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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광복 80년의 시간, ‘못다 그린 그리움’을 춤으로 풀다... 장순향, 《향수(鄕愁), 고향을 그리다》 전시 연계 공연

2026년 1월 17일 토요일 오후 3시 30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로비

 

광복 80년의 시간, ‘못다 그린 그리움’을 춤으로 풀다... 장순향, 《향수(鄕愁), 고향을 그리다》 전시 연계 공연

 

광복 80주년을 맞아 열리는 기획전 《향수(鄕愁), 고향을 그리다》에서 국가무형유산 이수자이자 한국민족춤협회 초대 이사장인 장순향이 전시 연계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광복 이후 분단과 전쟁을 거치며 끝내 완성되지 못한 ‘고향의 풍경’과 사무친 그리움을 춤의 언어로 되살리는 무대다.

 

전시는 2025년 8월 14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며, 장순향의 공연은 2026년 1월 17일 토요일 오후 3시 30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로비에서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이번 무대의 제목은 〈못다 그린 그림〉. 광복과 분단, 전쟁이 남긴 상흔 속에서 끝내 그리지 못한 풍경, 말로는 다 담을 수 없었던 그리움을 ‘몸짓’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언어로 풀어낸다. 장순향은 잃어버린 고향, 전쟁 이후의 폐허, 그리고 그 위에 다시 쌓아 올린 재건과 희망의 시간을 한국 춤의 호흡과 결로 이어가며, 개인의 기억을 넘어 시대의 정서로 확장한다.

 

사진/장성하

 

전시 《향수, 고향을 그리다》는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고향’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상실과 이상, 그리움의 대상으로 변주되어 왔는지를 조망한다. 장순향의 춤은 이 전시의 문제의식을 몸으로 응답하는 장면이자, 문자와 이미지로는 다 담지 못한 감정의 결을 관객 앞에 펼쳐 보이는 또 하나의 ‘살아 있는 풍경’이다.

 

무대 위에서 장순향은 천을 가르며 현재에서 출발해 80년 전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하나의 ‘시간의 길’로 데려다 줄 것이다. 나라를 빼앗긴 식민지 시절, 그때 반드시 했어야 했으나 끝내 하지 못했던 말들, 마음속에만 남겨두어야 했던 감정들이 이 천의 움직임 속에서 다시 호출된다. 장순향은 천을 가르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관객을 80년 전으로 데려가고, 그 자리에서 하지 못했던 말과 끝내 그리지 못한 그림을 몸으로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 연계 공연을 선보이는 장순향은 국가무형유산 이수자로, 한국 전통춤의 맥을 오늘의 언어로 확장해 온 대표적 예인이다. 중등 교사로 15년, 대학 강단에서 10여 년 이상 후학을 길러온 교육자이자, 사단법인 한국민족춤협회를 설립해 초대 이사장을 역임하며 전통춤의 사회적 역할과 공공성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살풀이춤과 승무 등 전통 춤의 깊은 전승을 바탕으로 분단과 전쟁, 사회적 상처와 연대를 주제로 한 시대적 춤 작업을 이어오며, 개인의 몸을 넘어 공동체의 기억을 호흡해 온 무용가다.

 

 

사진/장성하

 

이러한 예술적 궤적 속에서 장순향은 광주항쟁, 이태원참사 추모 등 동시대의 아픔을 춤으로 함께하며 한국 사회의 역사와 인간의 존엄을 몸으로 기록해 왔다. 이번 광복 80주년 무대 역시 기교나 설명에 기대기보다 절제된 몸짓과 깊은 호흡으로, 광복 이후 80년의 시간 속에 남겨진 질문을 관객 각자의 기억으로 되돌려 놓는다. 

 

광복의 기쁨 뒤에 이어진 분단과 전쟁, 그리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상실의 감정. 〈못다 그린 그림〉은 그 긴 시간의 응어리를 춤으로 어루만지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고향’의 의미를 다시 묻는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