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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 장애 비하·부당 징계·폭행 의혹… 진도군립민속예술단 예술감독 논란 확산

장애 비하·폭행·징계 남용… ‘국공립 예술단 운영의 구조적 문제’ 수면 위로
피해자 “사과는 거래 같았다”… 진도군 “최종 후보자 범죄이력 조회 중”
“너 국악 그만할래?” 강압 속에 묵살된 폭행 사건… 뒤늦은 폭로
진도군 “절차 진행 중… 최종 결정에는 여러 요소 고려될 것”

 

장애 비하·부당 징계·폭행 의혹… 진도군립민속예술단 예술감독 논란 확산

 

진도군립민속예술단 단원 한홍수 씨가 오랜 기간 겪어온 내부 문제와 예술감독 관련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한 씨는 2006년 김오현 감독 취임 이후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가해졌던 부당 대우, 장애 비하 발언, 그리고 물리적 폭력까지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진도북놀이 반주에서 징을 맡아 무대에 설 때 김 감독이 아예 징을 공연에서 제외해 버린 일이 있었고, 판소리 무대에서는 “다리 절고 들어가는 것이 보기 싫으니 암전으로 가자”라는 발언을 공연장 전체가 들을 수 있도록 마이크에 대고 했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폭력 피해도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과거 김오현 감독이 “인사를 하지 않았다”며 자동차 키를 쥔 손으로 그의 머리를 가격해 피를 흘리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고발을 결심했지만 포기했고, 지금도 그 순간을 “비겁하고 부끄럽다”고 표현했다.

 

특히 2019년 김오현 감독이 퇴임을 3개월 앞둔 시점에 내린 징계는 그 부당성이 보다 명확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겉으로는 ‘연습 무단이탈’을 이유로 징계를 했으나, 실제 한홍수 씨는 김 감독이 직접 협약까지 체결한 장애인 복지관에서 국악 교육 활동을 수행하느라 연습에 참여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를 무단이탈로 규정해 징계를 내린 것은 예술감독의 권한을 남용한 조치로 해석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년 전 피켓 시위를 했을 당시 김오현 감독으로부터 문자 사과가 있었고, 주변 인사들이 대신 화해를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정작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다고 한다. 올해 다시 피켓을 들었을 때 김 감독이 대면 사과를 하긴 했으나, 한 씨는 이를 “예술감독 자리를 놓고 거래하려는 느낌”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누구에게 물어보더라도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피켓 시위뿐이라고 덧붙였다.

 

한 씨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개인 갈등이 아니라 국공립예술단의 구조적 문제로 규정했다.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은 공공기관임에도 동일 인물이 10년간 예술감독을 맡았고, 또다시 그 자리를 노리는 현실은 단체의 위상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하며 인사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한편 본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진도군청과 직접 통화를 진행했다. 진도군청 관계자는 예술감독 공모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최종 후보자에 대한 범죄이력 조회를 의뢰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직 최종 결정은 아니지만, “최종 선정 시 여러 하마평과 지역적 여건, 논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쳐 최근 상황이 판단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피해자로서 한홍수 씨는 지금도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번 행동이 누군가를 향한 공격이 아니라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최소한의 외침”이라고 말했다. 그의 증언은 국공립 예술단체의 인사 구조, 장애 인식, 조직 문화의 개선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으며, 진도군의 최종 결정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