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討)‘국민의힘’격문(檄文)
나는 39년 간 교직 생활을 했던 사람이다. ‘윤석열(尹錫悅)’이란 괴물이 대통령이 된 것에 대해 나는 우리의 실패한 교육이 대한민국에게 오지게 ‘복수(復讐)’를 한 것으로 생각하며 한없이 부끄러워하고 있다. ‘경쟁 교육’도 아니다. 다만 ‘경쟁’, ‘무한 경쟁’만 있었지 ‘교육다운 교육’이 없는 우리 교육, 그런 교육을 받은 국민들이었기에 그렇게도 분명히 수차례 ‘사람 아님’을 보여준 윤석열을 선택한 것이다. 실패한 교육의 처절한 복수요 참혹한 절규이기도 하다.
12월 7일 오전 10시, ‘대국민 담화’라는 게 국민에 대한 사과는 입에 발린 립서비스요, 찬란한 속임수였다. 본질은 ‘권력만은 끝내 놓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국정 운영을 국회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당’과 정부에 맡긴다는 것이다. 그나마 성은(聖恩)이 망극하고 다행인 것은 ‘김건희 여사’에게 맡기겠다고 하지 않은 것이다.
‘제2의 계엄령’도 결코 없을 것이라는 말은 또 얼마나 지독한 코미디인가? 앞으로 다시 계엄령 명령을 내린들 움직일 수족(手足)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것을 온 국민이 다 아는데, 윤석열 폐하께옵서는 마치 불안에 떠는 국민을 갸륵하게 여겨서 크신 은총 베풀 듯이 ‘안 하겠다’ 하니, 윤석열은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그 ‘윤석열’이었다.
12월 6일, 그대들은 의원총회를 12시간이나 했다고 했다. 결론은 ‘탄핵 반대’... 그 ‘쓰레기’를 하나 줍기 위해 100여 명의 높으나 높으신 국회의원님들께서 그토록 고민하고 고뇌를 했다는 것인가?
국민의힘, 그대들의 민낯은 12월 7일 밤 국회 본회의장을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 그 많은 국록(國祿)을 꼬박꼬박 받아처먹었고, 받아처먹을 그대들이 국민에게 보여준 그 ‘뒷모습’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국회의사당 가장 가까운 여의도에서, 그 긴 시간 추위 속에 온몸을 떨며 ‘윤석열 탄핵’과 ‘윤석열 체포’를 외치는 수십만 시민의 절규가 안 들리는가?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으로 국회 표결 현장을 애태우며 주시하는 전 국민의 눈빛을 내팽개칠 수 있는 그 용기는 무엇인가!
계엄령! 그 ‘비상계엄 선포문’을 보자.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저는 이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입니다.
저는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국가를 정상화시키겠습니다. 계엄 선포로 인해 자유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믿고 따라주신 선량한 국민 여러분께 다수의 불편이 있겠지만 이러한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윤석열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계엄령을 선포한다고 했다. 그 계엄령으로 수많은 국민이 피를 토하고 죽어갈 뻔했지 않은가!
각하께서 얼마나 분이 쌓였으면 ‘반국가 세력’이라는 경악할 말을 무려 네 번이나 되풀이했겠는가. 윤석열은 ‘짐(朕)은 곧 국가’이기에 윤석열을 반대하면 곧 ‘반국가 세력’이라는 것이다. 지금이 21세기 맞는가? 18세기에 썼던 말을 되살리는 이 ‘윤석열’을 어찌할 것인가? 척결(剔抉)이란 뼈를 발라내고 종기를 도려낸다는 말이다. 사람의 살에서 뼈를 다 발라내면 어찌 되는가!
‘계엄 사령부 포고령’ 중에는 이런 항목도 있다.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에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處斷)한다.
‘처단(處斷)’이라는 말을 썼다. 처단(處斷)은 ‘처형(處刑)’의 다른 말이다. 윤석열은 왕(王)이었으니 ‘도륙(屠戮)’이나 ‘능지처참(凌遲處斬)’이라고 하고 싶었을 것이다.
‘국민의힘’, 국민의 힘!!
얼마나 좋은 말인가. 얼마나 가슴 설레는 말인가. 국민의 힘이 되어주고 국민에게 힘을 주는 정당!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겠다니 이 얼마나 고맙고 눈물겨운 정당인가?
그런데 그대들의 본색은 어떤가? 철저히 윤석열의 배후 세력이요, 시종일관 윤석열의 전위 세력 역할만 하고 있지 않은가? 어쩜 그리도 완벽하게 국민의 짐이 되고, 국민의 좀, 국민의 혹, 국민의 흠, 국민의 흉(兇), 국민의 화(火), 국민의 병(病), 국민의 암(癌), 국민의 적(敵), 국민의 독(毒), 국민의 악(惡)이 되었는가? 국민과 나라와 민족을 위한 디딤돌 주춧돌 노둣돌 징검돌이 되어야 하거늘 어찌 하는 짓거리마다 걸림돌만 되고 있는가. 배신(背信)? 배신도 아니다. 애초에 그대들에게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기에 배신이란 말도 가당치 않다.
‘국민의힘’이라는 양(羊)의 머리를 내걸고 실은 ‘윤석열의 힘’, ‘김건희의 힘’, ‘가진 자의 힘’, ‘친일파들의 힘’, ‘극우의 힘’, ‘용산의 힘’, ‘반통일 세력의 힘’, ‘반민주 세력의 힘’, ‘반생명 세력의 힘’, ‘반평화 세력의 힘’이라는 개고기를 팔아왔다.
다시 그런데... 알고 보니 국민의힘 그대들은 윤석열을 위한 당도 아니었다. 아니, 놀라운 것은 ‘국민의힘’이라는 당을 위한 자들도 아니었다. 특히 국회의원이란 자들은 하나같이 오로지 각자의 이익 그것으로 작동하는 무리였다. 자기의 이익만 섬기는 떼거리들이었다. 윤석열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이익이 되는 윤석열을 위한 것이었고, 김건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이익이 되는 김건희를 위한 것이었다. ‘국민의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이익이 되는 ‘국민의힘’을 위한 것이었다. 철저히, 철두철미 ‘나’의 이익, ‘나만’의 이익이 최우선이었다.
그대들의 국어사전에는 ‘부끄러움’이라는 단어가 없다. ‘사람’으로서는 있겠지만, ‘국민의힘’이란 탈을 쓴 그대들 사전에는 없는 두 음절로 된 말들을 적어보았다.
국민 인간 성찰 국가 반성 지성 양심 민주 평화 통일 회개 혁신 성실 정의 봉사 이성 가슴 진정 평등 헌신 미래 믿음 책임 인성 공정 상식 공감 절의 정감 지혜 합법 신뢰 진심 헌법 독립 자주 사랑 안전 평안 품위 품격 기대 패기 희망 경청 배려 건전 인정 감성 젊음 참신 긍휼 실천 균형 민족 생명 화해 화합 정기 호기 통합 인격 격조 지조 품성 신명 염치 정치 법치 웃음 향기 용기 은혜 은덕 소통 문화 감사 감동 겸손 겸허 순리 통찰 용서 중심 충심 정직 슬기 근본 공의 경륜 총명 능력 역량 분별 경건 절제 성숙 모범 소신 직언 명예 체온 열정 어른 비움 낮춤 신념 존엄 온정자
이 가운데 당신들 사전(辭典)에 이 말은 있다고 우길 수 있는 말은 어느 것인가? 말해보라!
그대들이 국민에게 작은 위로를 준 것이 있다면 그대들끼리의 진흙탕 싸움질일 것이었다. 윤석열과 이준석의 복수전, 윤핵관과 윤핵관의 권력 다툼, 윤석열과 김기현의 싸움, 김건희와 한동훈의 쌈박질, 윤석열과 한동훈의 개싸움, 친윤과 친한들의 개싸움, 추경호와 한동훈의 ‘추한’ 싸움질... 그대들의 끝 모를 패악질에 기가 질리면서도 혹시나 저러다 스스로 망해줄 것 같아 실낱 같은 기대를 걸기도 했다.
탐욕, 그대들의 끝 모를 탐욕 앞에 우리 국민은 얼마나 작고 초라한가? 우리 국민이 조금은 불쌍하다는 생각이 안 드는가? 그대들의 탐욕을 다 채우고도 남을 만한 큰 권력을 준 우리 국민이 아닌가 말이다. 박근혜를 탄핵했다가 다시 그렇게 많은 감투와 벼슬자리를 주고, 그렇게 큰 부와 명예와 이권을 몽땅 쥐어준 우리 국민이 아니더냐. 열 개를 가져갔으면 하나쯤을 되돌려 주어도 괜찮지 않은가? 어찌 깡그리 모조리 몽땅 빠짐없이 완벽하게 전부 다 가져가고도 또 모자라 게걸대는가?
12월 8일, 한동훈은 6개월을 참으란다. 큭, 큭, 큭! 당장 숨이 넘어갈 듯 끔찍한 우리 국민들에게 6개월을 더 참으란다. 180일을 견디란다. 4,320시간을 기다리란다. 259,200분을 버티란다. 15,552,000초를 죽어 살란다!
게다가 한동훈이 왕위(王位)를 계승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기고’하고 ‘만장’이니 ‘기절’하고 ‘초풍’이요, ‘안하’하고 ‘무인’이니 ‘포복’하고 ‘절도’로다.
12월 9일 새벽이다. 오늘 그대들은 또 어떤 작태, 작당, 패악질로 국민 가슴에 대못질을 하려는가!
우리는 정의를 사랑하는 용기 있는 수많은 국민을 가진 나라다. 민주의 피가 끓는 수많은 젊은이들을 가진 나라다. 갖가지 역경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다시 쟁취한 국민을 가진 나라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을 가진 나라다.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그대들이여, 부처의 눈에는 모두 부처로 보이고, 돼지 눈에는 모든 것이 돼지로 보인다는 말이 있다.
조국(曺國) 죽이기로 정권을 손에 넣더니, 전쟁 위기와 이재명 죽이기로 그 정권을 겨우 부지(扶持)하고 있는 그대들이여! 그대들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을 칠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우리 대한민국은 더 이상 그대들, 그 짐덩어리를 그대로 질 수가 없다. 그 암덩어리를 속에 지니고는 도저히 살 수가 없다.
어쩔 것인가.
우리 국민이 떠나야 하는가.
우리 대한민국이 떠나야 하겠는가?
어디로 가란 말인가!
2024. 12. 9. 새벽에
고 춘 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