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완창판소리 9월 공연 <송재영의 심청가>
국립극장이 오는 9월 21일(토)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완창판소리 - 송재영의 심청가>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심청가' 보유자인 송재영 명창이 동초제 ‘심청가’를 5시간에 걸쳐 완창하는 자리로, 판소리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전통예술에 관심 있는 관객들에게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송재영 명창은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우연히 접한 국악 공연을 계기로 소리에 매료되었다. 원래 화가를 꿈꾸며 비사벌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우리 소리의 깊은 매력에 빠져 결국 창악부로 전공을 바꿨다. 이후 소리에 대한 열정과 끈기로 판소리의 길을 걷기 시작했으며, 2000년 남원춘향제 전국명창대회 명창부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명창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03년에는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최고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송재영 명창은 국내외 여러 무대에서 판소리뿐만 아니라 연기와 연출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대중과 소통해왔다. 또한 2021년에는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심청가'의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현재는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 이사장 및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 출강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완창판소리> 공연에서 송재영 명창이 선보일 동초제 ‘심청가’는 김연수 명창이 여러 스승으로부터 전수받은 소리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다듬어 완성한 소릿제다. 동초제는 정확한 사설 구사와 발림을 통한 극적 표현이 중요한 소리로, 김연수-오정숙-이일주로 이어지는 전승 과정을 거쳐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동초제 ‘심청가’는 극적 짜임새가 뛰어나 판소리의 사설을 그대로 창극 대본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송재영 명창은 조선 후기 8대 명창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이날치의 후손이자, 전라북도 무형유산 '심청가' 명예 보유자였던 이일주 명창에게서 동초제 다섯 바탕을 모두 사사했다. 이일주 명창은 사설과 극적 요소가 소리 자체에 녹아 있다고 강조하며, 무엇보다 소리꾼의 역량이 그 자체로 드러나는 소리와 성음을 중시했다. 송재영 명창은 이러한 스승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오랜 수련 끝에 판소리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수리성을 얻었다. 수리성은 탁하고 거친 소리로, 혹독한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목청과 흉터투성이 성대에서 나오는 독특한 음색이다. 이 음색은 판소리에서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표현할 때 매우 중요한 자질로 손꼽힌다.
또한, 송재영 명창은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원을 거쳐 창극단장을 지내며, 여러 작품에서 주역을 맡아 판소리의 이야기성과 극적 면모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쌓았다. 특히 심봉사 역을 맡았을 때의 연기는 일품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그의 연기는 판소리의 서사와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전달하는 데 탁월하다.
이번 <완창판소리> 공연은 송재영 명창의 탄탄한 소리와 탁월한 연기력을 통해 동초제 ‘심청가’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유은선이 해설과 사회를 맡아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고수로는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 김청만과 전라북도 무형유산 판소리장단(고법) 예능보유자 조용안이 함께한다.
국립극장의 <완창판소리>는 1984년 시작되어 지금까지 39년간 이어져 온 전통의 무대다. 이 무대는 명창들이 혼자서 3시간에서 길게는 9시간에 걸쳐 판소리 한바탕을 완창하는 자리로, 소리꾼들에게는 최고의 도전이자 명예로운 무대이다. 또한, 관객들에게는 명창의 소리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자리 잡고 있다. 2024년에도 이 무대를 통해 판소리의 전통을 지켜가고자 하는 소리꾼들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판소리의 진수를 맛보고, 송재영 명창이 펼치는 동초제 ‘심청가’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