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로 바꾸어 쓴 기미독립선언서己未獨立宣言書

  • 등록 2022.03.01 16: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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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로 바꾸어 쓴

기미독립선언서(己未獨立宣言書)

 

 

선 언 문

 

우리는 독립국이다, 우리는 자주민이다

만방에 이 뜻 알려 인류 평등 밝혀내고

이로써 자손만대에 민족 자존 깨치리라

 

반만 년 역사 문화 이천만의 충성 모아

민족의 자유 발전 인류 평등 이룰러니

이것은 하늘의 명령, 어느 누가 막으랴

 

강권주의 침략주의 지난 시대 낡은 유물

누천 년 지킨 나라 빼앗긴 적 있었던가

부끄런 경술의 국치, 압제 세월 십 년째

 

십 년 동안 받은 피해 그 얼마나 많았던가

생존권은 짓밟히고 정신은 상처 입고

민족의 자존심뿐이랴, 독창력도 눌렸네

 

십 년 억울 지금 고통 장래 위협 벗자 하면

민족 양심 국가 염치 다시 떨쳐 펼치려면

그렇다, 최대의 급선무 민족 독립 아닌가

 

한민족 겨레마다 인격자로 자라려면

불쌍한 자녀들을 부끄럽게 않으려면

우리들 자자손손이 경사로운 복 맞자면

 

겨레여 이천만이여, 가슴마다 칼 품으라

자유 평등 사랑하는 온 인류의 시대 양심

든든한 창이요 방패니 어느 누가 막을까

 

병자년 을사년에 정미년 경술년에

갖가지 맺은 약속 헌신짝 팽개치듯

일본은 그 무엇 하나 지킨 적이 있던가

 

학자들은 강단에서, 정치가는 실제에서

조선은 식민지다, 조선인은 야만인이다

오만한 정복욕에 빠져 무시하기 그 얼만가

 

하지만 우리들은 일본 탓을 않겠도다

스스로를 추스름이 원망보다 더 먼저요

무너진 우리 현실을 일으킴이 먼저라

 

해묵은 원한으로, 일시적인 감정으로

일본을 미워하고 배척하지 않겠도다

양심의 명령에 따라 새 운명을 개척할 뿐

 

낡은 사상 군벌 세력 얽매인 저 정치가들

그들의 공명심에 희생된 우리 민족

참으로 불합리한 현실, 바로잡게 하리라

 

두 나라 합병이라니 애시당초 바랐겠나

그러하니 그 결과는 뻔한 일이 아니겠나

서로가 상극인 관계 벗어날 수 있는가

 

용기 있는 결단으로 옛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심과 동정심을 바탕 하여

두 나라 친구 돼야 하고 복된 사이 돼야 해

 

한이 맺힌 이천만을 총칼로 억누르면

사억만 중국인도 안절부절 시기할 터

동양은 다 망하고 만다, 비참하게 되리라

 

오늘의 조선 독립 그 의의가 참 크도다

조선인은 생존 번영 이루고 살 것이며

일본은 그릇된 길 나와 동양 평화 지키리라

 

중국마저 불안 공포 벗어나게 될 것이니

동양의 평화 없이 세계 평화 이루겠나

온 세계 평화 되찾고 온 인류는 행복 찾고

 

아아, 신천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십 년의 압제 시대 저만큼 물러가고

새로운 도의의 시대가 바로 여기 오도다

 

인도주의 맑은 정신 서광을 비춰주니

인류의 역사에도 새 봄빛이 쏟아진다

만물아 다들 일어나라, 새 봄빛을 맞으라

 

지난 날 십 년 세월, 얼어붙은 추운 겨울

호흡조차 막던 시절 이제는 한때의 일

지금은 따뜻한 봄볕이 기를 펴라 하잖나

 

온 세상 복 돌아오고 세계가 달라진다

이 기회 틈탄 우리 주저할 게 무엇인가

자유권 생존권 찾아 민족 문화 꽃피우자

 

겨레여 온 겨레여, 떨쳐라 일어서라

인류의 맑은 양심, 자주 독립 그 진리가

우리와 함께 하나니 일어나라 떨쳐라

 

남녀가 따로 없다, 노소 또한 따로 없다

낡고 어둔 옛집에서 활발히 뛰쳐나와

이 우주 삼라만상과 함께 부활의 꿈 이루라

 

먼 조상 신령님들 은밀히 우릴 돕고

온 세계 새 형세가 바깥에서 우릴 돕는다

시작 곧 성공 아닌가, 독립 향해 달리라

 

 

공약 삼장

 

오늘의 이 거사는 정의와 인도주의

생존 영광 갈망하는 온 민족의 요구이니

오로지 자유만 위할 뿐 배타 감정 안 된다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뜻 시원하게 발표하라

질서를 반드시 지키라, 주장 태도 떳떳하라

 

 

* 2003년 3·1절을 맞아 시조로 바꾸어 쓰다.

 

 

 

 

 

송인숙 기자 mulsori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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