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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위한 글쓰기] 생활시조 쓰기 교실 스케치

 

[삶을 위한 글쓰기] 생활시조 쓰기 교실 스케치 

 

지난 5월 10일 오전 10시 삼양동 주민센터 4층에서 생활시조 강좌가 시작되었다. 강좌는 5월부터 7월까지 매주 금요일 오전에 열린다. 삼양동 주민자치회 교육문화예술분과에서 강북구 주민들의 문화예술 진작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무료 강좌인데 다양한 연령대 분들이 모였다. 이웃 마을에서도 찾아오고 멀리 양주군 별내면에서 소식을 듣고 찾아온 분도 있었다. 

 

강사인 고춘식 선생님은 성북동에 위치한 한성여중에서 교장으로 재직하시다가 퇴직하신 분이다. 90년대에는 한겨레신문에 [시조로 세상읽기]를 연재하였고, 당시에 발표한 시조들을 모아 시조집을 출판하였다. 

 

 

생활시조 강좌는 강의와 창작의 시간으로 이루어진다. 시조의 이론에 관련된 것은 자료를 나누어주고 창작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며 시조의 특징을 알아본다.

 

시조란 우리가 경험한 장면이나 상황, 사상과 느낌을 글자 수 45자 내외 우리의 언어 리듬으로 포착하여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우리나라 고유의 언어예술이다. 

 

시조의 기본 리듬은 3, 4조 4음보로 이루어지는데 초장과 중장은 글자 수 3, 4의 반복으로 만들어진다. 글자 수 3, 4는 우리생활의 기본적인 리듬이기도 하다.

이러한 운율에 따라 만들어진 문학장르에는 조선시대에 가사가 있는데 송순의 면앙정가, 정철의 관동별곡 등의 작품이 있다. 가사는 3, 4, 3, 4의 반복으로 길게 이어지는 노래이지만 시조는 초장, 중장, 종장으로 글이 만들어진다. 마지막 종장은 3, 5, 4, 3으로 끝나는데 첫 어구의 글자 수 3은 꼭 지켜야 한다. 

 

조선시대를 통틀어 가장 대표적인 시조 시인은 누구일까 강사님이 묻는다.

현대시조를 개척한 가람 이병기님은 황진이의 작품을 최고의 절창으로 손꼽았다.

고춘식 선생님은 황진이의 작품 "동짓달 기나긴 밤을"을 중심으로 시조의 맛과 형식적 특징을 설명한다. 선생님의 강의 속에는 상상이 있고 웃음이 있으며 사색이 있다. 

 

 

첫 시간을 마치고 간식 시간이다. 첫 시간이어서 교육문화예술 분과에서는 콩이 있는 시루떡을 준비했다. 떡이 참 보드랍고 감칠맛이 있다.

 

둘째 시간은 창작의 시간, 작품을 하나씩 만드는 시간이다. 제목과 주제는 다르다. 제목은 같아도 주제는 다를 수 있다. 먼저 제목을 열 개 정도 칠판에 적는다. 마지막으로 자유라고 적는다.

자유로운 제목으로 써도 좋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강사인 고춘식 선생님이 한마디한다. 시조를 완성한 사람은 문으로 나가고 만들지 못한 사람은 벽을 뚫고 나가라고 한다. 모두 웃는다. 문으로 나가기 위해 삼장, 육구, 사십오자 내외의 글을 만드는데 선생님은 만들어진 작품들을 돌아보며 글쓴이와 대화를 나눈다.

 

문장을 가꾸고 다듬는 과정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작품이 만들어진다. 어느새 12시 10분 전이다. 글을 만든 분들이 발표를 하기 시작한다. 발표를 듣던 원숙한 여인의 한마디가 인상적이다. "모두가 시인이네!" 

 

예술은 우리 삶을 기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창이다.

예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곁에 있는 것이다. 바쁘게 살아가느라 곁에 있는 기쁨을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일 뿐, 실은 잘 지은 밥과 같은 것이다. 음식물을 숙성시키는 항아리와 같고 좋은 술이 담긴 도자기와도 같은 것이다. 시조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시조를 처음 만들어보는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 이 기사를 작성해 보내주신 분은 임우택(전 정의여고 국어과) 선생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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