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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로 쓴 아가(雅歌)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 귀스타브 모로(1826~1898)의 [아가](1893)

 

시조로 바꾸어 쓴

아가(雅歌)

 

* 이 시조는 성경전서 표준새번역 개정판(2001· 대한성서공회)을 바탕으로 썼음.

 

 

1. 포도주보다 나은 사랑

- 솔로몬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

 

나에게 입 맞춰요, 당신의 그 입술로

사랑하는 그대 입술 내 가슴은 숨막혀요

향긋한 당신의 그 향기 포도주에 견주리오

 

당신 내음 향기름이라 사람들은 부르지요

그러기에 아가씨들 당신 사랑 깊답니다

임금님 어서 데려가세요, 임의 깊은 침실로

 

우리는 임과 함께 기뻐하고 즐기오니

포도주 그 향보다 더욱 짙은 임의 사랑

누구든 아가씨라면 임 사랑을 않으리오

 

예루살렘 아가씨여, 내가 검어 예쁘다네

게달의 장막(帳幕) 같고, 솔로몬의 휘장 같네

하지만 내가 검다고 깔보지는 말아요

 

오빠들의 그 성화를 나인들 어쩌리오

내 포도원 버려둔 채 포도원에 나아가서

오빠의 포도원 돌보느라 이렇게 된 거예요

 

사랑하는 그대시여, 나에게 말해 줘요

임께선 어디에서 양떼 치고 있나이까

대낮엔 어느 곳에서 양떼 쉬게 하시나요

 

사랑하는 그대시여, 대체 어디 계십니까

양떼 치는 임의 동무 여기저기 따라가서

당신이 있는 곳 물으며 헤매라는 건가요

 

많은 여인 가운데서 아리따운 저 여인아

네가 정말 모른다면 양떼 자취 따르거라

목동이 장막 친 곳 있으면 그 곁에서 기다려라

 

그대는 병거(兵車) 끄는 날랜 말과 같습니다

갓 땋은 머리채와 임의 두 볼 귀엽고녀

옥구슬 목걸이에 감긴 임의 그 목 아름답소

 

금사슬에 박았는가, 은사슬에 박았는가

그대의 귀고리가 찬란하게 빛을 내네

우리가 그대들 위해 만들어서 바치리

 

임금님이 침대 위에 누우셨을 그 때 되면

내가 바른 나도 기름 향기를 내뿜지요

그이는 엔게디 포도원의 고벨꽃송이라오

 

아름답다 나의 사랑, 참으로 아름답다

비둘기를 닮은 눈빛 참으로 어여뻐라

그대여 아름답도다, 나의 사랑 그대여

 

나의 사랑 멋있어라, 멋있구나 나의 사랑

이 몸을 구석구석 황홀하게 하는 그대

우리의 깊은 침실은 푸른 풀밭이라오

 

우리집 대들보는 백향목(柏香木)의 향기 품고

우리집 서까래는 전나무 향기 나네

우리의 깊은 침실은 푸른 수풀이라오

 

 

2. 사랑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 만든다

 

나는야 샤론의 꽃, 계곡에 핀 산나리꽃

가시덤불 나리꽃이 나의 사랑 바로 당신

수많은 아가씨들 중에 내 사랑은 그대뿐

 

숲 속의 잡목 사이 한 그루 사과나무

남자들 가운데서 임이 바로 그렇다오

그 그늘 아래 앉아서 달콤 열매 맛봤어요

 

임은 나를 이끌고서 잔칫집에 데려갔죠

내 위에 깃발처럼 임의 사랑 펄럭여요

건포도 과자 주세요, 나도 힘 좀 내게요

 

사과를 좀 주세요, 기운 좀 차리게요

우리 임 사랑하다 그만 병이 들었어요

임께서 내 머리 고이고 팔로 안아 주시네

 

예루살렘 아가씨여, 내 소원 부탁해요

노루와 들사슴들 그를 두고 부탁해요

우리가 맘껏 사랑하기까지 흔들지를 말아요

 

- 겨울은 지나고

 

사랑하는 임 목소리, 바로 저기 오는구나

산 넘고 언덕 넘어 휘달려서 오는구나

내 임은 어린 사슴처럼 노루처럼 빠르네요

 

어느 새 내 사는 집 담 밖에서 서성이며

창틈으로 기웃거려 창살 틈을 엿보네요

보세요 사랑하는 이가 속삭여요, 나에게

 

나의 사랑 그대시여, 어서 빨리 일어나오

어여쁜 그대시여, 어서 빨리 나오소서

겨울은 벌써 지나고 비구름도 걷혔어요

 

꽃 피고 노래하는 새 계절이 돌아왔소

비둘기 우는 소리 여기까지 들린다오

무화과 큰 나무에선 푸른 열매 열리고요

 

포도나무 활짝 핀 꽃 진한 향기 내뿜네요

일어나 나오세요, 사랑하는 임이시여

귀여운 나의 그대여, 어서 이리 나오세요

 

바위 틈에 살고 있는 나의 작은 비둘기여

낭떠러지 은밀한 곳 숨어 사는 비둘기여

그대의 사랑스런 모습, 그 목소리 들려주오

 

여우 떼를 잡아주오, 저 여우 떼 잡아주오

꽃들 한창 피어 있는 우리집 포도원을

무참히 망가뜨리는 저 여우 떼 잡아주오

 

그대는 내 것이요, 나 역시 그대의 것

그대는 저 나리꽃 꽃밭에서 양을 치네

하루가 저물어 가요, 빨리 돌아오세요

 

그림자가 사라져요, 그 전에 와 주세요

노루처럼 어서 빨리 돌아와 주시어요

베데르 날랜 사슴처럼 빨리 돌아오세요

 

 

3. 아름다운 꿈

 

나 홀로 밤새도록 나의 임을 찾았지만

아무리 찾았어도 만나지를 못하였네

일어나 온 성읍(城邑) 헤매도 찾을 수가 없었네

 

거리마다 광장마다 샅샅이 뒤지면서

사랑하는 나의 임을 찾겠다고 마음먹고

나의 임 찾아 나섰지만 만나지를 못했네

 

성(城) 안을 순찰하는 야경꾼을 만나서는

사랑하는 나의 임을 혹시나 보셨나요

묻고 또 다시 묻다가 가까스로 만났네요

 

내 임을 놓칠세라 그를 꼬옥 붙잡고서

어머니 계시는 집 데리고 갔었지요

그곳은 나를 잉태(孕胎)한 바로 그 방이었죠

 

예루살렘 아가씨여, 내 소원을 부탁해요

노루와 들사슴을 두고서 부탁해요

우리가 맘껏 사랑하기까지 깨우지를 말아요

 

- 신랑이 오네

 

거친 들 헤치면서 치솟듯이 올라오는

저 사람은 누구인가, 저 향기가 누구인가

몰약과 유향 냄새 풍기며 오는 사람 누군가

 

보아라, 솔로몬이 가마 타고 오는구나

이스라엘 장사 중에 빼어난 예순 명이

나의 임 호위하는구나, 칼로 무장(武裝)했구나

 

전쟁에 익숙해진 용감한 군인들이

야간 기습 대비하여 저마다 칼을 찼네

보아라, 저 솔로몬 왕 레바논의 가마 탔네

 

기둥은 은(銀) 입히고 닫집은 금 입히고

자리엔 보랏빛 털 곱게도 깔았구나

그 안은 가득찼구나, 사랑으로 찼어라

 

예루살렘 아가씨들아, 시온의 딸들이여

나와서 그를 보라, 솔로몬 왕이시다

솔로몬 결혼하는 날, 그가 한껏 즐거운 날

 

결혼하는 기쁜 이 날, 마음 가득 즐거운 날

어머니가 씌워 주신 면류관(冕旒冠)을 쓰고 있네

시온의 모든 딸들아, 어서 나와 보아라

 

 

4. 아름다운 신부(新婦)

 

어여쁘다 나의 사랑, 나의 그대 참 곱구나

너울 속 눈동자는 비둘기의 빛을 닮고

그대의 향그런 머리채 염소 떼와 같구나

 

그대의 하얀 이는 너무도 희고 빛나

털 깎으려 목욕 마친 암양 떼와 똑같구나

저마다 짝이 맞아서 빠진 것이 없구나

 

그대의 고운 입술 붉은 실을 닮았어라

그대의 예쁜 입은 사랑스럼 넘쳐나네

너울 속 그대의 볼은 쪼개 놓은 석류(石榴)로다

 

그대의 하얀 목은 다윗의 망대(望臺)로다

무기를 두려 만든 다윗의 망대(望臺)로다

천 개의 방패 걸어 놓은 그 망대와 같구나

 

그대의 젖가슴은 나리꽃 꽃밭에서

고요히 풀을 뜯는 한 쌍의 사슴이요

쌍둥이 노루 같구나, 평화로이 풀 뜯는

 

날 저물어 내 그림자 사라지기 바로 전에

몰약 산(山)에 나는 가네, 유향(乳香) 언덕 가려 하네

내 사랑 아름답기만 한 그대, 흠잡을 데 없어라

 

오너라 나의 신부, 어서 오라 레바논에서

아마나 꼭대기서, 헤르몬의 꼭대기에서

사자들 사는 굴에서, 표범 사는 언덕에서

 

나의 누이 나의 신부, 사랑하는 내 신부여

오늘 나는 그대에게 온 마음을 빼앗겼다

그대의 눈짓 한 번으로, 목에 걸린 목걸이로

 

나는야 그대에게 온 마음 다 빼앗겼다

나의 누이 내 신부여, 달콤한 그대 사랑

그대의 뜨거운 사랑은 포도주보다 더 붉다

 

그대가 풍겨주는 아름다운 향내보다

향기로운 향기름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신부여, 그대 입술에서는 꿀이 흘러 나온다

 

그대의 혀 밑에는 꿀과 젖이 고여 있다

그대의 옷자락에 풍겨오는 그 향내는

레바논 향기와 같다, 짙은 향이 넘친다

 

나의 누이 내 신부(新婦)는 문이 잠긴 동산이고

덮어 놓은 우물이요, 막아 버린 샘이로다

그대의 동산에서는 석류 과일 풍성하다

 

고벨 꽃과 나도 풀이, 나도 풀과 번홍꽃이

창포(菖蒲)와 계수나무 갖가지 향나무들

몰약과 침향과 같은 온갖 향료(香料) 나도다

 

그대는 샘물이다, 동산에 숨어 있는

그대는 우물이다, 생수가 솟아나는

그대는 레바논에 흐르는 맑디맑은 시냇물

 

북풍아 일어보라, 남풍아 불어오라

이 동산에 불어오라, 그 향기를 풍기어라

나의 임 이 동산에 와서 과일들을 즐기시게

 

 

5. 임을 향한 깊은 그리움

 

나의 누이 내 신부여, 이 동산에 내가 왔다

몰약과 향료(香料) 걷고 꿀송이도 따먹었다

친구여 먹어라 마셔라, 사랑 흠뻑 취하여라

 

- 꿈

 

나는 자고 있었지만, 내 마음은 깨어 있다

저 문 소리 들어봐요, 내 임 오는 저 소리를

열어요, 나의 사랑이여, 티 없는 내 비둘기여

 

머리가 젖었다오, 밤이슬에 아주 흠뻑

나는 옷을 벗었는데 다시 옷을 입으리까

발마저 이미 씻었는데 다시 흙을 묻히리까

 

사랑하는 나의 임이 문틈으로 손 디밀어

설레는 마음으로 그 임을 맞으려고

몰약(沒藥)에 젖은 손으로 문 빗장을 잡는다오

 

몰약 즙이 뚝뚝 듣는 그 손으로 빗장 잡고

나의 임 맞으려고 그 문을 열었는데

내 임은 그만 몸을 돌려 가 버리고 말았네

 

임의 말에 넋을 잃고 그를 찾아 나섰으나

가버린 나의 임을 찾을 수가 없었다네

불러도 대답이 없네, 야경꾼만 보이네

 

성읍(城邑)을 순찰하는 야경꾼들 몰려들어

불쌍한 나를 때려 상처까지 입혀 놓고

성벽을 지키는 파수꾼들 나의 겉옷 벗기네

 

부탁하자 아가씨들, 예루살렘 아가씨들

혹시나 너희들이 나의 임을 만나거든

나는야 사랑 때문에 병들었다 전해 다오

 

여인들 가운데서 빼어나게 예쁜 여인

너의 임이 딴 임보다 무엇이 더 나으냐

너의 임 어떤 임이기에 그런 부탁 하느냐

 

내 임 살결 깨끗하고 혈색 좋은 미남이다

머리는 정금(正金)이요, 머리채는 까마귀라

우리 임 그의 두 눈은 물가 앉은 비둘기

 

나의 임 예쁜 볼은 향 가득한 꽃밭이요

향내음 피어나는 풀언덕이 아니더뇨

입술은 몰약(沒藥)의 즙이 뚝뚝 듣는 나리꽃

 

그 손은 가즈런하고 보석 반지 반짝반짝

허리는 청옥(靑玉) 입힌 상아(象牙)처럼 미끈하네

다리는 순금 받침대에 선 대리석의 기둥일세

 

나의 임은 늠름하다, 레바논을 닮았구나

내 임의 훤칠한 키 백향목(柏香木)을 닮았어라

입 속은 달콤도 하나니 모든 것이 어여쁘다

 

예루살렘 아가씨들아, 이 사람을 찾아 다오

모든 것이 사랑스런 이 사람이 내 임이다

나의 임 나의 친구다, 이 사람을 찾아 다오

 

 

6. 아름다운 여인

 

여인들 가운데서 가장 고운 저 여인아

네 임 간 곳 어디더냐, 간 곳을 찾아보자

우리가 함께 힘 모아 임을 찾아 나서자

 

나의 임은 그의 동산 향 가득한 꽃밭에서

그 동산의 양떼 치며 나리꽃을 꺾으리라

나는야 우리 임의 것, 우리 임은 양을 치네

 

그대는 나의 사람, 어여쁘다 디르사처럼

곱도다 예루살렘처럼, 장엄하다 군대처럼

그 눈이 나를 사로잡으니 그대 눈을 돌려주오

 

그대의 머리채는 길르앗의 염소 떼요

털 깎으려 목욕 마친 암양 떼와 똑같구나

저마다 짝이 맞으니 빠진 것이 없구나

 

왕비가 예순 명에 후궁이 여든이라

궁녀도 많다마는 내 사랑은 오직 하나

온전한 나의 사랑은 내 비둘기 그대뿐

 

어머니의 외딸이요, 귀엽게 잘 기른 딸

아가씨들 그를 보고 복되다고 칭찬하고

왕비와 후궁들까지 그를 칭송하는구나

 

이 여인이 누구인가, 이 사람이 누구인가

달처럼 새벽처럼 밝고 훤한 그의 모습

해처럼 눈이 부시고 군대처럼 장엄(莊嚴)하네

 

골짜기서 돋는 새싹 그걸 보려 숲에 가네

포도나무 꽃 피었나, 석류나무 망울졌나

그것을 살펴보려고 호도(胡桃) 숲에 갔다네

 

나마저 모르는 새 어느덧 발길 닿아

내 마음이 시켰는가, 그 누가 불렀는가

왕자들 타는 병거(兵車)에 올라앉아 있었네

 

술람미의 아가씨야, 돌아오라 어서 빨리

눈부신 너의 모습 우리도 좀 볼 수 있게

오너라 돌아오너라, 술람미의 아가씨야

 

그대들은 어찌하여 아가씨를 보려는가

마하나임 춤마당에서 그 아가씨 보려는가

춤추는 그 아가씨를 어찌 보려 하는가

 

 

7. 결혼식 춤

 

귀하고 귀한 딸아, 고귀한 집 귀한 딸아

신을 신은 너의 발이 어찌 그리 어여쁜가

다리는 숙련공이 만든 패물(佩物)과도 같구나

 

어여쁜 네 배꼽은 둥근 잔을 닮았구나

섞은 술이 고여 있는 둥근 잔과 똑같구나

허리는 나리꽃을 두른 밀단과도 같구나

 

젖가슴은 한 쌍 사슴, 쌍둥이 노루 같네

너의 목은 빛나는 탑(塔), 상아(象牙)로 빚었구나

두 눈은 바드랍빔 성문 옆 헤스본과 같구나

 

너의 코는 다메섹을 살펴보는 망대(望臺) 같고

네 머리는 영락없는 갈멜 산(山) 그대로네

드리운 너의 머리채 임금님도 반하네

 

오 내 사랑 여인이여, 어찌 그리 아리땁나

늘씬한 그대 몸매 종려나무 닮았나니

그대의 저 젖가슴은 그 열매의 송이송이

 

종려나무 올라가서 가지를 휘어잡자

그대의 젖가슴은 탐스러운 포도송이

코에서 풍기는 향내는 금방 따온 능금 냄새

 

잇몸과 입술 거쳐 흘러내린 이 포도주

임에게 드려야지, 나는 임의 것이리니

임께서 그리워하는 사람, 바로 내가 아닌가

 

임이여 함께 가요, 우리 함께 들로 가요

깊은 숲 속 찾아들어 함께 밤을 보내어요

아침엔 포도원으로 가요, 새로 난 움 보러 가요

 

포도 움도 살펴보고, 꽃 피었나 함께 봐요

석류꽃이 피었는지 함께 보러 가자구요

거기서 나의 사랑을 그대에게 드릴게요

 

한 그루 자귀나무 향기를 내뿜어요

문 열고 들어오면 온갖 열매 다 있지요

햇것도 해묵은 것도 고이 아껴 두었어요

 

 

8. 그대와 나

 

임께서 남 아니라 내 오라비였다 하면

어머니 젖 함께 빨던 내 오라비였었다면

밖에서 입 맞추어도 천(賤)히 보지 않으련만

 

어머니의 집 안으로 그대를 이끌어서

나 태어난 어머니 방 그 안으로 데려가서

나는야 향기로운 술, 내 석류즙 드리련만

 

임께서 왼팔로는 나의 머리 고이시고

내 임은 오른팔로 나를 안아 주시네요

부탁해 아가씨들아, 날 깨우지 말아 다오

 

사랑하는 사람에게 온 몸을 기대고서

벌판에서 이리 오는 저 여인은 누구인가

저 거친 들에서 올라오는 저 여인은 누군가

 

사과나무 그늘 아래 잠이 든 우리 임을

내가 살짝 깨웠지요, 우리 임을 깨웠어요

나의 임 어머니께서 우리 임을 낳았대요

 

우리 임을 낳느라고 산고(産苦)를 겪었대요

도장을 새기듯이 임의 맘에 날 새겨요

도장을 깊이 새기듯 임의 팔에 날 새겨요

 

사랑은 강합니다, 죽음처럼 강합니다

하지만 그 시샘은 저승처럼 잔혹한 것

사랑의 타오르는 불길, 그 누구도 못 끕니다

 

사랑의 그 불길은 바닷물도 못 끕니다

남자가 모든 재산 다 바친다 약속해도

사랑을 얻을 수 있나요, 웃음거리 되고 말죠

 

우리 누이 아직 어려 젖가슴이 없을 텐데

청혼을 받게 되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

누이가 우아한 성벽이라면 은(銀) 망대를 세워주리

 

나는야 성벽이요, 내 가슴은 망대(望臺)예요

그래서 우리 임이 날 그토록 좋아하죠

솔로몬, 바알하몬에 포도밭이 있습니다

 

내 임은 포도원을 소작인에 주었지요

도조(賭租)를 사람마다 은(銀) 천 세겔 받았어요

내게도 내가 받아 놓은 포도밭이 있습니다

 

동산 안에 사는 그대 목소리를 들려주오

임이여, 노루처럼 어서 빨리 와 주세요

향내가 그윽한 사슴으로 어서 빨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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