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은 최근 '나이 든 여성' 논란이 불거진 새로운 춘향 영정
오른쪽은 2020년 '친일 작가' 논란이 제기된 기존 춘향 영정
사진=남원문화원
"춘향이의 얼을 지켜라! 400년 전통 훼손한 영정 조작 사태" 분노한 국악인, 새로운 영정 제작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
춘향정신문화보존회와 춘향가 문화유산 보유자, 남원의 정의로운 눈과 입 원로회, 국악인들은 ‘춘향영정 재제작을 촉구하는 집회’를 2024년 7월 16일(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과 국회의사당 제1정문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시위하는 남원 춘향정신문화보존회
남원 춘향정신문화보존회는 최근 김현철 작가가 새로 그린 춘향영정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성명서에 따르면, 김현철 작가의 작품은 절대 춘향이의 모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남원의 첫 춘향영정은 최봉선이 그린 것으로, 시민들의 여론에 따라 8년 만에 철회되었다. 이후 김은호 화백의 영정이 70여 년간 사용되었으나, 김 화백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며 3년간 영정 없는 사당에서 춘향제를 지냈다.
새 영정 제작을 위해 춘향문화선양회와 춘향가 인간문화재 신영희 선생님을 비롯한 많은 소리꾼들은 3년간 싸웠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김주완 남원문화원장에게 영정 제작을 일임하였고, 남원시 예산 1억 7천만원과 시민들의 기부금 2,200만원을 포함해 총 1억 9천 200만원으로 김현철 작가에게 새 영정을 의뢰했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김현철 작가에게 16세에서 18세의 춘향 얼굴을 그리고, 댕기머리와 18세기 녹의홍상 의복을 묘사하라는 과업 지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남원시 에서는 남원 원로들과 국악인의 검증 없이 기습적으로 봉안식을 진행하여 큰 논란을 일으켰다.
김현철 작가의 작품은 춘향의 진정한 모습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작가는 신윤복의 미인도를 참고했다고 인정하며, 이는 춘향의 전통적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되었다. 김현철 작가와 김선기 평론가는 시대에 따라 아름다움이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400년의 역사를 지닌 춘향가의 전통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춘향정신문화보존회와 국악인들은 김현철 작가의 춘향영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하며, 춘향가는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전통과 정신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춘향정신문화보존회에서는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에 새로운 영정을 다시 그릴 것을 강력히 촉구하였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에 새로운 영정을 다시 그릴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춘향정신문화보존회
남원 춘향정신문화보존회와 소리꾼들은 춘향의 전통과 정신을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동의하여 서명한 국악인들의 명단이다.
[조상현]
[춘향가 인간문화재]
신영희 이용길 방성춘 모보경 이영희 김일구 김영자 김수연 조통달 정순임 방성춘 강정열
민소완 김청만 주은숙 지성자 원장현 김소영 심상남 양길순 박선옥 김영희 박애숙 김선이
이은하 이난초 이유라 이호연 박춘맹 정경옥 김향순 진유림 임화영 이영애 한세현 송재영
윤진철 임응수 황승옥 조용안 장문희 김차경 김금미 김세미 유인숙 유하영 임청현 방윤수
주소연 박미선 김 연 서정금 박종호 이영신 조동준 박애리 임종복 유태평양 김혜영 노은주
조수황 외 춘향가를 부르는 국악인
[교수]
정병헌 윤미용 최동현 김해숙. 김동현 김세종 한상일 이종대 최상화 김남순 이태백 이동훈 신은주 김지숙
[남원의 정의로운 눈과 입 원로회]
노상준 안한수 이병채 이석보 서호련 이윤기 윤영창 조계형 이재득 이동식 강동원 문홍근
국악타임즈 알림
국악타임즈의 춘향 영정에 대한 보도기사를 읽은 독자들이 춘향이의 존재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독자들 사이에서는 춘향이가 설화 속 인물이라는 의견과 실존 인물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다음은 독자들이 보내온 반론 내용을 소개합니다.
독자 A의 국악계, 여의도 정치계까지 나서서 해결할 일은 아니다.
춘향가 속의 춘향이 설화 속의 인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있으나 정설은 없다. 그러나 춘향가 속에 나타난 춘향의 절개는 과거에도 그 가치가 드높은 것이지만, 현재에도 유효한 정신적 가치이다. 남원시의 춘향 영정 제작 건에 대한 논란에 대한 소식을 국악타임즈의 보도를 통해 접했다. 이번 사태는 남원시로부터 영정 제작을 위임받은 남원문화원장이 김현철 작가에 의뢰하여 제작된 춘향의 영정을 결정하기 전에 몇 가지 안(案)을 갖고 남원시 문화공동체의 폭넓은 검토와 의견수렴을 받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해버린 것에서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 같다. 이번 일은 남원시, 남원문화원, 남원문화공동체 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결정할 일이지 국악계, 여의도 정치계까지 나서서 해결할 일은 아니다.
독자 B의 춘향이 영정에 국악인이 관심을 갖어야하는 이유
우리의 전통문화는 일제강점기, 6.25 전쟁 등 피눈물로 얼룩진 지난 역사 속에서도 지켜온 우리 겨레의 얼입니다. 한글, 한국사, 한국 전통 문화예술 속에 가장 잘 보존되어 있고 대한민국이 왜 대한민국인지, 한국인이 한국인이라고 불릴 수 있도록 고유성과 정체성을 부여해주는 것 말입니다.
판소리 춘향가, 춘향전으로 널리 알려진 춘향은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전통문화의 자랑스러운 상징이자 한국 고전문학의 대표적인 주인공입니다. 그런 춘향의 표준 영정이 겨레의 얼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으니 그 힘든 시기에서도 자랑스러운 겨레의 얼을 지키고자 애써온 선배님들의 직계 제자들인 우리 국악인들은 도저히 묵인할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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