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로 바꾸어 쓴
황진이의 한시(漢詩)
小栢舟(소백주)
잣나무 배
汎彼中流小柏舟 幾年閑繫碧波頭
後人若問誰先渡 文武兼全萬戶侯
푸르른 강 한가운데
떠 있는 잣나무 배
몇 해나 이 물가에
한가로이 매였던고
건넌 이
뉘 먼저냐 물으면
문무(文武) 갖춘 만호후(萬戶侯)
詠半月(영반월)
반달을 노래함
誰斷崑山玉 裁成織女梳
牽牛離別後 愁擲壁空虛
그 누가 곤륜산의
하얀 옥을 깎고 깎아
직녀의 머리빗을
저리 곱게 빚었는가
견우와
이별이 하 슬퍼
벽공(碧空)에다 던졌구나
奉別蘇判書世讓(봉별소판서세양)
소세양 판서를 보내며
月下梧桐盡 霜中野菊黃
樓高天一尺 人醉酒千觴
流水和琴冷 梅花入笛香
明朝相別後 情與碧波長
푸르른 달빛 아래 오동잎은 모두 지고
서리 맞은 들국화는 샛노랗게 피었구나
누각은 하늘에 닿고 취한 술잔 끝이 없네
흐르는 시냇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 더욱 그윽하다
낼 아침 임 보내고 나면 사무친 정 끝 없으리
別金慶元(별김경원)
김경원과 헤어지며
三世金緣成燕尾 此中生死兩心知
楊州芳約吾無負 恐子還如杜牧之
삼세의 굳은 인연
좋은 짝을 이뤘으니
이 중에서 생과 사는
두 마음만 알리로다
언약을
난 안 저버렸는데
한량(閑良) 그대 두렵네
朴淵瀑布(박연폭포)
박연포포
一派長川噴壑롱 龍湫百仞水潨潨
飛泉倒瀉疑銀漢 怒瀑橫垂宛白虹
雹亂霆馳彌洞府 珠舂玉碎徹晴空
遊人莫道廬山勝 須識天摩冠海東
한 줄기 긴 물줄기 바위에서 뿜어나와
폭포수 백 길 넘어 물소리도 우렁차다
나는 듯 거꾸로 솟으니 흰 무지개 완연하네
어지러운 물방울이 골짜기에 가득하니
구슬 방아 부서진 옥 허공에 치솟누나
‘여산’을 말하지 말라, 천마산이 해동 으뜸
滿月臺懷古(만월대회고)
만월대를 생각하며
古寺蕭然傍御溝 夕陽喬木使人愁
煙霞冷落殘僧夢 歲月嶸破塔頭
黃鳳羽歸飛鳥雀 杜鵑花發牧羊牛
神松憶得繁華日 豈意如今春似秋
옛 절은 쓸쓸하네, 교목(喬木)에 걸린 석양
태평 세월 스러지고 중의 꿈만 남았는데
세월만 첩첩이 깨진 탑머리에 어렸구나
황봉(黃鳳)은 어디 가고 참새들만 날아들고
두견화 핀 성터에는 소와 양이 풀을 뜯네
송악의 옛 번화 생각하니 봄이 온들 가을일세
松都(송도)
송도를 노래함
雪中前朝色 寒鐘故國聲
南樓愁獨立 殘廓暮烟香
눈 내린 한 가운데
옛 고려(高麗)의 빛 떠돌고
차디찬 종소리는
옛 나라의 소리 같네
누각에
수심겨워 섰더니
옛 성터엔 저녁 연기
相思夢(상사몽)
꿈
相思相見只憑夢 儂訪歡時歡訪儂
願使遙遙他夜夢 一時同作路中逢
그리워라, 만날 길은
꿈길밖에 더 없는데
임 찾아 떠났을 때
임도 나를 찾아왔네
언젠가
다음날 밤 꿈에는
오가는 길 만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