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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상 수상] 국악인 정자경, 제43회 경주전국국악대제전 ‘대통령상’ 수상, 30년 국악 외길의 결실, 가야금병창으로 최고 영예에 올라

첫 만남의 울림, 가야금에 사로잡히다
도전의 도시 부산, 국악놀이터를 열다
끊임없는 여정, 가야금으로 영혼을 울리다

 

국악인 정자경, 제43회 경주전국국악대제전 ‘대통령상’ 수상, 30년 국악 외길의 결실, 가야금병창으로 최고 영예에 올라

 

부산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국악인 정자경이 제43회 경주전국국악대제전에서 최고 영예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는 9월 13일부터 14일까지 경주시 화랑마을에서 열렸으며,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0여 명의 참가자들이 기량을 겨뤘다.

 

경주전국국악대제전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경상북도 등이 후원하고 경주시와 (사)신라천년예술단이 주최하는 국내 대표적인 국악 경연대회다. 매년 국악의 전승과 보존, 저변 확대를 위해 열리며, 우수한 국악 인재 발굴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정자경은 이번 대회에서 가야금병창 부문에 참가해 특유의 깊이 있는 소리와 탁월한 해석력으로 심사위원단과 관객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가야금병창 특유의 서정성과 힘을 동시에 담아내며, 전통 음악이 지닌 울림을 현장에 그대로 전달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제43회 경주전국국악대제전에 참가하고 있는 정자경

 

정자경의 예술 여정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걷던 길, 국악기점 앞에서 마주한 가야금에서 시작됐다. 단순한 호기심이라기보다, 마음 깊숙이 울려오는 울림이 있었다고 한다. 그날 이후 그녀는 손가락이 베이는 아픔도 견디며 줄을 뜯었다. “가야금 소리에 제 영혼이 붙잡혔다”는 그녀의 회상은 그녀의 삶을 국악으로 이끈 운명의 시작이었다.

 

전남대학교 국악과와 대학원을 거쳐 조선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마친 정자경은 학문과 무대를 동시에 걸어왔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국립남도국악원에서는 공연 기획을 맡아 전통을 무대 위에서 새롭게 풀어냈다. 그녀는 늘 말했다. “국악 교육은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니라, 우리의 정서를 이해하고 나누는 과정이다.” 이 한마디는 그녀가 어떤 태도로 국악을 대하는지를 보여준다.

 

정자경 명창

 

몇 해 전, 그녀는 국립기관에서의 자리를 내려놓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국악 인프라가 약한 도시에서 새로운 도전은 결코 쉽지 않았다. 사단법인 소리를 창립해 국악 보급과 후학 양성에 힘쓰고, ‘국악놀이터’라는 이름으로 교육과 공연을 엮어내며 사람들과 소통했다. “330만 부산 시민 누구라도 제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에는 그녀의 뚝심이 담겨 있다.

 

정자경은 부산마루국제음악제 무대에 올라 해외 연주자들과 호흡했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기원하는 자리에서도 국악의 울림을 전했다. 전통의 선율이 현대와 만나고, 지역을 넘어 세계로 이어지는 길을 스스로 개척해온 것이다.

 

경주전국국악대제전 대통령상 수상은 그녀 개인의 성취를 넘어 국악계 전체의 자부심으로 남았다. 정자경은 수상 소감을 이렇게 남겼다. “30년 넘게 국악을 지켜오며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부모님과 가족의 응원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정자경 명창

 

국악계는 이번 수상을 두고 “후학들에게 큰 용기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랜 시간 묵묵히 줄을 뜯어온 땀과 노력이 결국 가장 값진 빛을 발한 것이다.

 

“빗방울이 바위를 뚫는 것은 힘이 아니라 끈기 때문이다.”
이번 대통령상은 그 끈기의 결실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정자경의 선율은 많은 이들의 영혼을 울리며, 국악의 내일을 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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