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편제 흥보가의 진수, 하미순이 전하는 진도 소리판
하미순은 전남 진도 출신으로, 전국판소리경연대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였으며 국립목포대학교에서 민속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여 실기와 이론을 겸비한 소리꾼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진도군립민속예술단 단원으로 활동하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 펼치는 상설공연 ‘토요민속여행’에 참여하고 있다. 토요민속여행은 진도씻김굿, 강강술래, 진도다시래기, 남도들노래, 진도민요 등 진도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응축된 무대이다.
판소리는 편의상 남성적인 기세와 힘이 있는 동편제와 여성적인 유려함과 감미로운 서편제로 구분한다. 하미순이 들려주는 <흥보가>는 동편제 박록주 바디이다. 박록주(1905-1979)는 경북 선산군 고아면(현재 경북 구미시 고아읍)에서 태어나 20세기에 활동한 판소리 여성 명창이다.
그의 소리는 ‘통이 크고 박력이 있으며 꿋꿋하여 맺고 끊음이 무섭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으로서 남성적인 동편제 소리의 맛을 제대로 구현한 20세기의 대표적인 명창이라는 점에서 현대 판소리사적 위상이 높다.
하미순은 국가무형유산 진도씻김굿 이수자로 어려서부터 피부로 익혀온 진도의 민속예술을 자기화·내면화하여 소리로 발현해 내고 있다. 그가 구현해 내는 소리는 끊고 맺음이 분명한 대마디대장단의 동편제 꿋꿋한 소리와 남도민속이 깊이 배어있는 ‘징한’ 진도의 소리이다.
예부터 소리판은 오랜 수련을 통해 얻은 소리, 관객을 울고 웃기는 재담, 사회적 풍자를 담은 이야기를 소리꾼이 오랜 수련을 통해 얻은 소리를 통해 청중과 소통하는 것이다. 재미를 더하기 위해 연희에 능한 진도다시래기 전승교육사 강민수가 고수로 호흡을 맞춘다. 또한 김혜정 판소리학회 회장이 해설과 사회를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