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이팔청춤 이팔청춘 ' 전체 출연진들과 함께
한국 전통무용의 현장, 이노연 선생을 만나다
대한민국 전통무용계의 살아있는 전설, 이노연 선생은 평생을 한국무용의 보존과 발전에 헌신하며 전통 예술의 세계화를 이끌어왔다.
서울예술고등학교 무용과를 졸업한 그는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에서 학사 학위를,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체육학 석사 학위(논문: 황해도 철물이 굿 춤 연구 - 김금화씨를 중심으로, 1983년)를 취득했다.
이후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논문: 국내 직업무용단의 운영규정에 대한 개선 방안, 2002년)를 받으며 무용 이론과 실기 양면에서 깊은 조예를 쌓았다.
1962년 리틀엔젤스예술단 주역단원으로 활동하며 총 450여 회의 해외공연에 참여한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한국 전통춤을 세계 무대에 알렸다.
1965년 최초 국립무용단, 리틀엔젤스, 백악관 초청공연 아이젠하워 미대통령, 박보희단장, 이노연어린이
부채춤을 추는 프리마돈나 이노연 어린이
1978년 창무회 창단에 참여해 제3대 회장을 역임하며 한국무용의 대중화와 현대화에 기여했으며, 부산시립무용단 제7대 수석안무자(1995-2003년)와 국립남도국악원 초대 안무자(2004-2009년)로서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대를 창조해왔다.
현재도 1986년 창단한 '然然 이노연무용단'의 예술감독 및 대표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교육자로서도 헌신적인 그는 한예종, 한양대, 이화여대 등 주요 예술 교육기관에서 무용과 실기 강사로 재직(1978-2021년)하며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국립무형유산원 무형유산 승무 체험교육(2015-2016년)과 다양한 문화강좌에서도 전통춤의 뿌리 확장에 힘써왔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1993년), 제97호 살풀이춤(2016년), 전라남도무형문화재 제18호 진도북놀이(2012년) 이수자로서 전통 예술 계승에 앞장선 그는 우수 이수자 역량강화 사업 지원을 받아 완판 승무 영상을 제작했다.
이 사업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과 문화유산진흥원이 무형유산 보존과 전승을 위해 마련한 정책 사업으로, 전승자의 역량 강화와 전통예술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목표로 한다.
이노연 선생의 완판 승무는 스승 이매방의 교육지침과 독자적 춤 세계를 반영해 체계적인 승무 교육 자료로 자리매김하며, 전통춤 현장의 중요한 전승 자료가 되었다.
공연으로 빛나는 교육의 현장과 융합의 시도
2025년 2월 8일, 전통공연창작마루 '광무대'에서 이노연 선생과 그의 제자들이 함께한 전승교육 발표회가 열렸다.
이번 무대는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문화학교에서 진행한 진도북놀이 수강생들의 역량강화와 전승 교육의 결실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작품1반 수강자 양인영, 최화정, 최희정, 김은지, 남미경 등이 참여한 이번 공연은 지난해 ‘갑진년 값진무’에 이어 두 번째로 펼쳐진 무대였으며, ‘이팔청춘 이팔청춤’이라는 주제로 관객들에게 청춘의 열정과 전통춤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전했다.
특히 이번 발표회는 단순한 수료 공연을 넘어 전통예술 교육이 공연 예술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참가자들에게 무대 경험을 통한 예술적 자각과 성장을 촉진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이노연 선생은 “몸을 통해 배운 것이 무대에서 빛을 발할 때 교육의 진정한 가치가 실현된다”고 전했다.
승무춤을 추는 이노연 선생
예술의 기록과 전승을 향한 포부
전통춤의 교육에서 스승의 춤을 단순히 따라 하던 방식을 넘어서기 위해, 이노연 선생은 지속적인 기록과 교육 자료 제작에 힘써왔다.
이노연의 클라스 영상 시리즈는 그의 예술철학과 승무의 깊이를 담아내며, 학습자들이 춤의 이미지와 예술적 감수성을 동시에 체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전통 승무가 한 개인을 통해 재현되며 또 다른 미적 형상화를 이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완판 승무 영상은 이러한 노력의 결정체로, 문화유산진흥원의 우수 이수자 역량강화 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다. 전통을 미래로 잇는 기록물로서, 교육 현장에서 학습자들이 승무의 정수를 복습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노연 선생은 “기록은 곧 전승이며, 무형유산의 가치를 이어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앞으로 그는 숏폼 콘텐츠와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춤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예술, 시간의 편린 속에서 빛나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이노연 선생의 예술 여정과 교육 현장은 이 명언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의 공연과 기록 작업은 단순한 춤을 넘어서, 한 예술가의 평생을 담은 삶의 서사이자 전통의 영속성을 보여주는 여정이다.
그는 전통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과 글로벌 감성을 접목한 무대를 선보이며, 이를 통해 한국 전통무용이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의 무대는 관객에게는 새로운 감동을, 학습자에게는 실질적인 교육적 통찰을 제공하며, 한국 전통무용이 미래에도 창조적 계승과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예술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입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