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혜, ‘강도근제 이난초 바디 흥보가’ 완창… 동편제의 미학과 서정성 되살린다
국립민속국악원이 주최하는 2025년 ‘소리 판–완창무대’의 세 번째 순서로, 소리꾼 전지혜가 오는 6월 7일(토) 오후 2시 전북 남원 예음헌에서 <흥보가> 완창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전통 판소리의 계승과 동시대 관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기획무대로, 전지혜가 소리 인생의 정수로 풀어내는 ‘강도근제 이난초 바디 흥보가’를 선보인다.
전지혜는 전남 나주 출신으로, 이난초 명창을 사사하며 소리의 깊이를 갈고닦아 온 소리꾼이다. 어릴 적 전주대사습놀이 무대를 보며 국악인의 꿈을 키운 그는 나주 국악협회장을 지낸 외삼촌의 영향을 받아 판소리의 길로 들어섰다. 고등학교 재학 중 나주 국악경연대회에서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전남대 국악과와 한양대 대학원에서 수학하며 본격적인 예인으로 성장했다.
전지혜는 ‘흥보가’뿐 아니라 수궁가, 심청가, 적벽가, 춘향가 등 판소리 오바탕을 모두 섭렵 중이며, 담백하면서도 청아한 음색, 절제된 감정선으로 관객의 내면을 두드리는 깊은 울림을 선사해왔다. 제18회 송만갑판소리고수대회 대통령상, 제32회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일반부 장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가상 등을 수상하며 실력을 공인받았고, 현재 전남도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무대의 <흥보가>는 강도근(1918~1996) 명창으로부터 이난초 명창에게로 전승된 동편제 계열의 소리다. 강도근은 남원 출신의 국악 명가로, 조선말기 명창 송만갑의 계보를 잇는 동편제 판소리의 거장이며, 1988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이난초 명창은 그의 제자로,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로 지정되었으며, 전지혜는 2024년 흥보가 이수자로 공식 인정받았다.
<강도근제 흥보가>는 장단과 음악적 구성력이 뛰어난 동편제 특유의 미학이 깃든 소리로, 특히 다채로운 대목 구성과 정서적 섬세함이 돋보인다. 박타령, 화초장타령, 흥보 박타는 대목, 제비노정기, 흥보 마당 등 다양한 장면이 구성되며, 이난초 명창은 특히 제비노정기를 강점으로 삼아왔다. 전지혜는 이 소리를 제대로 잇기 위해 수년간 공들여 사사해 왔으며, "흥보가를 완창한 이후 판소리 5바탕 모두 완창무대에 도전하는 것이 현재의 꿈"이라 전했다.
이번 무대의 고수는 전남도립국악단 예술감독 조용안 명고가 맡는다. 조 명고는 전북도무형유산 판소리장단 보유자이자,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 등을 역임했으며, 정교하고 품격 있는 북 반주로 전지혜의 소리를 더욱 공고히 받쳐줄 예정이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과 카카오톡 채널(국립민속국악원), 전화를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