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去者不追來者不拒(거자불추내자불거)

 

去者不追來者不拒(거자불추내자불거)

 

호향(互鄕) 사는 한 소년이

‘공자(孔子)’를 찾아왔네

 

가르침을 청했다지

‘공자(孔子)’가 반겨 맞네

 

‘공자(孔子)’는

지위와 신분

가리지를 않았지

 

<語 義> : 가는 자 쫓지 말고, 오는 자 막지 말라

              (가는 사람 붙들지 말고 오는 사람은 물리치지도 않음)

<出 典> : 孟子(맹자) 盡心下(진심하)

 

 

孟子(맹자)가 藤(등)나라의 上宮(상궁)에 거처하고 있을 때였다. 등나라는 맹자가 태어난 鄒(추)나라와 가까운 나라로, 등나라 임금 文公(문공)은 세자로 있을 때부터 맹자를 찾아가 가르침을 청한 일이 있었다. 그가 임금이 되었을 때, 맹자의 가르침에 따라 토지개혁을 단행한 일도 있었다.

 

맹자는 가는 곳마다 대단한 환영을 받았으며, 또 그의 가르침을 받고자 많은 사람들이 맹자를 찾아왔다. 그런데 맹자가 起居(기거)하는 여관의 일꾼이 미투리를 삼다가 창틀 위에 올려놓았으며, 맹자 일행의 방을 차지하여 들어갔다.

 

그의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이 다 돌아간 다음, 일꾼은 다시 신을 삼고자 창가로 가보았으나 신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일 보는 사람이 보기가 흉해서 어디로 치웠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누군가가 그 신을 훔쳐갔다고 생각하고 막 떠들어대었으며,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 중 똑똑한 체하는 한 명이 맹자에게 항의를 하였다. 이 말을 듣고, 맹자는 경솔한 그의 말투에 노여운 생각이 들어,

 

“나를 따라온 사람이 그 신을 훔치기 위해 왔단 말인가?”

 

라고 묻자, 그는 당황하여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천만에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선생님께서 사람을 대하는 것은 가는 사람을 붙들지도 않고 오는 사람을 물리치지도 않으며[去者不追 來者不拒(거자불추 내자불거)], 진실로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오면, 그를 받을 뿐입니다.”

 

원래는 去(거)대신 往(왕)으로 되어 있다. ‘往’에는 시간이 지나가버린 것을 말하는 예가 많기 때문에 ‘去’로 바뀌어 굳어진 것 같다.

 

荀子(순자) 法行篇(법행편)에는 공자의 제자 子貢(자공)이,

 

“군자는 몸을 바르게 하여 기다릴 뿐이다.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은 거절하지 아니하고,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붙들지 않는다[君子(군자) 正身以俟(정신이사) 欲來者不拒(욕내자불거) 欲去者不止(욕거자불지)].”

 

라는 구절이 있다. 私慾(사욕)을 超越(초월)한 處世術(처세술)의 한 방편이라고 할 수 있다.

 

孔子(공자)는 아무나 찾아오는 사람이면 무조건 만나 준다고 제자들이 불평한 일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논어 ‘述而篇(술이편)’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互鄕(호향)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논어에는 함께 말도 하기 어려운 사람들로 표현하고 있다. 그 호향에 사는 한 소년이 공자를 찾아와 가르침을 청했다. 제자들은 문 밖에서 돌려보내고 싶었지만, 공자의 의견을 묻지 않고 마음대로 처리할 수 없었다. 공자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 아이를 들어오게 했다.

 

즉, 去者不追 來者不拒(거자불추 내자불거)라. 지위를 막론하고 어떠한 사람이라도 가리지 않고, 공히 대면하는 실용적 통합의 뜻을 내포한 고사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잘난 사람, 못난 사람 구별하지 않는 孔子(공자)의 동등한 대면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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