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악타임즈, 연말을 함께 데운 ‘가족의 밤’... 처음의 마음을 다시 확인한 10대 뉴스 발표의 자리
국악타임즈가 12월 22일 선릉아트홀에서 마련한 연말 모임 〈국악타임즈 가족의 밤〉이 웃음과 소리, 진심 어린 인사로 따뜻하게 마무리됐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의 사회로 문을 연 이날, 무대의 첫 공기는 연말의 무게를 가볍게 덜어내는 유머와 재치로 채워졌다. 전찬일 평론가는 특유의 여유와 친근한 말솜씨로 객석을 이끌며 시작을 열었다.
축하의 무대는 퓨전국악 싱어송라이터 장소영이 최근 발표한 새 싱글 앨범 수록곡 〈함께〉를 부르며 포근하게 피어올랐다.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우리 소리의 지평을 넓혀온 1세대 창작자 장소영의 목소리는, 제목처럼 ‘사람과 사람을 잇는 따뜻한 울림’으로 행사장의 온도를 먼저 데웠다.

퓨전국악 싱어송라이터 장소영
이날, 선정위원이자 국악계 정책·기획 분야의 든든한 축을 맡아온 김승국 전통문화컨텐츠 원장은 축사를 통해 송혜근 대표의 지난날을 언급하며 행사에 한층 더 따뜻한 무게를 더했다.
“지난 시간, 송혜근 대표가 대표이자 기자로서 현장을 홀로 뛰어다니며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 그 모습이 때론 안쓰럽고, 때론 대단했다.”

김승국 전통문화컨텐츠 원장
김 원장은 이렇게 운을 떼며, “국악타임즈가 아무리 힘든 파도 앞에 서 있어도 스스로 펜을 놓지 않는 한, 멈추지 않는 언론이 되기를 바란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지켜지는 언론으로 더 오래 가주기를 바란다.”라고 전하며 지속과 연대를 약속했다.
이어 국악타임즈 대표 송혜근이 직접 마이크 앞에 섰다. 송 대표는 “2021년 8월 27일, 작은 언론을 시작했다”는 창간의 출발점을 먼저 떠올렸다. “국악을 제대로 기록하는 언론이 필요하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했는데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으며 국악타임즈를 지켜왔다는 지난한 시간을 진솔하게 전했다.

국악타임즈 대표 송혜근
송 대표는 “쉽지 않은 시간 속에서도 멈출 수 없었던 이유는, 기사를 읽어준 독자와 현장에서 목소리를 들려준 국악인, 그리고 ‘힘내라’고 말해준 여러분의 마음 덕분”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대담은 곧바로 매체 운영의 본질로 흘러갔다. 사회자 전찬일은 언론 대표로 걸어온 송혜근의 시간을 상기시키며, “국악타임즈를 운영하는데 따른 어려움과 어떤 방향으로 운영될 계획인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사회자 전찬일과 송혜근 대표
송 대표는 아무리 어려워도 홍보 요청을 하는 국악인에게 단 한 건도 거절하지 않았던 일, 그리고 국악인의 권리를 해치는 구조와 단체, 국가기관에는 기사로 단호히 맞서겠다는 정론직필의 원칙을 처음과 다름없이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악타임즈는 국악인을 위한 홍보의 창이자,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는 기록의 방패가 되려 했다”는 취지는, 전찬일의 유머러스한 정리와 함께 객석에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이날의 중심 장면은 역시 〈2025 국악타임즈 10대 뉴스〉였다.
10대 뉴스는 강신구(풀뿌리문화연구회 대표), 김승국(전통문화컨텐츠 원장), 채치성(국립국악관현악단장), 김호석(서도삼현육각보존회 회장), 이윤경(국악방송 위원), 강은경(가야금병창 명인)의 선정을 거쳐 결정되었다.
위원단은 현장성과 대중성, 전승과 제도, 방송과 기획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시선으로, 화제성보다 실제 영향과 흐름, 맥락을 우선한 선정으로 올해의 기록을 정리했다.

강신구 평론가
뉴스 발표를 맡은 강신구 평론가는 선정의도와 기사 한 줄이 국악계에 남기는 파장을 함께 해설하며, “이번 10대 뉴스는 의미와 흐름을 중심에 두고, 투명하고 균형 있게 선정됐다”는 평가를 곁들여 발표했다. 다음은 국악타임즈 10대 뉴스 명단이다.
1. 국립국악원장, 1년 넘게 공석.. ‘서울대-국고 카르텔’ 논란과 원로-현장 인사들의 경고
2. 국악의 날은 재지정되어야 한다
3. 사단법인 국악진흥회, 2년만에 문체부 정식 설립허가.. 이영희 이사장 “국악인의 삶이 존중받는 시대 만들것
4. 65년 한국국악협회, 위기의 본질은 무엇인가.. 총회로 답을 찾아야 한다.
5. ‘조선의 진정한 마지막 광대. 이동안이 남긴 이야기’ 국악타임즈 연재 시작
6. 세대를 잇고 세계를 향해-제3회 월드판소리페스티발, 남산서 한가위 대향연 펼치다
7. 국악교육 교원양성,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국회 세미나서 제도 개선 촉구
8. 제19회 기산국악대전, 산청의 가을을 울리다. 제15회 박헌봉 국악상에 채향순 교수 수상
9. [최은서의 우리음악유산] 판소리, 이야기와 노래의 경계에서 피어난 인류의 위대한 유산
10. 선릉아트홀 제8회 2인 전통음악축제, 젊은 국악인들의 무대.. 창작과 도전의 장 성료
이어 송년의 흥과 취에 젖어들게 만든 가야금병창 이선 명인의 연주는 객석을 국악의 흥과 취에 흠뻑 젖어 들게 한 시간으로 남았다. 장식과 기교를 앞세우지 않고도, 소리와 현의 호흡만으로 채워진 병창은 국악타임즈 송년회에 걸맞는 국악의 향연을 보여주었다.

가야금병창 이선 명인
행사 뒤풀이에서는 국악타임즈 초창기부터 시조 코너 〈시조산책〉, 〈날마다 시조 한 수〉를 통해 꾸준히 응원해 온 고춘식 선생, ‘우리유산 답사’ 코너에 밀도 높은 원고를 채워준 최은서 선생, 그리고 강남문화재단 김승원 이사, 선릉아트홀 송영숙 대표, 임웅수 국악진흥회 부이사장, 정주미 재인청예술단장, 박상진 교수, 가야금 병창 강은경 명인, 안정욱 아리랑예술단장, 재즈가수 나혜영, 우먼스토리 현정석 기자, 남혜숙 명인, 엄영진 명인, 한새글로벌 강신출 대표 등 국악타임즈의 인연들이 한자리에 모이며, 국악타임즈의 길을 응원해 주었다.
국악타임즈의 가족들은 이 밤을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를 기록하고, 다시 이어지는 인연을 확인했다. 연말의 추위보다 한 발 먼저 찾아온 온기가, 국악과의 인연으로 오래 남을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