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가슴시린 166원 붕어빵
겨울이면 생각만 해도 입에 군침이 도는 붕어빵, 코로나 펜데믹 여파인지 올 겨울에는 찾기가 어렵다. 어쩌다 찾게 되면 모양은 붕어빵인데 빵틀 위에는 잉어빵이거나, 붕어빵을 만나더라도 큰 붕어빵이 아닌 금붕어 크기만 한 아주 작은 붕어빵이다.
눈발이 살짝 바람에 실려 을씨년스러운 2013년 12월 23일 오후, 지인을 만나기 위해 낙성대역 골목길을 지나고 있었다. 40대 아주머니가 트럭에서 붕어빵과 계란빵을 팔고 있었다. 빵틀 위에는 팔리지 않은 붕어빵과 계란빵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순간, 추위에 빵 굽는 아주머니가 측은해 보이며 계란빵을 팔아주고 싶어졌다. 나는 붕어빵은 즐겨먹지만 사랑하는 딸이 엄청 좋아하는 계란빵은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다.
“계란빵 어떻게 파세요?”
“두개에 1500원입니다.”
“붕어빵은요?”
“3개에 1000원 인데요.”
나는 잔돈 받는 것이 귀찮아 ‘3000원에 계란빵 두개와 붕어빵 1500원어치를 달라’ 했다. 그때 당황해 하는 아주머니 눈빛이 얼마나 안스럽고 서글퍼 보이던지... ‘1500원으로 붕어빵을 몇 개를 주어야 하는지... 1000원에 3개니까, 한 개에 약 333원, 그런데 500원을 받고 2개를 더 주면 666원, 손해 보는 166원..’의 갈등이었을 것이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자,
그럼 150원을 더 드릴게요, 그러면 괜찮으시죠?
말을 끝내고나서, “아! 166원보다 더 드린다고 했어야 했는데...‘ 당황과 후회가 되었다.
아주머니가 잠시 나를 쳐다보시더니, “제가 덜 먹고 드릴게요,”하셨다.
계란빵 2개와 붕어빵이 담긴 봉투를 받아들고 돌아서서 지인을 만날 때까지 머리로는 봉지 속 붕어빵이 몇 개 들었을까? 궁금해 하면서도 빵 봉지에 손을 넣지 못했다.
“제가 덜 먹고 드릴게요.”, 이 말이 귀에서 맴돌며 울컥하고 눈물이 복받쳐 오는 것을 참아야 했고 너무나 시린 가슴을 어찌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