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2024년 6월 - 안부_한근숙

사진/송영관

 

안부 
 

한근숙 

 

나일세 잘 있는가, 그대는 어떠한가
해 있고 바람 있어 아직은 한가하네
한번씩 그리움 차올라 옛 생각을 더듬네

 



여정(旅程) 
 

한근숙 

 

산 아래 흰구름은 하늘이 그리운가
한가히 나는 새는 먹이를 구랬더냐
창밖의 달리는 그림 초행길이 설렌다

 

엎치락뒤치락에 앞차가 신이 났네
같은 곳에 쉬었다가 머물다가 하였으니
만나면 똑같은 그림, 추억 한 장 남는다

 

냉국수 한 그릇이 한 젓가락 한 입거리
잘 먹고 잘들 쉬고 잘 놀고 잘들 잤네
아득히 별빛은 먼 곳, 온 하루가 평안해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여름밤이 칠흑 같다
낯선 자리 꿈자리도 민낯으로 마주보다 
아침엔 얼른 해장하자 선한 잠을 깨우네

 

어제의 추억들은 다 타고 재만 남아
게으른 아침상도 일요일은 흐뭇하다
집으로 달리는 시간 백 키로도 느리구나

 

초록이 산마다 모여 앉아 무얼 하나 
지나가는 나그네들 오게나 불러놓고
꽃 잔치 햇볕은 쨍쨍 그림자도 눈부시다

 

헐벗은 우리 서울 여름 속에 놀고 있다
여기저기 빌딩 숲엔 자외선만 어지러워
아이스 아메리카노 내 마음은 녹는다

 


 

자 랑 
 

한근숙  

 

십오 년 그 세월이 이리도 빠르구나
엄마로 불려지고, 어른으로 살게 하고
메마른 세상 밖으로 자랑 하나 내놓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