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화제작,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 2년 만에 화려한 귀환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이 창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화제작 <베니스의 상인들>을 오는 6월 7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장충동 해오름극장에서 다시 선보인다. 2023년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99%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향을 일으킨 이 작품은 2년 만에 돌아오는 재공연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와 음악으로 관객을 만난다.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은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베니스의 상인』을 한국 창극 특유의 해학과 선율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연출은 이성열, 극본은 김은성이 맡아 원작의 중심 갈등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종교적·인종적 갈등을 배제하고, 현대 자본주의와 공동체 연대를 주요 화두로 삼았다. 젊은 상인들이 대자본에 맞서 연대하며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통해 동시대 관객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낸다.

음악적 완성도도 높다. 작창에는 <리어>, <보허자> 등을 통해 창극의 지평을 확장해온 한승석이 참여해 역대 창극단 작품 중 최다인 62곡을 전통 장단과 시김새로 다채롭게 구성했다. 음악은 영화·공연계에서 주목받는 작곡가 원일이 맡았으며, 국악기와 아이리시 휘슬, 마림바, 전자음악 등을 조화롭게 녹여내며 실험성과 현대성을 더했다. 음악감독 한웅원이 편곡을 맡아 초연보다 한층 보완된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다.

무대 또한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대미술 이태섭, 조명 최보윤, 의상 차이킴, 안무 이경은 등 대한민국 대표 창작진이 참여해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무대 위 약 3만 송이의 꽃과 6미터 크기의 대형 범선, 한국 전통과 이탈리아 레이스가 어우러진 화려한 의상 등으로 환상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베니스’와 ‘벨몬트’라는 두 공간의 극명한 대비는 시각적 서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배우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유태평양과 김준수가 각각 안토니오와 샤일록 역으로 초연에 이어 다시 무대에 오르고, 포샤 역의 민은경, 바사니오 역의 김수인, 판사 디에고 역의 서정금 등이 열연을 펼친다. 국립창극단 전 단원을 포함한 총 48명의 출연진은 유쾌한 연기와 힘 있는 소리로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창극 <베니스의 상인들>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 조화를 이루며 창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이번 재공연을 통해 다시 한번 창극의 대중성과 예술성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