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단독] 2023년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공개행사, 인간문화재 양승희와 제자들의 ‘가야금 향연’ 관객들 심금 울려

"잔잔한 호수에 잔물결이 치듯이, 용이 솟아올라 요동치듯 희로애락을 표현해라"
죽파의 가르침을 아로 새긴 1시간 30분
양승희 선생의 가야금산조 55분 전 바탕은 또 다른 감동으로 객석은 흐느껴 
아! 아름답다! 귀하다! 감동적이라고 말하는 어느 젊은 관객의 눈시울이 붉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미래의 꿈나무들인 영암어린이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전수자들, 영암군수님이 배웅하고 영암교육장님은 서울까지 인솔

공개행사를 마치고 양승희 보유자, 영암교육지원청 최광표 교육장, 제자들과 기념촬영

 

2023년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공개행사

인간문화재 양승희와 제자들의 ‘가야금 향연’ 관객들 심금 울려

 

이날 공개행사의 첫 순서로 시작된 영상인 가야금의 역사에서는 열두 줄의 현악기 가야금이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의 인간사 희로애락을 맺고 풀어온 과정을 동영상으로 소개하면서 가야금과 맺은 인연을 소개하는 순서로 ‘그 시작은 언제부터였을까’라는 주제로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에서는 가야금은 6세기경 가야국의 가실왕이 만들었다고 하지만 이미 가실왕 이전에 가야금을 사용했다는 유물들이 한반도 곳곳에서 발견되었고, 가야금은 6세기가 아니라 3세기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설명을 하자 객석은 “와~”하는 작은 탄성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이어진 영상에서는 가야금산조의 창시자 김창조의 예술세계에 음악적 영감을 준, 태고의 비경과 신비를 간직한 거대한 조각품같은 월출산 자락에 있는 영암은 가야금 산조가 만들어진 곳이며, 가야금 산조를 만든 산조의 창시자 김창조의 고향이고, 가야금 산조는 판소리를 기악화한 것으로 '가사없는 판소리' 라고도 불린다.

 

가야금 산조는 음악적 기초를 판소리의 음조에 확고히 의지하고 판소리의 장단과 가야금의 특성을 결합하여 가야금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데 그 결과 중의 하나가 세계 최초로 사용된 미분음(microtones)이라고 한다. 김창조의 가야금산조는 격조있는 짜임새, 긴장과 이완, 엇박의 미는 세상의 많은 음악 중에서도 손 꼽히는 불후의 명작중 하나 라고도 한다.

 

이어진 동영상으로 명불허전 인간문화재 김죽파의 예술소개를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아주 오래된 음반에서 흘러나오는, 부드럽지만 강렬한 울림이 있는 인간문화재 김죽파의 연주가 객석을 숨죽이게 했다. 김죽파는 가야금산조를 창시한 김창조의 맥을 이어 산조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가야금의 명인이고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초대 보유자이다.

 

스승이신 김죽파의 유언대로 가야금 산조의 창시자가 김창조임을 선포한 양승희 보유자 

 

김죽파는 1911년 전라남도 영암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김난초, 그녀는 가야금산조의 창시자 김창조의 친손녀로 어린 시절 할아버지로부터 가야금 풍류, 병창, 산조, 판소리 등을 배웠다.

할아버지 김창조가 돌아가신 후 김창조의 수제자였던 한성기에게서 가야금을 배웠고, 죽파의 산조에는 김창조 산조 459가락 중 112가락이 음정, 박자 변함없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그 정통성을 자랑한다.

 

명인 김죽파에게 어느 날 특별한 제자가 찾아온다.

“저는 선생님을 처음 뵙던 날 위엄이 남달라 보였고 기골이 장대한 남자같이 느껴져서 아랫목에도 못내려가고 윗목에 쪼그리고 앉았는데, 선생님이 저를 보자마자 눈이 번쩍 뜨이셨다고 했어요”라고 양승희 선생은 그 때를 회상했다.

 

김죽파 선생님과 협연하는 영상을 보며 눈물을 보이는 양승희 보유자

 

양승희와 위대한 스승 김죽파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았다.

20여년을 선생님과 동고동락한 제자 양승희에게, 김죽파는 1980년 제자 양승희의 독주회를 위해 그동안 연주했던 산조에 새로운 가락을 덧입혀 현재 전해지는 김죽파류 산조 전바탕이 이때 완성된 곡이다.

그리고 죽파의 유언에 따라 양승희는 김창조가 가야금산조의 창시자임을 밝혀내고 김창조의 고향인 영암에 국비 190억원을 들여 가야금 산조 기념관을 만들었으며 가야금산조를 유네스코 등재시키기 위해 지금도 노력중이다.

 

양승희 선생은 이날 스승이 자신을 위해 만들어주신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전바탕을 객석에 선사했다.

객석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양승희 선생의 가야금 산조의 깊은 늪으로 빠져 들었다.

 

스승인 김죽파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 주신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전바탕을 연주하는 양승희 보유자

 

"때로는 잔잔한 호수에 잔물결이 치듯이, 때로는 용이 솟아올라 요동치듯 희로애락을 표현해서 그 파문으로 물결이 출렁거리고 거품이 인후 사방이 잠잠하여 모든 것이 침묵하듯 연주하라"는 죽파의 가르침이 객석에 그대로 전달되었다. 객석은 전율로 마비된 듯 고요하다.

 

“혼이 줄에 떨어져야 내 마음도 움직이고 남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라는 죽파의 잔잔한 음성이 들리는듯 객석을 휘감는 양승희 선생의 가야금산조 55분간의 전 바탕은 또 다른 감동으로 객석을 흐느끼게 하였다.

 

아! 아름답다! 귀하다!

감동적이라고 말하는 어느 젊은 관객의 눈시울에 눈물방울이 맺혀있다.

 

이어서, 무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를 이어갈 제자들의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공연으로, 김하은을 비롯한 9명의 이수자들과 4명의 영암 어린이 전수자들이 펼치는 가야금산조는 명불허전의 김죽파류 가문을 지켜나갈 문화유산의 상속자들이고 자랑스런 유파의 미래임을 뽐내듯 객석을 안심시켰다.

 

김하은 외 8명의 이수자들과 박하람 외 3명의 영암어린이 전수자들의 김죽파류 가야금산조 연주

 

공개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무대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미래의 꿈나무들인 영암어린이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전수자들의 무대였다. 김죽파류 가문의 전수자들, 박하람, 김아연, 조채원 중학생들부터 이채은(영암초, 6학년) 양을 비롯해서 최하은(영암초 2학년) 양까지 21명의 가야금병창 ‘아리랑연곡’으로 밀양아리랑, 해주아리랑, 제주아리랑은 객석은 탄성과 환호성으로 이들의 먼 훗날을 응원하고 격려하였다.

 

영암 어린이 전수자들이 가야금 병창으로 아리랑연곡을 공연하는 모습

 

이채은(13세, 영암초 6) 양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양승희 선생님에게 가야금을 배운지 벌써 6년이나 되었고, 오늘같이 서울의 큰 무대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말하면서 자신도 선생님같이 열심히 공부해서 문화재가 되었으면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면서 더욱 기쁜 것은 우리 영암이 가야금의 본향이라고 소개할 때마다 눈물이 났다고 하면서 “우리가 영암에서 출발할 때 군수님이 버스로 오셔서 배웅을 해주셨다”면서 어깨가 으쓱했다고 자랑하는 모습이 예쁘다.

 

양승희 선생님의 제자인 전수자 이채은(13세, 영암초 6) 양

 

양승희 선생님의 제자인 전수자 박윤아(10세, 영암 삼호초 3)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영암어린이 전수생들의 서울공연에 ‘희망영암교육’을 기치로 더불어 배우며 미래를 열어가는 전라남도 영암교육지원청의 최광표 교육장님이 학생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서울까지 동행하시는 현장교육의 귀감을 보여주었다.

 

"영암이 가야금산조의 본향임을 자부심으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면서 우리 학생들이 큰 무대에서 자신들이 그간 배운 우리 소리에 보람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면서 영암교육지원청은 앞으로도 우리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교육에 박차를 가하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암어린이 전수생들은 서울에서 1박을 하고 롯데월드에서 놀이기구 등을 타면서 즐거워했고 양승희 선생 내외분이 롯데월드를 직접 찾아가 가야금의 본향 영암으로 돌아가는 어린 제자들에게  한 아름씩 선물을  안겨주었다.

 

이날 공개행사를 위해 장단에는 목원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이고 음악학 박사인 이태백 교수와 서울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하고 제35회 온나라 국악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장삼수 씨가 수고하였고 사회에는 최영진 씨가 차분하고 짜임새있는 소개로 2023년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공개행사를 알차게 마무리 했다.

 

                               공연 리허설을 마치고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양승희 선생과 제자들 기념촬영

 

명불허전의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보유자 양승희선생의 가야금산조 전바탕의 연주는 기자의 과문한 예술 안목과 필력으로는 그 감동과 감정을 표현할 방법이 없다.

 

한명희 선생이 가야금산조 창시자 김창조에게 드린 헌시(獻詩)로 감동을 대신 전한다.

 

가슴 적셔 심금 울린 그대의 예혼(藝魂)

한명희

 

월출산 달빛 어린 영암벌 맑은 햇살

선다리 누운다리 베틀 위에 걸쳐 메워

천의무봉 빚어 엮은 산조 한 틀은

천장도 혀를 차는 지악일레라

구름도 멈춰 듣는 천악일레라

 

육자백이 심방곡에 진양조 엇몰이로

잉아는 날줄 날고 바디는 씨줄 뽑아

세상풍진 수놓아 짠 산조 한 필은

내 핏줄 이어 내린 천고의 숨결

민족의 체통 지킨 역사의 명줄

 

쓰려 아린 천년애환 체로 거르듯

가야고 열두 줄을 어르고 퉁겨

피눈물 사연일랑 강물에 띄운

그대여 산조여 만인의 안식이여

남도예향 영암고을 황토빛 서정으로

민초들 가슴적셔 심금을 울린

그대여 김창조여 음악사의 샛별이여

 

흥과 멋을 발효시켜 앙금내리듯

오동의 숨은 내력 절절히 울려

백의겨레 고운 운치 청사에 새긴

그대여 산조여 시대의 은총이여

구중심처 툇마루의 아롱진 봄볕처럼

배달의 한 세월을 따사로이 보듬어온

그대여 산조여 김창조의 예혼이여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