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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2026 공양무(供養舞)를 글로 읽는다.

 

2026 공양무(供養舞)를 글로 읽는다.

 

2026년 3월 17일 19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대예술 ‘공양무’는 작법(作法)이다. 작법은 불교 천도의례 중 49재의 한 형태로, 대표적인 제사 영산재의 식당작법(食堂作法)의 줄임말이며 작법무(作法舞), 범무(梵舞)라고도 한다. 고려시대 팔관회, 연등회에서 행해졌으며, 불교 의례 예술의 꽃으로 도량에 모인 대중의 시선과 마음을 응집시킨다. 오늘날은 태고종 일각에서 보존 계승하고 있으며, 서울·인천·부산 지역에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전국 사찰 중심으로 분포되어 전승되고 있다.

 

불교의 다양한 의식 중 독경의식과 재의식에서 행해지는 범패의식은 범패(梵唄)와 범무로 나눈다. 범패는 목소리(성음)로 불전에 공양드리는 것이며, 범무는 몸 동작(身業)으로 공양드리는 것이다. 범무는 의상을 갖춰 입고 사설과 진언 등에 맞추어 소품을 들고 추는 춤이다. 범무 중에 나비춤은 해탈을, 바라춤은 불법 수호를, 법고춤은 중생제도의 사상을 담고 있다.

 

이 작법을 가지고 어산어장 동희스님이 ‘동희범음회’ 머리카락이 있는 일곱 유발 제자 등을 이끌고 법당에서 사바세계로 내려와 스승이신 송암스님의 유지를 받들고 스승의 가르침에 보답하는 뜻을 담아 2018년 공연예술로 첫 무대를 올린 후, 4번째 무대로 ‘명발–도량게작법–복청게–천수바라–향화게작법–법고’ 순서로 작법의 아름다움과 숭고한 정신세계를 보여주었다.

 

공양은 불교에서 삼보(불佛·법法·승僧)나 사자(死者) 등에게 공물을 올리거나 봉사하는 의식을 뜻하는데, 향·등·꽃·차·과일·쌀 등 물질적 공양과 법을 공부·실천하는 법공양처럼 정신적 공양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공양무는 불교 의례·법회의 수행 일환이다.

 

동희스님은 국가무형유산 영산재 전승교육사로 진관사 국행 수륙재 보존회 부설 수륙재학교 학장과 진관사 국행수륙재 어장 등의 소임을 맡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어산어장(魚山魚丈)이다. 어산은 범음 범패의 총칭이자 재를 올리는 현장이며, 어장은 최고 수준의 범패·작법 수행자로 어산어장은 범패나 작법을 전수 지도하고 불교 전통 의식을 이어가는 스님이다.

 

 

‘동희범음회’ 백재화·장혜수·조연재·차명희·권영심·김지연, 일곱 유발 제자는 국가무형유산 학연화대합설무·도살풀이·일무·승무·살풀이·승전무의 이수자·전수자, 영남교방청춤 연구보존계승자 등 우리 춤 중견 명무로 춤 공부에 매진하다 스스로 작법의 세계를 찾아온 춤꾼이다. 이들이 인내심으로 그 어떤 춤 공부보다 천천히 배움을 쌓아가면서, 더딤으로 답답해하던 시간을 넘어 작법 공부의 묘미와 깊이를 깨달아가며, 어장스님의 가르침으로 한 춤, 한 자락, 한가락, 조심스럽게 준비해서 정성스럽게 무대예술 공양무를 올렸다.

 

명발

 

6명의 춤꾼이 검은 모자를 쓰고 장삼을 입고 양손에 바라를 들고 부딪쳐 소리를 내는 ‘명발’에, 바라를 머리 위로 올리고, 뒤집고, 돌리며 동작과 움직임을 더한 ‘동발’로 춤을 추며, 고요한 바라의 울림을 만들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모든 존재(일체유정), 특히 사람에게 법회의 시작을 알리는 엄정의 바라무이다.


도량게작법

 

7명의 춤꾼이 회색 법복 위에 나비 날개처럼 긴 소매가 달린 백색 장삼과 붉은 가사에 대령(帶領: 장삼에 붙인다. 폭 20cm 길이는 장삼끝과 같이 한다. 적,청,녹,황색이 있다.)이 달린 무복을 입고 양손에 연꽃을 들고 ‘도량청정무하예-온 도량이 청정하여 티끌 없으니 / 삼보청룡강차지-삼보 천룡이 도량에 강림하시네 / 아금지송묘진언-제가 이제 묘한 진언 외우옵나니 / 원사자비밀가호- 원컨데 자비를 내려서 은밀하고 자연스럽게 대자비 베푸시어 가호하소서’ 동희 스님의 4구 게송(부처의 공덕을 찬미하는 노래) 범패에 맞추어 느릿느릿 고요하고 완만하게 마치 나비가 날개짓 하듯 어깨를 너풀거리며 춤을 추었다. 이렇듯 춤동작과 화려한 의복으로 인해 ‘나비춤 또는 착복무’라 하며, 의상과 춤사위에서 불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춤으로, 도량을 깨끗이 해놓고 삼보님과 천룡을 모시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복청게

 

정영범의 비파 반주 위에서 “복청대중 동음창화 신묘장구대다라니” 중생들의 소견으로는 측량하기 힘든, 신기하고 미묘하여 불가사의한 내용을 담은 긴 주문(진언)과 “오 우 에 아” 구음이 동희스님께 사사 받은 ‘임지현’의 소리가 적막을 뚫고 울려 퍼지며 대중에게 함께(동음으로) 엎드려 청하여 달라는 청구를 담아내었다.

 

천수바라

 

이 춤은 불법의 경외로운 마음을 몸짓으로 표현하기에 동적 움직임이 큰 불법의 수호를 상징하는 의식 춤으로 도량 정화를 목적으로 추는 춤이다. 바라의 둥긂은 불교 원음사상을 나타냄과 동시에 그 울림을 통해 음양의 조화를 의미하는 불교의식의 백미이다.

 

긴 나팔, 나각, 바라, 용고가 우는 노란 복식 취타대의 경쾌하면서 가슴을 뛰게 하는 소리가 온 무대를 뒤덮고, 태징과 장구 두드림의 장단에 동희스님의 구음과 천수경 범패의 흐름 따라 검은 모자에 파란색 장삼에 양손 바라를 들고 6명의 춤꾼이 나비춤을 추었다. 불교 의식 속에 동화되어 숨쉬기마저 조심스럽던 시간들이 잠시 멈추어 섰고, 관객은 알 수 없는 환희에 빨려들었다. 단순 동작 속에 절제된 자유로움과 바라의 돌림으로 나타나는 바라의 반짝거림은 번개와 같은 경외감과 북돋음이 솟구쳤다.

 

백명국의 대금독주

 

듣는 사람이 눈물을 흘려 그 눈물이 얼굴에 금을 긋기 때문에 붙여진, 우리 전통음악에서 슬프고 애타는 느낌을 주는 계면조의 선율을 대금독주로 연주하는 ‘청성자진한잎’의 다른 이름 ‘청성곡’ 또는 ‘요천순일지곡’의 울림이었다. 높고 맑으며 청아한 대금 소리가 마음을 맑게 닦아주며 부드러운 평온함을 주었다. 저절로 눈이 감기며 생각을 덜어내며 심연의 고요한 휴식을 선물로 주었다.

 

향화게작법

 

향화게작법은 무량한 불세계와 부처님을 상징하여 부전에 올리려는 향과 꽃과 효선(肴膳)의 질적 양적 변화를 염원하고, 다시 자신의 변화까지도 발원하여 급기야 모든 중생을 성불케하려는 대승적 대원으로 향과 꽃의 의미를 찬탄하는 의식이다.

 

6명의 춤꾼이 긴 백색 장삼에 탑 모양의 큰 고깔을 쓰고 양손에 꽃을 들고, 동희스님의 범패와 구음 속에서 울려 퍼지는 타징의 느리다 빠른 두들김의 속도를 따라 합장, 양팔벌려들기, 꽃희롱(상하 좌우), 손모아내리기, 무릎굴신, 돌아서기, 허리 뉘어 고개 젖히기, 고개 숙이기, 꿇어앉기, 일어서기, 돌기 등 화려하고 우아한 춤사위가 정·중·동을 오가며 물결을 타고 정숙을 유지한 채 눈을 현혹하고 머리로는 이 춤의 다양한 근본 원인을 찾는 고심을 하게 하였다.

 

법고

 

법고무라고도 하며 검은 모자와 회색 장삼에 붉은 가사를 두르고 3대의 양면 법고 앞에 2명씩 마주 보며 6명, 1대의 단면 법고 앞에 1명, 7명의 춤꾼이 양손에 북채를 들고 북 둘레와 북통을 치면서 춤을 추었다. 세속화된 승무나 법고무는 흥을 돋우는 빠른 리듬에 다양한 변주의 ‘굿거리 장단’에 두들김이 이어지지만, 수행의 환희와 종교적 깨달음이나 진리를 추구하는 구도의 서원을 표현하는 법고는 종교의식의 질서, 무게, 정서가 담겨 순수와 절제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었다.

 

이와 같이 공양무는 빠른 동작이 거의 없고, 어깨·고개 움직임이 적은 조용하고 완만한 춤으로 대개 한 발짝을 넘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추는 경우가 많고 양팔을 펴들고 하늘거리면서 앉았다 일어서는 반신요배(半身搖拜), 양발을 정자(丁字)로 돌며 추는 흐름이 이어진다.

 

머리에 쓰는 삼각형 모양의 고깔은 예로부터 전승되는 삼신 사상이 담겨 있고 불탑을 상징한다, 하기도 한다. 양손에 드는 연꽃은 더러운 곳에 머물더라도 항상 깨끗함을 잃지 않는다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의 불성을 나타낸다. 회전·직선·사선 이동 동작의 모습은 불교의 십팔계 중 하나로 모든 사물의 근원이자, 의식의 대상이 되는 우주 만법의 본체인 절대 진리, 법계의 두루함과 원만함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