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 국회 세미나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과 국악교육
국악 비중을 줄이는 것이 음악교육을 살리는 길인가?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과 국악교육, ‘국악비중을 줄이는 것이 음악교육을 살리는 길인가’라는 주제로 국회의원 도종환, 유정주, 오기형, 민형배, 김윤덕 의원실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가 주관한 국회세미나가 2022년 10월 6일(목) 11시에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김윤덕(민주당/전주 갑) 국회의원은 개회 인사말에서 박수를 받을 일이 아닌데 이렇게 큰 박수를 받게 되어 감사하다고 밝히고 어제 국정감사장에서 문체부 장관에게 ‘2022 개정음악과 교육과정’에서 국악을 지키기 위해 문체부가 나설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밝히고 “국악을 음악 속에 함몰시키는 것은 국사를 세계사에 포함시키고 세계사를 배우는 것과 같다”라며 “이것은 단지 양악과 국악이 갈등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창조적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발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김윤덕(민주당/전주 갑) 국회의원
민형배(무소속/광주 광산구을) 국회의원은 인사말에서 “2022 교육과정 전반이 표류합니다. 8월 30일 공개된 총론 시안은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겼다”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이라는 거창한 부제와 달리 국민과 합의한 약속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국민과 학생의 뜻이 아니라 권력을 받드는 교육과정 정권을 의식해 호떡 뒤집듯 뒤바뀌는 교육과정, 이대로 둘순 없다 라고 밝혔다.
도종환(민주당/교육위원회 위원)은 축사에서 국악은 이 땅에 살았던 조상들이 남긴 음악, 춤, 이야기가 모두 포함된 우리 전통문화의 정수이다. 수많은 전통 예술인들의 노력으로 국악을 꾸준히 보존하고 전승해온 결과 오늘날에도 국악의 멋과 흥을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여전히 국악이 소외받고 있다. 학교에서 배우는 국악은 전체 음악 교육과정의 30%에 불과하고 대학에서 예비 음악교사들이 배우는 국악 수업 역시 4년 동안 주 2시간 남짓으로,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 모두 국악을 겉핥기로 배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국악교육이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고 밝혔다.
국악교육에 대한 염려로 항상 자리를 함께 해 주시는 국가중요문화재 이영희 선생님은 축사에서, 이런 자리에서 축사를 한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면서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국악 수업이 없었는데 국가의 발전과 더불어 국악이 교과서에 편성되어서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는데 이제 와 국악교육이 축소된다는 것은 나에게는 영혼을 빼앗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개탄하시며 우리가 좀 더 적극적인 의사 표현으로 국악교육이 교과서에 50%가 되는 그 날까지 투쟁합시다라고 격려 하였다.
신영희 국가중요문화재 선생도 “재미없으면 버리는가”라고 호통을 치면서 자기 국가의 음악을 버린다고 하는데 국회의원들의 소극적인 자세가 아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이영희, 신영희 선생님
이어 좌장 노철현(서울교육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시작된 본격적인 세미나에서 이상규(전주교육대학교) 교수의 ‘교육과정 개정시기별 국악교육의 변화’라는 주제 발표에서 이상규 교수는 도표를 통해 음악과 교육과정에서의 국악의 변천, 음악종류를 상세히 설명하였는데 제1차 교육과정의 시기가 1955년이었다고 밝히고 52년이 지난 제7차 교육과정개정 시기인 2007년에서야 비로소 국악교육이 질적 발전을 중시하는 교육과정 개편이 이루어졌다고 밝히면서 제1차에서부터 제7차 교육과정의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하여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제1발표자 이상규 교수는 2007년 제7차 교육과정의 개정을 통해 비로소 개념의 이분화로 국악 제재곡이 수록되고 국악을 국악답게 지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발표하였다.
이상규 교수
제2발표자 유상범(교육부 2022 교육과정지원팀) 팀장은 음악과 교육과정 개정 현황을 발표하기로 하였으나 교육부 입장에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에 전달하였고 협의회는 이를 수용하기로 하였다고 했다.
제3발표자 김우진(前 서울대 교수, 現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교수는 ‘국악 비중을 줄이는 것이 음악교육을 살리는 길인가’라는 주제 발표에서 해방 이후 음악 교육과정과 국악교육(1911년부터 시작된 국악교육의 홀대)은 1911년부터 1945년까지 조선총독부가 4차례의 조선교육령을 공포함으로서 교육정책이 실시되었는데 이 시기 음악교육 정책은 조선교육령에 의거해 실시되었고 음악교육은 ‘창가’라는 과목명으로 명시되었다고 밝혔다.
해방 이후 50년까지 근대적 음악교육이 서양음악과 서양교육 방법의 도입으로 인해 한국의 음악교육 발전과정에 국악이 소외되는 불행한 상황이 지속되었으며 1960년대에는 시창, 청음 등의 기초적인 기능이 중시되었고 단편적인 음악지식만을 주로 가르치고 서양식 가창교육을 지나치게 중시하였다고 밝혔다. 현재 교육과정 개편을 위한 작업은 서양음악 중심의 편협한 사고로 국악을 부정하는 태도라고 비판하였다.
김우진 교수의 발표가 끝나고 잠시 자리를 정리하는 동안 세미나장은 갑작스런 돌발사태로 인해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있었다. 소란의 원인은 세미나에 참석하였던 교육과정 개발에 연구책임자로 참여하였던 박지현(광주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측이 준비한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연구책임과 전국교육학자 및 교육학자 입장’이라는 유인물을 회의장에 참석한 패널들과 참관자들에게 배포를 시작하면서 소란이 일어났다.
박지현(광주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우)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 정은경 교수가 주최측과 사전 협의없이 세미나 발표 도중에 유인물을 배포하는 박지현 교수에게 즉각 중단하라며 큰 소리로 항의하자 여기저기서 고성으로 유인물 배포를 즉각 중단하라는 돌발사태가 벌어져 세미나는 잠시 중단되었고, 국악교육 개악의 당사자인 박지현 교수가 세미나에 참석한 경위를 따지는 항의에 대하여, 박교수는 주최측인 의원들에게 세미나에 참석해도 된다는 답변을 듣고 참석하게 되었다면서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는 요청을 하였으나 다수의 세미나 참석자들의 거센 항의에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고 유인물 배포도 중단되었다.
잠시 후 사회자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은 김영운(국립국악원장) 원장은 서양음악과 국악은 경쟁이 아닌 동반자들이다. 이렇게 한자리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며 격앙된 분위기를 가라앉혔고, 김영운 국악원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헌법 제9조와 교육기본법 제9조에서 명시하고 있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과 민족문화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는 헌법정신과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영운(국립국악원장) 원장(우)
이후 속개된 발표에서 이재필(문화재청 무형문화재과장) 발표자는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국악의 위상과 발전방향’이라는 발표에서 무형유산의 법적지위와 무형유산으로서 국악의 위상 등에 대해 발표하였고, 무형유산 교육을 위해 정규 교과과정에 무형유산 분야를 포함시켜 문화재청의 보유자, 전승교육사 등의 전문 전승자가 교원으로 참여하는 무형유산 교육환경을 구축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필 과장은 세미나 말미에 한류를 이끌고 있는 대중예술만큼 전통예술의 관심과 호응이 얼마나 뜨거운지 해외공연을 접해본 사람은 우리 무형예술의 가치를 알고 있다면서 우리 무형유산에 대한 재외동포 교육을 강화하고 해외공연 전시 등 해외 진출 횟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면서 한국문화의 전도사 역할을 하는 해외문화홍보원 등과 정책연대 및 협력을 위하여 부처간 정책 연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미나 주제에 대한 발표가 끝나고 객석 참관자들이 참여한 토론과정에서 한류의 중심가치에는 국악이 있다면서 국악은 세계문화를 선도하고 주도하는 원형자산이라며 교과서 개정과정에 국악이 축소되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루며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가 주관한 2022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 국회 세미나는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을 가득 메운 150여 명의 뜨거운 열기 속에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