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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파격으로 새해를 열어젖힌 국립국악원 신년음악회 호락호락(虎樂好樂)

국악계명인과 문화계인사 소외계층까지 배려한 초대
국악원 정악단의 장중한 만파정식지곡 으로 궁중여행
이방인들이 채운 전통의 멋과 소리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으로 채워진 파격적인 기획연출 돋보여

 

 

파격으로 새해를 열어젖힌 국립국악원 신년음악회

호락호락(虎樂好樂)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이 임인년 새해맞이 국악연 호락호락을 1월 20일 19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국악계 명인, 문화계 인사와 소외 계층을 초대하는 등 객석에 대한 세심한 배려부터가 눈에 띄는 파격적인 막을 열었다.

 

 

KBS 백승주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작된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만파정식지곡은 객석을 궁궐안으로 끌어들여 타임머신을 타고 아주 먼 옛날 궁중으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게 하는 황홀경에 빠져들게 하였다.

이날치가 부른 범 내려온다가 익숙했던 기자에게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부문 수궁가 보유자인 김수연 명창의 수궁가중 범 내려오는 대목은 원곡의 깊이와 울림을 주는 커다란 전율을 느꼈다.

 

 

곧이어 기자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무대가 이어졌다.

대한민국의 전통음악에 빠져 대만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와서 서울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전공하는 쉬윤페의 해금 연주와 프랑스인 로르마포(Laure Mafo)의 흥보가 중에서 돈타령을 듣는 객석은 문화의 힘에 빠져드는 최면에 걸려들었다. 말로만 듣던 한류 K-culture에 대한 자존감에 어깨가 으쓱해지고, 한류의 핵심가치의 중심에 국악이 있다는 말에 절로 공감되었다.

 

 

백범 김구선생의 나의 소원을 입으로 흥얼거린다.

“새로 만들어지는 우리나라에서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백범의 문화강국론을 실감하는 멋진 국악원 신년음악회에 흥을 돋구어 준 멕시코 출신의 난시카스트로(Nancy castro)의 뱃노래는 객석을 들썩이게 하는 마술과도 같았다.

한국의 전통음악이 좋아서 꿈을 찾아온 멕시코 출신의 경기민요 소리꾼인 이방인에게 자리를 내어준 국악원 연출자의 넓은 품이 문화강국을 실감케 하는 멋진 기획이다. 뿌듯하다.

 

국악원 소속의 예인들만으로도 멋지게 채우고도 남을 터인데 이런 기획의 발상의 전환을 통해 파격으로 새해를 여는 국악원의 높은 예술적 안목에 격려와 갈채를 보내고 싶다.

 

 

피날레를 장식해준 소리별 아이들의 국악동요와 소리누리 어린이 풍물단의 판굿은 어설프지만 무대를 가득 채우는 우리 전통의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하는 희망을 보는 듯 했다. 어린이들을 위해 협연을 해준 국악원 창작악단의 멋드러진 협연은 아이들에게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기억이 되었을 것이며, 끊임없는 고민과 실험과정을 통해 “오늘의 창작이 내일의 전통”이라는 그들의 지향에 걸맞는 조화로운 무대가 되었다.

 

객석을 나서는 사람들의 손에 들려진 작은 선물은 공상(公傷)으로 투병중인 소방관들을 돕기 위해 소방관들의 재활용 방화복으로 만든 에코백이었는데 참으로 아름답고 의미있는 선물이다. 배려와 기품이 드러나는 안목이 놀라웠다.

 

 

파격으로 엔딩크레딧의 자막을 채운 총제작 김영운(국악원 원장), 기획진행 총괄 고기석. 연출을 맡은 문주석 학예사 등 수고한 스탭진 모두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문화강국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검은 호랑이의 해가 당신들에 의해서 興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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