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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조선의 진정한 마지막 광대, 이동안이 남긴 이야기’ 국악타임즈 연재 네번째 이야기

 

‘조선의 진정한 마지막 광대, 이동안이 남긴 이야기’ 국악타임즈 연재 네번째 이야기

 

 

제3회
연재자 (註)


이동안 선생이 가출 후 아버님에 의해 황주에서 구출되어 집으로 돌아와 집안 어른들에게 혹독한 체벌을 받았으나 이동안 선생을 극진히 아꼈던 도대방이었던 할아버지(이하실)와 할머니에 의해 더는 혹독한 체벌을 피하게 되었다고 이동안 선생은 밝히고 있다.


 

엄격한 재인 집안의 예도(禮道)

 

붙잡혀와서 몇일 있는데 아버지가 건너방에서 부르시더구먼. 애 동안아 이리 좀 올라 오너라. 할아버지가 들창문을 열면서 이놈아 동안이를 왜 부르니. 이놈의 자식 때릴려고 그러지. 동안아 너 가지마 여기 있어. 그러시는거여. 그래서 안맞고 집에서 지내는데 한 20일 있었어.

 

있는데 곗날이야. 계는 시골서 소상계든지 잔치를 허든지 허믄 계원들이 계를 세우는게 있거든. 우리 할아버지가 계장을 맡아가지고 계신데 계를 차린다고 가셨어.

 

우리 종조부(이창실 : 동북고을 원님을 지냈기 때문에 동북영감으로 불리웠다고 한다.)가 오시더니 동안아 이리 오너라. 그래서 예 했더니 또 하인놈더러 애 호걸아 마굿간에 들어가서 멍석좀 갖다가 놔라 그리고 헛간에 가서 줄빵을 가지고 오너라.

 

우리 어머니가 눈치가 빠르니까 냅다 뛰어나가시는구만. 할아버지한테 달려가서는 작은 아버님이 오셔서 동안이를 때릴라고 줄빵가져오라그러고 마굿간에서 멍석 갖고 오란다고 그냥 신발도 안신고 뛰어온거여.

 

호걸이란 놈이 있는데 거울을 보더니 너 이리와서 저리갖다 엎어놔라. 열네살이니 번쩍 들어다 엎어놓지뭐. 쭉 뻗고 엎어져. 멍석 말아서 세군데를 묶어라. 묶으니 소나무를 가지고 오너라. 물을 한사발 떠오너라. 물을 떠다 놓고 소나무를 튕기는거여. 볼기짝을 까라.

 

그러더니 대번 피가 터지게 쳐라. 하인놈이 상전을 때리는데 세게 때릴 수가 있나. 그랬더니 대번에 저런 죽일 놈이 있나. 그렇게 쳐서 되느냐고, 잠깨를 오라그러라고. 하인중에 아주 사나운 놈이 하나 있거든. 애 이리와. 저놈을 볼기에서 피가 나게 펴라.

 

물을 축여서 한번치는데 그냥 불이 나요. 대번 터져서 피가 나지뭐. 또 쳐라. 세게 또 칠라고 번쩍 드는데 할아버지가 맨발로 뛰어들어오면서 이놈! 매를 어따가 들이대느냐고. 소리치며 들어오니께 이놈이 대번에 도망을 갔지뭐. 때리지도 못하고.

 

작은 할아버지더러 동생! 하인네 자식이여? 왜 하인더러 패래? 나쁜 사람같으니. 할머니가 쫓아오더니 그냥 내 볼기짝 위에 엎으러져서 날 치라고 그러니께 작은 할아버지가 대번에 도망을 가더만. 우리 작은 할아버지가. 풀어놨는데 피가 쏟아지니께 쑥을 떠서 놓고 했어.

 

다음 연재일은 2026년 1월 5일 오전 9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