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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안식] 함흥 출신 춤꾼 장홍심, 속초 보광사에 깃들다 위패 봉안식과 헌무 공연… 바라승무·함흥검무 재조명

2026년 4월 25일
강원 속초 보광사

 

함흥 출신 춤꾼 장홍심, 속초 보광사에 깃들다
위패 봉안식과 헌무 공연… 바라승무·함흥검무 재조명

 

근대 전통춤의 흔적을 남긴 예인 장홍심(1915~1994)의 삶과 예술을 기리는 위패 봉안식과 헌무 공연이 오는 4월 25일 강원 속초 보광사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장홍심무용연구회가 중심이 되어 마련한 두 번째 프로젝트로, 함흥 출신 춤꾼 장홍심의 예술세계와 삶을 다시 조명하는 자리다. 봉안식은 사단법인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와 대한불교조계종 보광사가 공동 주최하며, 바라승무보존회와 함흥검무보존회가 함께한다.

 

장홍심은 일제강점기 권번 시절을 거치며 바라승무와 검무에 뛰어난 기량을 보였던 무용가로 알려져 있다. 스무 살 무렵 함흥을 떠나 경성으로 향한 이후, 전쟁과 분단을 겪으며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생을 마쳤다. 후손 없이 생을 마감한 그의 삶은 오랜 시간 기록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었다.

 

이번 행사는 한국민속극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던 유품과 훼손된 사진 자료를 계기로 시작된 연구에서 비롯됐다. 장홍심의 제자이자 춤비평가인 이지현 박사와 불교미술사학자 최선일 박사는 자료 복원과 연구를 통해 그의 삶을 재조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회를 결성해 학술과 공연을 병행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봉안식이 열리는 속초 보광사는 실향민과 무연고 예인의 넋을 기리는 공간으로 의미를 더한다. 장홍심 역시 실향민으로서 삶을 마쳤다는 점에서, 그의 위패가 이곳에 모셔지는 것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행사는 행장 발표와 의례로 진행되는 위패 봉안식에 이어 헌무 공연으로 이어진다. 헌무에는 이철진(살풀이), 이용덕(함흥검무), 송미숙(바라승무)이 참여해 장홍심의 춤 정신을 무대 위에 되살린다.

 

특히 이용덕이 선보이는 함흥검무는 1993년 호암아트홀 ‘명인전’에서의 춤을 바탕으로 한 재연으로, 기존의 군무 형식이 아닌 ‘홑춤’ 형태로 처음 선보여 주목된다. 이는 장홍심 춤의 원형을 복원하려는 시도로, 이번 무대가 사실상 국내 초연의 의미를 갖는다.

 

 

그간 ‘장홍심류 전통춤 전승보존회’로 활동해온 송미숙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바라승무보존회’로 명칭을 변경하며 본격적인 전승 활동에 나선다. 또한 올해 3월 발족한 함흥검무보존회 역시 이번 헌무를 통해 첫 대외 활동을 시작한다.

 

두 단체와 장홍심무용연구회는 향후 장홍심 춤의 체계적인 복원과 연구, 전승을 위해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근대사의 격랑 속에서 이름조차 제대로 남기지 못했던 한 춤꾼의 삶. 이번 봉안식과 헌무 공연은 장홍심이라는 이름을 다시 무대 위로 불러내는 동시에, 전통춤이 지닌 기억과 계보를 되새기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