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소송의 끝, 한국국악협회 제27대 이사장 우종양 선출
대의원 90% 참석… 국악협회 정상화 향한 새 출발
66년 전통의 한국국악협회가 5년간 이어진 갈등과 소송의 시간을 지나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한국국악협회는 2026년 3월 5일 오후 2시, 총회를 열고 제27대 이사장으로 우종양을 선출했다. 이날 총회에는 전체 대의원의 90%가 넘는 인원이 참석해 협회 정상화에 대한 국악계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참석자들은 지난 5년간 이어진 소송과 갈등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집행부 체제로 출발하게 된 협회의 향후 방향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총회장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국악타임즈가 기록한 5년의 협회 사태
한국국악협회의 갈등은 선거와 정관 문제를 둘러싼 분쟁이 법적 소송으로 이어지면서 시작됐다. 이후 소송과 재판이 반복되며 협회 운영은 장기간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악타임즈는 협회의 선거 절차 논란, 정관 해석 문제, 법적 분쟁 과정 등 협회 내부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공론화하며 국악계의 공적 담론 형성에 역할을 해왔다.
한국국악협회는 전국 16개 시도 지부와 지역 조직을 기반으로 한 국악계 대표 단체라는 점에서, 협회의 장기 갈등은 단순한 내부 문제가 아니라 국악계 전체의 위기와도 연결된 문제로 인식돼 왔다. 이번 총회는 이러한 갈등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협회 정상화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종양 신임 이사장 “소통과 화합으로 협회 다시 세우겠다”
우종양 신임 이사장은 당선 인사말에서 협회가 직면한 현실을 언급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밝혔다.
우 이사장은 “대한민국 전통예술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한국국악협회의 제27대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영광이지만, 현재 협회가 직면한 현실 앞에서는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의 주요 과제로 소통과 화합, 협회의 자생력 확보, 투명한 사무 시스템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회원들을 만나보면 협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지만 서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충분한 토론을 통해 합의점을 찾고, 합의가 어렵다면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협회가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종양 한국국악협회 이사장
또한 “이사장이 단독으로 모든 일을 결정하지 않고 이사회와 회원들과 함께 상의하고 협력하며 문제를 풀어가겠다”며 협력적 운영 방침을 강조했다.
협회의 재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협회의 자생력이 부족한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며 “회원들과 함께 협회의 재정 기반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운영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협회의 주요 운영 사항을 대부분 확인할 수 있도록 사무 시스템을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며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지면 밖에서 바라보는 국악인의 이미지도 훨씬 긍정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혼자 가면 길이 되지만 함께 가면 역사가 된다고 했다”며 “회원들과 함께 협회의 새로운 길과 역사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원장현 선관위원장 “무정부 상태 속 정관 기준으로 선거 진행”
이날 총회에서 원장현 선거관리위원장은 그동안의 선거 진행 과정을 설명했다.
원 위원장은 “그동안 27대 이사장 선출이 두차례나 무산되면서 협회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와 같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정관과 규정을 기준으로 약 10차례 회의를 진행하며 선거 절차를 준비했고, 대의원 자격 문제와 관련해서도 여러 변호사에게 자문을 받아 검토했다”고 밝혔다.
또한 협회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언급하며 “현재 협회는 당장 사업을 추진할 재정도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로운 집행부가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회원들이 이사장을 믿고 조금 기다려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감사·이사 추천 절차 진행
총회에서는 감사와 이사 선출을 위한 추천 절차도 진행됐다. 감사에는 신영랑과 김민수가 추천됐으며, 원장현·주영희·김덕수가 전형위원으로 지목됐다. 이어 전형위원들과 함께 문재숙, 박종국 등 총 5명이 이사 후보로 추천되며 향후 이사회 구성을 위한 절차가 이어졌다.
총회에서는 ‘국악의 날’ 개정 문제도 논의됐다. 현재 국악의 날은 6월 5일로 지정되어 있으나, 국악계와 학계 일각에서는 『악학궤범』이 편찬된 날인 9월 29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우종양 이사장은 “국악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중심으로 9월 29일을 국악의 날로 개정하자는 의견이 많다”며 협회 차원의 찬성 결의를 제안했고, 총회에서는 한국국악협회 명의로 해당 개정안에 동참하는 결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새 집행부 구성 후 사업 계획 마련 예정
한편 이날 총회에서는 올해 사업 계획과 예산 계획이 전무하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우종양 이사장이 사무국에 “금년도 사업 계획과 예산 계획이 준비되어 있느냐”고 묻자, 사무국은 아직 관련 계획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우 이사장은 “지금 3월인데도 협회의 기본 사업 계획과 예산 계획이 마련되지 못한 점은 아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새 집행부를 조속히 구성해 사업 계획과 예산을 수립하고, 추진 과정은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은 그간 김학곤 직무대행 체제 아래에서 협회의 주요 행정과 사업 준비가 사실상 멈춰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국악계 안팎에서는 새롭게 출범한 우종양 이사장 체제가 조직을 정비하고 능력 있는 사무국을 구축해 협회의 행정 시스템과 사업 추진력을 빠르게 정상화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국악협회 정상화 향한 새로운 출발
이번 총회를 통해 한국국악협회는 장기간 이어진 갈등과 공백을 넘어 새로운 집행부 체제 출범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국악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협회가 내부 화합과 조직 정상화를 이루고, 전통예술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역할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국악타임즈는 그동안 한국국악협회의 소송 과정과 협회 사태를 지속적으로 취재해 온 만큼, 앞으로도 협회의 변화와 과정을 계속 기록하며 국악계 공론장의 역할을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