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주막
명노석
풋고추 여나무 개 막된장 두 숟가락
바가지 토닥이며 도갓배* 기다리네
‘너븐땅’ 솔나무 그늘 주막집이 여길세
수평선 뭉개구름 갈매기 너울대고
섬마을 파도 소리 안주가 따로 없네
한 말 술 다 비어가니 뉘엿뉘엿 해거름
* 도갓배 : 술도가의 술을 이 섬 저 섬으로 나르는 배
장마
명노석
오뉴월 보리타작 막걸리 잔 바쁘구나
밭이랑 고구마순 갈증에 목이 타네
저만치 먹구름 오니 고구마순 춤춘다
마지막 유월
명노석
뻐꾸기 울던 때가 엊그제 같더니만
산야마다 검은 녹색 여름날 코앞이네
유월도 등 넘어가니 활촉 세월 설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