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시집]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

  • 등록 2025.02.28 12: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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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6일(수) 오후 4시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1층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 시인 황청원과 화가 김양수의 시그림집 제목이다.

 

우리는 꿈꿨었다. 이 시대의 달마를 / 우리는 통했었다. 달마를 사이에 두고 / 우리는 걸림 없었다. 달마의 인연 끈으로 / 우리는 받았었다. 달마가 주는 미소까지 / 시 짓고 그림 그리는 동안 달마는 우리의 안락처였다.

 

황청원의 시그림집 대문글이다. 글 옆에 달마가 우리와 마주보며 찻잔을 곱게 받쳐 들고 음미 하며 달마의 미소가 인연의 끈으로 날아와 안기는 김양수의 그림이 심연의 고요를 찾아준다.

 

 

달마는 중국 육조시대의 인도 승려로 520년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수련을 한 끝에 ‘사람의 마음은 본래 청정한데, 오랜 수련을 통해서 이를 깨달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어 불교 선종(禪宗)를 창시했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존재 자체를 완전히 부정할 수 없고 많이 윤색되는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선종은 중국에 불교가 전래되면서 도가철학과 결합되어 형성된 불교적 사상의 한 갈래로 5세기에 발전하기 시작한 대승불교의 한 종류이다. 언어나 논리적 사고보다 직접적인 경험과 직관을 중시하여 스승과 제자 간의 문답을 통해 깨달음을 유도하며 명상을 통한 깨달음을 핵심으로 한다. (※ 대승불교 : 많은 사람의 구제가 목적 / 소승불교 : 자기완성이 목표)

 

 

황청원은 동국대를 졸업하고 1978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이 되었다. 화엄사 · 법주사 · 경국사에서 수행한 적 있고 안성 죽산 용설호숫가 무무산방(無無山房)에서 시상에 빠졌다. 오랫동안 방송 진행자를 했고 노래시 「소금장수」는 초 · 중 · 고 교과서에 실렸다. 시집 「우리나라 새벽안개」, 「사랑도 고요가 필요할 때 있다」, 「늙어서도 빛나는 그 꽃」 등과 산문집 「칡꽃 향기 너에게 주리라」, 「그대는 내 잠속으로 와서」, 「돌아오지 않는 이를 위하여」 등 다수의 시집과 산문집을 냈다.

 

 

김양수는 동국대학교와 중국 중앙미술대학 졸업 후 대학에서 제자들에게 그림 공부를 가르치며 화가의 길이 무엇인지 고민의 시간도 가졌었으며 진도 여귀산 이견토굴(怡見土窟)에서 일휴(一休)라는 아호로 작업 중이다. 국내 · 외 40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선(禪)시화집 「산 아래 집 짓고 새벽별을 기다린다」 등을 출간했다.

 

시가 우리가 보고 느끼는 감정, 정서, 호기심, 마음을 언어의 울림, 운율, 조화 등의 음악적 요소와 회화적 요소를 통해 글로 표현하는 아름다움이라면, 그림은 우리가 보고 느끼는 감정, 정서, 호기심, 마음을 선이나 색채로 평면 위에 형상이나 이미지로 표현하는 아름다움이다. 넓게 보면 시나 그림은 표현의 방법이 다를 뿐 우리의 자아를 들어내 보이는 동일체이다.

 

황청원과 김양수의 시그림집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는 ‘도를 닦아서 현실의 인간세계를 떠나 자연과 벗하며 산다는 상상의 세상’ 선을 달마를 통해 우리의 삶속에서 찾아가며 다가서보자는 우리의 자아를 들어내 보이는 동일체의 아름다운 포고이다.


푸는 시, - 달마가 온 자리 남인도 칸치푸람엔 / 아무리 둘러봐도 달마의 흔적이 없다 / 오래전 달마는 말없이 먼 길 떠났단다 / 이미 달마의 집은 내 안에 오직 우뚝하다 「달마의 집」부터 맺는 시, - 꽃이 꽃잎 떨군다 / 나도 나를 떨군다 / 꽃도 무고 나도 무다 / 마침내 「무무(無無)」까지 73편의 시가 내심을 잘 닦아 내며 순간 깨달음의 몽환으로 불러들인다. 그 시 곁에 간결한 원초적 그림은 달마가 비 · 바람 · 달 꽃 등 자연과 무당벌레 · 개미 · 개구리 · 벌 · 새 · 물고기 등 자연 속 생물들과 함께하며 마음의 문을 두드려 무상의 고요로 숨을 멈추게 한다.

 

 

황청원의 달마 선의 시와 김양수의 달마 그림이 담긴 시그림집 ‘달마가 웃더라 나를 보고’가 2025년 3월 26일(수) 오후 4시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 1층에서 4월 1일(화)까지 우리를 기다린다. 이 아름답고 청백한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없는 짬이라도 만들어 잠시 쉬어가는 삶을 가꾸어 보자고 권하고 싶다.

 

(문의: 인사아트프라자 02-722-9969 / 김양수 010-6827-8763)

 


 

정영진 칼럼니스트 mss13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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