢰한다

생각들이 오고감을 선생님은 허용한다

따뜻한 그의 가슴은 하늘만큼 열린다

 

 

13. 성공

 

배움터서 조심할 일 뜻밖에도 ‘성공’이다

성공했단 그 칭찬과 거리를 둘 일이다

성공이 위험인 줄 하면 그게 바로 지혜러니

 

그대가 받은 칭찬 거리 두고 멀리 하라

희망과 두려움이 그대 자리 지키리니

균형을 지켜줄 것이다, 중심잡게 하리라

 

자신을 돌보듯이 남들을 돌보아라

멈춤 없이 지속되는 성장을 꼭 믿으라

그러면 배워가면서 균형 유지 하리라

 

 

14. 몸 풀기

 

그대가 보려 할 때 그것은 안 보이고

그대가 들으려 하면 그것은 안 들린다

그대가 손으로 잡을 때 잡히지도 않는다

 

배움터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나

아는 듯 모르는 듯 안타깝기 그지없네

그러나 서러워 마라, 밝히려고 말아라

 

그 대신 몸을 풀고 그윽하게 보게 하라

무엇이 일어나나 조용히 보게 하라

인식과 직관으로 하여 안내하게 하여라

 

그대가 모든 것을 어찌 알 수 있으리오

모르는 무지 앞에 자신을 열어 보라

사물의 근원을 깨쳐서 지혜 심장 알리라

 

 

15. 놀이 정신

 

교사의 교사들은 본보기를 보여줄 뿐

교사들 자신만이 자기 길을 낼 수 있다

교사는 알아들을 때까지 학생들을 기다린다

 

아이들은 놀이에서 더 많이 배워가고

어른은 배우려고 즐기며 놀이한다

진지한 배움 속에도 놀이 정신 있느니

 

 

16. 힘 나누기

 

살아가는 일도 그래, 배우는 일도 그래

힘이란 마땅히 나누어야 참 힘이다

배움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에게 힘을 준다

 

짝과 함께 공부할 때 오히려 더 배우나니

번갈아 가르치며 큰 배움을 이뤄간다

교사는 할 일 끝나면 언제라도 손뗀다

 

 

17. 조산원 교사

 

슬기로운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면

교사가 있다는 걸 아이들은 잘 모른다

가까이 그가 있어도 아이들은 모른다

 

교사가 안 믿으면 학생들도 안 믿는다

배움의 싹이 틀 때 거드는 선생님은

학생이 진작에 안 것을 찾아내게 돕는다

 

수업을 다 했을 때 학생들은 환호한다

“대단하다, 대단하다! 우리가 해냈구나!”

“정말로 대단하구나, 우리들이 해냈어!”

 

 

18. 혼돈 속 질서

 

배움의 도(道) 잊혀질 때 순종이 생겨나고

배움의 도 사라질 때 굴복이 생겨난다

학생의 지성이 줄면 속임수가 나타난다

 

아이들 배움터에 평화가 없어지면

교사에게 영합하는 아이들이 나타난다

배움터 어지러울 때 질서 머리 내민다

 

 

19. 중심에 머무르기

 

없애라 우월 오만, 학생들이 행복하다

판정 규칙 썩 치워라, 바른 처신 할 것이다

빡빡한 과제를 내치면 속임수를 안 쓴다

 

그것으로 모자라면 중심에 머물러라

그대가 교실 중심 한가운데 머문다면

배움은 스스로의 길 제 갈 길을 가느니

 

 

20. 지혜 가르치기

 

평범으로 가르치라, 일상으로 가르치라

그것을 해석하여 특별한 뜻 창출하라

그 의미 해석한 후에야 큰 가르침 깨닫네

 

날마다 선생님은 깨침으로 끌어준다

날마다 물을 긷고 나무도 자르면서

지극히 단순한 일로 진리의 길 이끈다

 

날마다 반복하는 그 일이 배움이다

날마다 반복하는 그 일 없이 교육 없다

그러나 놀라움 없이는 지혜 또한 없나니

 

 

21. 다만 길을 가리켜 줄 따름

 

그대의 행복함이 때로는 슬픔의 싹

그대의 행복함이 슬픔의 씨앗 된다

참된 도(道) 경험하고자 하면 자유인이 되어라

 

교사는 학생들을 데려갈 수 없을지니

그저 다만 가야할 길 가리켜줄 따름이다

학생은 헤어진 뒤에야 추억처럼 말할 뿐

 

 

22. 역설

 

교사와 학생 사이 그 긴장이 음양이다

전체이기 바란다면 스스로가 부분 되고

곧기를 진정 바라면 스스로는 굽어라

 

가득차기 바란다면 스스로를 비워내고

다시 나기 바란다면 죽으라, 스스로는

얻기를 진정 바라면 모든 것을 버리라

 

슬기로운 선생님은 겉치레가 없을지니

학생들은 그에게서 자신을 확인한다

모든 일 가능하기에 성공길이 보인다

 

옛적의 교사들이 진심으로 당부한 말

“모든 것을 얻으려면 모든 것을 버리거라.”

교사가 도와 함께 할 때 참된 자기 찾는다

 

 

23. 침묵

 

꼭 할 말만 골라 하라, 그리고는 침묵하라

바람 불면 그냥 바람, 비가 오면 그냥 비다

그대로 자연이 되라, 대자연이 되어라

 

배움의 참된 도에 자신을 열어놓으면

조화와 균형 속에 껴안을 수 있으리라

그대는 깊은 침묵에서 껴안을 수 있으리

 

깊고 깊은 성찰 속에 나를 열어 놓는다면

사려 깊은 사람으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그대는 그들과 하나 되어 덧없음도 수용하리

 

열어라 침묵하라, 열어라 침묵하라

자연스런 발전들을 의심 없이 신뢰하라

오묘한 수수께끼들이 저 스스로 풀릴지니

 

 

24. 놓기

 

발끝으로 서려 하면 기우뚱 흔들린다

너무 빨리 가려 하면 더 멀리 갈 수 없다

자신을 내세운다면 스스로는 어둡다

 

자기를 말하는 자 자기를 모르는 것

남에게 힘 부리면 자신에겐 힘이 없다

놓을 줄 모르는 교사, 낳을 줄도 모른다

 

 

25. 시작도 끝도 없는

 

배우는 아이들은 전체의 일부이다

앞서서 배운 이도 또한 같이 부분이다

뒤 이어 배울 이들로 하여 끝내 원(圓)을 이룬다

 

그저 다만 저마다의 시작 있고 끝 있을 뿐

참된 배움 참 가르침 그 언제나 있는 거다

시작도 끝도 없으니, 끝도 없이 이어지리

 

 

26. 바탕에 뿌리내림

 

뿌리를 아는 자는 균형을 알 것이니

말썽장이 아이들과 공부 함께 할 수 있다

배움터 떠나지 않고도 여행할 수 있으리

 

온갖 유혹 온갖 갈등 오히려 고요하다

바람에 날리도록 자신을 버려두면

뿌리서 떨어져나간다, 새 뿌리를 알리라

 

 

27. 위대한 신비

 

훌륭한 성생님은 학습 계획 부드럽다

교과서에 매이거나 허둥대지 아니한다

자신의 직관을 따른다, 마음 열어놓는다

 

탁월한 선생님은 학생들과 가까워서

누구도 거절 않고 비정상도 두루 쓴다

기회를 헛되이 않느니, 이게 바로‘부드러움’

 

좋은 학생 있다 하면 나쁜 학생 스승이요

나쁜 학생 있다 하면 교사의 스승이다

이것이 위대한 신비다, 참 오묘한 이치다

 

 

28. 배움의 음양

 

남성을 알아보라, 세상을 품어 보라

여성을 간직하여 세상을 안아 보라

세상을 품에 안으면 도와 함께 있으리니

 

빛에 대해 알아보라, 배움의 본 되어 보라

어두움 간직하여 본보기가 되어 보라

참된 도 온몸으로 살아 큰 자유를 알리라

 

 

29. 다 때가 있다

 

세상은 거룩한 것 그대의 몫 아니로다

땜질을 한답시고 어설프게 욕심내면

세상은 더 못쓰게 되고 마침내는 잃으리라

 

세상은 거룩한 것 모든 것은 때가 있다

나서야 할 때도 있고 뒤처질 때도 있다

조심할 때가 있으며 놓아버릴 때가 있다

 

슬기로운 학생들은 애를 쓰지 아니한다

지배하려 하지 않고 있는 대로 바라본다

중심에 머물러 있으면서 제 갈 길을 가게 해

 

 

30. 자족

 

배움의 도 따르는 자 억지 쓰지 아니한다

학생을 이기겠다, 벌을 준다 변하리오

모든 건 반작용 있나니 반발심만 부를 터

 

슬기로운 선생님은 적절히 멈춘다네

세상 일 대부분은 자기 밖에 있음 아네

모든 걸 통제하려는 건 배움의 도 아닐세

 

슬기로운 선생님은 설득하려 않는다네

자신에게 만족하니 알아주기 바라겠나

자신을 용납하기에 남도 그를 받는다

 

 

31. 훈련

 

체벌은 수단이나 그 수단을 가려 쓴다

슬기로운 선생님은 그 수단을 쓰지 않네

구태여 쓸 일 생기면 억제하고 참아낸다

 

참으로 값지도다, 배움터의 참 평화여

그 평화 깨진다면 무엇으로 만족할까

평화는 참으로 값진 것, 그 무엇과 바꿀까

 

슬기로운 선생님은 연민이 크고 크다

그 연민 키워 내어 배움터를 끌어안고

스스로 훈련을 하고 자신부터 다스린다

 

 

32. 조화

 

배움의 참된 도는 눈으로 볼 수 없다

원자보다 작으면서 많은 세계 품고 있다

교사가 도 안에 있으면 교실 가득 조화롭다

 

배움의 참된 도는 눈으로 볼 수 없다

학교가 도(道) 안에서 중심을 잡는다면

모든 이 평화 누리고 규칙 절로 지킨다

 

무릇 제도란 건 그 기능이 유한한 것

멈출 때를 바로 알면 그 위험을 피하느니

모든 건 도(道)에서 비롯, 도 안에서 끝난다

 

 

33. 자신을 알라

 

남들을 안다 하면 그대는 총명하다

자신을 안다 하면 그대는 현명하다

힘이란 남을 이기는 것, 나 이김은 지혜다

 

만족할 줄 안다 하면 부유한 사람이다

중심에 머물러서 삶과 죽음 껴안으라

그대는 영원하리라, 온몸으로 안으면

 

 

34. 위대함

 

배움의 참된 도는 어디에나 있는지라

배움터 안 모든 것이 도에서 나오지만

모든 걸 배움의 도가 만들지는 못하네

 

쉬지 않고 일하지만 뽐내지 아니한다

학생을 길러내나 움켜잡지 아니한다

참 도는 모든 일을 하나 하는 줄을 모른다

 

배움의 참된 도는 부분이니 겸허하다

모든 것을 흡수하고 모든 것을 견뎌내니

진실로 위대하도다, 도(道) 자신은 모른다

 

 

35. 단순함

 

배움의 도 안에서 중심 잡은 학생들은

그들이 바라는 곳 어렵잖게 갈 수 있다

혼돈 속 큰 그림을 본다, 평화로운 가슴으로

 

배움의 도 말로 하면 평범하고 단순하다

찾을 때는 볼 수 없고 귀 열어도 못 듣는다

배움에 도를 쓰려 해도 사용하지 못한다

 

 

36. 강함과 약함

 

줄이고자 하거들랑 늘어나게 먼저 하라

손 안에 넣으려면 떠나가게 먼저 하라

사물이 존재하는 방식 깨달아야 아느니

 

느림이 앞장서고 약한 것이 이기나니

그대의 배움들을 신비로 남겨두라

결과가 말하게 하라, 스스로가 말하리니

 

 

37. 덜 하기

 

놀라워라, 참된 도는 아무 일도 하지 않네

하지만 모든 일이 도를 통해 이뤄지네

뛰어난 교사들이여, 그 중심을 잡아라

 

도 안에 그 가운데 중심을 잡는다면

둘러싼 환경들도 스스로가 달라진다

스스로 자연스럽게 변화하게 되리라

 

학생들이 변화한다, 일상에 만족한다

그 모든 욕망들이 조화 속에 어울리니

아무런 욕망도 없다, 배움터엔 평화 가득

 

 

38. 뛰어난 가르침

 

큰 힘이 있다 하여 뛰어난 교사 될까

뛰어난 선생님은 큰 힘을 바라잖네

그런데 진정한 힘 있으니 넉넉하지 않은가

 

슬기로운 선생님은 아무 일도 않는다네

그런데 오묘하지, 안 하는 일 하나 없네

언제나 바쁜 교사는 못 한 일이 많다네

 

인자한 선생님은 무엇인가 일을 한다

그런데 이상하지 못 한 일이 좀 있다네

지고한 진실을 살면서 헛된 꿈은 버리네

 

고지식한 선생님도 무언가 일하지만

언제나 이상하지, 할 일이 늘 많다네

엄격한 선생님들은 학생 반응 바라네

 

배움의 도 사라질 때 인자(仁慈)가 거기 있다

인자가 사라질 때 덕행이 거기 있다

덕행이 무너져버릴 때 거기 있다, 일상이

 

 

39. 교사의 힘

 

교사와 참된 도가 조화를 이룰 때면

우리들의 배움터는 드넓고 투명하다

학생은 든든한 기초로 모든 것을 배운다

 

모두가 함께 크고 모두가 함께 자라

발전 거듭 확인하니 어찌 아니 기쁘리오

맡은 일 서로 잘해내니 자신 날로 새롭다

 

슬기로운 선생님은 따뜻한 눈빛 있어

희망과 연민으로 모든 것을 바라본다

전체를 이해하므로 그 눈빛 늘 따습다

 

자기를 끊임없이 낮추고 또 낮추면서

돌처럼 반드럽고 단단하게 단련한다

화려한 금강석은 아니나 반짝반짝 빛난다

 

 

40. 마침 시간

 

중심으로 돌아감이 배움의 참된 도다

마침 시간 이르름이 배움의 참된 도다

모든 건 있음에서 온다, 없음에서 나온다

 

배움의 과정에서 마침 시간 이르는 것

그대의 중심으로 돌아감을 기억하라

그대는 배움의 도로 돌아가게 되리라

 

 

41. 비웃음

 

슬기로운 선생님은 도를 듣고 실천한다

괜찮은 선생님은 도를 듣고 되묻는다

참으로 어리석은 교사는 도를 듣고 비웃는다

 

빛으로 가는 길은 어두워 보이나니

짧은 것 강한 것도 제대로 안 보인다

위대한 진리마저도 어리석어 보인다

 

배움의 참된 도는 보이지 아니한다

보이지 않음이여, 그리하여 참된 도다

그러나 만물을 기른다, 꽃피워서 맺는다

 

 

42. 홀로 됨

 

배움의 참된 도는 하나에 생명 넣어

하나는 둘을 낳고, 그 둘은 셋을 낳네

그 셋은 만물을 낳는다, 창조하는 힘이여

 

평범한 학생들은 홀로 됨을 싫어한다

슬기로운 학생들은 홀로 됨을 활용한다

홀로 된 자신을 껴안고 우주 자리 깨닫지

 

 

43. 함 없이 함

 

더없이 부드러워 단단함을 이겨낸다

자기 몸 따로 없어 틈 없는 곳 파고든다

이것이 ‘하지 않음’의 참 소중한 가치다

 

말 없이 말을 하고 함이 없이 일을 한다

함 없이 일을 하고 말이 없이 말을 한다

이것이 배움의 도다, 참 현묘(玄妙)한 이치여!

 

 

44. 만족

 

명성과 마음 평화, 어느 것이 소중한가

재물과 자기 만족, 어느 것이 더 값진가

지는 것 이기는 것은 어느 것이 손해인가

 

남에게 의존하면 결코 만족 못 하리니

다른 것에 의존하면 결코 만족 못 하리라

행복이 돈에 달렸다면 결코 행복 못 누린다

 

그대의 세계로써 만족을 누려보라

사물을 있는 대로 축하하고 기뻐하라

없음과 모자람 깨달을 때 온 세계를 갖느니

 

 

45. 어리석어 보임

 

슬기로운 선생님은 있는 대로 받아준다

자라는 사물대로 그대로 길러낸다

한 옆에 비끼어 서면 도(道) 스스로 말하지

 

참다운 배움이란 완전하지 않느니라

그러면서 그 배움은 완전한 배움이다

완성은, 참된 완성은 비어 있듯 보인다

 

참다운 인생길은 곧지 않고 굽어 있다

참되고 깊은 지혜 오히려 어리석다

기교는 참된 기교는 아무 기교 없느니

 

 

46. 두려움

 

참된 도와 함께 할 때 학생들은 탁월하다

참된 도와 조화할 때 배움터는 생명터다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창조 없이 싸움뿐

 

두려움은 환각이다, 커다란 환각이다

교사와 학생들은 각기 서로 방어하여

승자와 패자를 만든다, 불안 공간 만든다

 

 

47. 지금 여기 있음

 

교실 문 열지 않고 가슴 여는 선생님들

창문을 열지 않고 도 깨닫는 저 학생들

그러나 공부할수록 더욱 많이 모른다

 

떠나지 않고서도 여기에 와 있으며

보지 않고 빛을 보는 뛰어난 선생님들

아무 일 하지 않고도 하는 일을 이룬다

 

 

48. 다투지 않음

 

학문을 하는 자리 날마다 보태지지만

배움의 도 안에서는 날마다 덜어진다

마침내 아무것과도 다투지를 않는다

 

아무 일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 일이 없다

참 배움은 모든 것을 있는 대로 두어 둔다

배운 걸 없애버린다, 그 때서야 얻는다

 

 

49. 신뢰

 

뛰어난 선생님은 강요하지 않는다네

학생의 그 마음을 마음 안에 품는다네

선하고 선하지 않고를 어찌하여 구별할까

 

믿음직한 학생이야 당연히 믿는 거고

믿지 못할 학생까지 의심 없이 믿는다네

이것이 진짜 신뢰라오, 참 뛰어난 선생님

 

뛰어난 선생님은 하늘처럼 열려 있다

너무 크게 열려 있어 학생들은 잘 모른다

자신이 모두 열리니 학생들을 믿는 것

 

 

50. 시작과 끝

 

배우면서 부딪히는 그 모든 도전들을

슬기로운 학생들은 기꺼이 맞이한다

모든 게 끝이 있으니 움켜쥘 게 있을까

 

슬기로운 학생들은 켕기는 게 하나 없다

계획 세워 행동하는 그런 일도 하나 없다

행위는 제 중심에서 절로절로 나온다

 

슬기로운 학생들은 보관하지 않는다네

배운 것 어떤 것도 보관하지 않는다네

쉴 준비 늘 된 사람처럼 모든 준비 돼 있네

 

 

51. 연결

 

모든 학생 하나하나 마다마다 도(道)요 도(道)다

아무도 모르는 채 완벽하게 자유로워

존재의 안에 들어와 생명의 꽃 피운다

 

도(道)는 근원이다 모든 것의 근원이다

만물을 길러내고 돌보고 지켰다가

마침내 돌려보낸다, 자신에게 그대로

 

배움의 참된 도는 소유 없이 생산한다

기대 없이 행동하며 끌지 않고 끌어낸다

이래서 배움에는 도(道)가 연결되는 길인 것

 

 

52. 집으로 돌아감

 

태초에 근원 있어 게서 와서 거기로 간다

참된 도를 찾으려면 오솔길을 따라가라

그대의 뿌리를 찾을 때 그제서야 알리니

 

마음을 닫아 걸고 다른 이를 심판하면

마음은 무거우리, 잡도리를 할 일이다

그제야 평화 얻으리니, 참 평화를 누리리라

 

무릎까지 꿇는다면 그것이 강함이다

자신의 빛 깨달아서 근원으로 돌아가라

그 곳이 그대의 집이다, 그 집으로 돌아가라

 

 

53. 쉬운 길

 

선으로 가는 길은 너무도 쉽지마는

그 어떤 학생들은 곁길로 빠져든다

도 안에 중심을 잡아라, 균형 잃지 말아라

 

가난한 사람들이 괴롭고 굶주릴 때

부자가 사치하면 그것은 곧 중한 범죄

사람이 도와 버성길 때 그런 일이 생긴다

 

 

54. ‘하나’를 가르치다

 

배움의 도 깨우치고 따르는 선생님은

작별의 인사 없이 떠나는 일 없으리라

그 이름 세월이 흘러도 존경받을 것이니

 

그대의 배움 속에 참된 도 있게 하라

그대의 교실 속에 참된 도가 있게 하라

학생이 활짝 피어난다, 좋은 학교 되리라

 

이 진리 이 오묘함 어찌하여 알 것인가

자신을 바라보라, 그대 자신 들여다보라

모든 건 ‘하나’를 가르치고 그 나머진 지나간다

 

 

55. 갓난아기처럼

 

도와 함께 하는 이는 뼈마저 나긋나긋

도와 조화 이룬 이는 근육이 보들보들

손아귀 힘이 야무진 갓난아이 같도다

 

아기는 모르리라, 그 과정을 어찌 알리

아기가 생겨나는 그 과정을 모르지만

아기의 존재 자체가 그 과정을 알린다

 

학생의 작은 힘은 갓난아기 힘과 같다

아무런 욕심 없고 애쓰지도 않건마는

모든 걸 오가게 한다, 모든 것을 이룬다

 

기대하지 않으므로 실망도 모르거니와

기대하지 않으므로 실망하는 법이 없다

정신은 언제나 젊다, 늘 희망에 넘친다

 

 

56. 완전무결

 

아는 자는 말을 않고 말하는 자 모르나니

입 다물고 감각 닫고 매듭 풀고 무디게 하라

눈길을 흐리게 하라, 이게 진짜 완전함

 

도처럼 되어보라, 줄 수 없고 받을 수 없다

조장(助長)도 되지 않고 욕되게도 할 수 없다

참 도는 자기를 버린다, 살아남는 이유다

 

 

57. 덜 하는 것과 더 하는 것

 

뛰어나고 싶거들랑 참된 도를 따르거라

지배하려 하지 말고 예단도 하지 말라

스스로 꾸려갈 것이다, 배움의 장(場) 스스로

 

학생들을 구속하면 그들은 더 강해진다

벌을 주면 주는 만큼 위태롭게 될 것이며

도움을 주는 그만큼 의지하게 되리라

 

규칙을 안 정하니 아이들 더 정직하다

얽어매지 아니하니 내 기준을 넘어선다

착함을 요구 않으니 착함 더욱 흔하다

 

 

58. 본보기

 

배움터가 너그러우면 학생들은 정직하나

억압으로 다스리면 관대함이 없어진다

그들은 까다로워진다, 심술 먼저 배운다

 

교사가 힘 부리면 학생들은 반항하고

행복을 주겠다고 무슨 일을 일삼으면

그것은 불만을 위해 기초 놓는 일이다

 

슬기로운 선생님은 자기 힘 내려놓고

본보기 되는 것에 스스로 만족한다

목적을 분명히 세우나 눈부시지 않도다

 

 

59. 온화함

 

잘 배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무엇보다 좋은 것이 온화함 그것이다

온화한 마음을 가지면 제 생각서 자유롭다

 

하늘처럼 너그럽고 해처럼 한결같다

태산처럼 굳건하고 대숲처럼 유연하다

인생의 오솔길 가면서 모든 것을 활용한다

 

온화한 학생에게 불가능이 있으리오

모든 것을 있는 대로 그대로 바라본다

부모가 자녀를 돌보듯 자신의 복 돌본다

 

 

60. 생선 조리듯이

 

작은 생선 조리는 일 배움과 비슷하다

젓가락질 많이 하면 요리를 망치나니

일마다 조심할지니, 지나치지 말지라

 

그대의 배움을 도 가운데 내놓으면

곤경마저 그대에겐 아무런 힘 못 쓰리라

곤경과 대결치 말라, 제 스스로 사라지리

 

 

61. 겸허

 

바다처럼 되었을 때 교사는 큰 힘 있다

모든 개울 모든 강이 어디로 흐르는가

더 큰 힘 지니려거든 겸허해야 하느니

 

위대한 학교는 곧 위대한 인격이다

실수로 깨달으며 깨달으면 고쳐진다

실수를 깨닫게 한 이가 참 훌륭한 선생님

 

교실이 잠겼다면, 도 안에 잠겼다면

자기 학급 아이들을 정성껏 보살피되

다른 반 아이들 일에는 얽매이지 않는다

 

 

62. 잘못을 저질러도

 

배움의 한가운데 도는 늘 들어 있다

괜찮은 학생에겐 참 좋은 재산이요

또 다른 학생에게는 참 안전한 항구다

 

상과 칭찬 얻기 쉽고 존경은 받기 쉽다

그러나 재물 칭찬 도에는 닿지 못해

누구도 얻을 수 없나니 애를 써도 안 된다

 

새 학생이 들어오면 도우려고 하지 말라

재물이나 솜씨로써 도와주려 하지 말라

그 대신 배움의 도를 깨우치도록 도와라

 

옛적의 교사들이 어찌 도를 존중했나

도와 만나 하나 되면 찾을 것을 찾게 되고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를 통해 배웠다

 

 

63. 겁 없음

 

‘있음’으로 배우거라, 억지로는 하지 말라

적은 것은 많아지고 작은 것은 커지리니

도전은 다루기 쉬울 때 그대 속에 받으라

 

완벽을 고집 않으니 그래서 완벽하다

장애에 부닥치면 그 장애를 껴안는다

위험을 겁내지 않는다, 겁 없으니 겁 없다

 

 

64. 삶의 순환

 

뿌리가 있는 것은 기르기가 아주 쉽다

새것은 잘 변하고 굳은 것은 쉬 부러져

그렇다, 기성품 되기 전에 질서부터 잡아라

 

거대한 삼나무도 작은 싹이 자라난 것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서두르면 실패하리

잡으면 놓쳐버리나니 서두르지 말아라

 

제 길로 가게 하여 아이들을 가르친다

처음처럼 나중에도 시종일관 조용하며

가진 게 아무것도 없으니 잃을 것도 없도다

 

아무것도 바라잖기 그것을 바라면서

베우지 아니하기 그 안에서 배우나니

배움의 도를 보살펴 모든 것을 돌본다

 

 

65. 무지함

 

옛적의 선생님은 가르치지 않았다오

오로지 가르친 건 스스로의 무지(無知)라오

네 자신 알라 했다오, 네 무지를 알라고

 

가르치기 어려운 건 안다 하는 학생이죠

무엇을 안다 하면 가르치기 어렵지요

스스로 모른다 할 때 자기 길을 찾지요

 

배우는 그 방법을 꼭 배우고 싶거들랑

오만하지 말찌어다, 우쭐대지 말찌어다

스스로 모름을 알 때 스스로를 아느니

 

참으로 단순한 길, 그게 가장 명백한 길

일상을 그 생활로 그대가 만족하면

참 자아 거기로 가는 길 자신에게 가르친다

 

 

66. 교실 뒤에서 가르침

 

모든 물 모여들어 바다로 드는 것은

강이나 호수보다 낮고 낮기 때문이다

겸손이 힘을 주는 거다, 바다에게 큰 힘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가르치기 원한다면

자신을 그들보다 낮은 곳에 둘 일이다

남들을 이끌고 싶다면 따르는 법 배우라

 

슬기로운 선생님은 무게가 아주 없다

학생 위에 있지마는 학생들은 못 느끼네

앞에서 이끌어가지만 학생들은 몰라요

 

슬기로운 선생님은 겨루지를 않습니다

성적을 따지지도 겨루지도 않습니다

교실 뒤 떨어져서도 가르칠 수 있다오

 

 

67. 배움의 자질

 

배움의 도 말을 하면 터무니가 없다 한다

현실에서 너무 멀고 이상에 치우쳐서

너무도 비현실적이란다, 구름 잡지 말란다

 

배움의 참된 도를 실현할 수 있는 사람

높고 높은 이상에 바탕을 둔 사람이다

바로 이 터무니없음이 터무니를 만든다

 

배우기 위한다면 세 가지를 갖추어라

단순함 참을성에 연민이 바로 그것

세 가지 자질이야말로 가장 귀한 선물이다

 

배움에 단순하면 근원으로 돌아간다

적을 만나 잘 참으면 존재 방식 알게 된다

자신에 연민 느끼면 세상과도 평화롭다

 

 

68. 함께 하기

 

훌륭한 선생님은 마음속에 바란다네

이 세상 모든 교사 모두가 잘 가르치길

그들은 협력과 협동, 그 가치를 잘 안다

 

훌륭한 학생들은 친구들과 공부한다

함께 함의 그 가치를 분명하게 알고 있다

노는 듯 공부하는데 도와 조화 이룬다

 

 

69. 존경

 

경험 있는 선생님은 이렇게 말을 하네

잘못된 시작보다 기다림이 훨씬 낫다

한 발 뒤 물러서는 것이 추진보다 낫다고

 

나아가지 않으면서 나아가는 법 있으니

이 진리 오묘하다, 이 섭리 깊고 깊다

조금도 윽박지르지 않고 다스리는 이치여

 

교사의 잘못 중에 무엇이 가장 큰가

학생을 존경 않는 그 잘못이 가장 크다

그들이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것이다

 

교사의 잘못 중에 무엇이 가장 큰가

위대한 가능성을 깨뜨리는 그것이다

결국은 교사 자신을 존경하지 않는 것

 

교사와 학생 간에 서로 존경 않는다면

대관절 어느 쪽에 성공이 돌아갈까

상대를 존경하는 쪽에 성공 돌아간다네

 

 

70. 평범한 지혜

 

배움의 참된 도는 알기 쉽고 하기 쉽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것을 어찌 알까

그 도를 흉내나 내려 하면 결코 성공 못하네

 

배움의 참된 도는 시간보다 오래됐다

그대가 어찌하여 그 의미를 찾겠는가

참된 도 알고 싶거든 그대 속을 보아라

 

 

71. 척하지 않기

 

모르는 것 그게 바로 진실의 시작이다

아는 척 하는 것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무식을 깨달아야만이 알기 시작하리라

 

학생이 치료자다, 스스로의 치료자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그 사실을 아는 순간

그제야 배울 수 있다, 그 때서야 배운다

 

 

72. 영감(靈感)

 

배움터 학생들이 경이감을 잃는다면

보이는 사실들만 찾고자 애를 쓴다

자신을 믿을 수 없으니 의존하기 시작한다

 

슬기로운 선생님은 뒷마당에 머물기에

학생들은 안정된다, 혼란에 안 빠진다

굳어진 독단이 없다, 깊은 영감 받는다

 

 

73. 계획 없이 이룸

 

배움의 도 깨달으면 마음이 편안하다

겨루는 일 하나 없이 힘있고 용감하며

말없이 대답을 한다, 계획 없이 이룬다

 

이 세상 온 세계가 배움의 도 영역이니

시야는 넓고 넓고 생각은 막힘 없어

하나도 빠뜨리지 않으니 못 보는 게 없도다

 

 

74. 등수

 

이 세상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한다네

그 사실 알고 나면 움켜쥘 게 하나 없네

실패가 그리 두려울까, 어찌 시도(試圖) 않으리

 

성적과 등수로서 학생들을 다스리면

신(神)을 갖고 비웃거나 장난침과 똑같도다

딴 사람 연장을 사용하면 그대 몸을 다치리라

 

 

75. 신뢰

 

지나치게 엄격하면 학생들은 반발한다

지나치게 억압하면 정신을 잃고 만다

감싸라 믿고 또 믿어라, 혼자 있게 하여라

 

 

76. 부드러움과 단단함

 

아기들은 부드럽다, 말랑말랑 부드럽다

죽음이 가까우면 단단하여 잘 깨진다

연함과 부드러움이 새 생명을 낳는다

 

굳어 있는 교사들은 죽음을 불러낸다

부드럽고 유순함이 생명의 선구자다

순하고 부드러워야 오래 살아남는다

 

 

77. 끝없는 배움

 

배움의 단계들이 우연히 이뤄지니

슬기로운 선생님은 우연하게 이뤄낸다

자기 길 걷는 학생들을 좌우하려 않는다

 

슬기로운 선생님은 배우고 또 배운다

가능성은 끝없으니 끝도 없이 배워간다

남보다 나은 게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78. 부드러움이 곧 강함

 

물은 참 부드럽다, 한없이 부드럽다

그러나 유순함이 뻣뻣함을 이겨낸다

교사도 부드러워야 학생들을 이긴다

 

유순한 선생님이 거친 학급 잘 다룬다

누구도 알고 있고 모든 이가 알지마는

이것을 실천하는 이는 이 세상에 드물다

 

슬기로운 선생님은 고요함을 유지하니

어려운 일 당할 때도 분노가 일지 않네

돕겠단 생각 없기에 가장 많이 돕는다

 

 

79. 기회(機會)

 

실패도 기회임을 선생님은 알고 있다

남 탓을 하게 되면 끝도 없이 탓만 하니

잘못은 스스로 고친다, 강요하지 않는다

 

 

80. 자유와 사랑

 

배움을 사랑해야 배움의 도(道) 생겨난다

배우는 자 사랑해야 배움의 도(道) 생겨난다

자유(自由)론 가르침에서 가능성이 꽃핀다

 

아이들이 사는 교실 슬기롭게 운영되면

학생들은 만족하고 배우기를 즐겨한다

교사를 사랑하기에 도망가지 않는다

 

배우기를 사랑하고 모험을 즐겨하니

수업이 끝나고도 끝도 없이 질문한다

배움에 만족을 하니 어찌 뛰쳐 나가리오

 

 

81. 단순한 진리

 

진리는 단순하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복잡하게 꾸며낸 말, 그 말 어찌 필요하랴

지극히 단순한 말이 참 진리요 도(道)니라

 

슬기로운 선생님은 설명하지 아니한다

그 누가 구차하게 자신을 설명하리

설명이 필요하다면 슬기롭다 못 하지

 

슬기로운 선생님은 재산이 따로 없다

학생들을 도와주면 도운 만큼 부유하다

아는 것 나눠주는 만큼 받는 것도 많으리니

 

학생들 스스로가 길을 찾게 하면서도

그들을 길러내니 묘하도다, 배움의 도

배우라 강요 않을 때 배움의 길 가느니

송인숙 기자 mulsori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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