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국악진흥회, 2년 만에 문체부 정식 설립 허가… 이영희 이사장 “국악인의 삶이 존중받는 시대 만들 것”
사단법인 국악진흥회가 지난 4월 2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비영리법인 설립 인가를 받으며 공식 출범했다. 2023년 7월 발기인대회부터 시작된 설립 준비는 2년 가까이 이어졌고, 그동안 수차례의 회의와 심의, 공연과 세미나를 통해 국악계와 공공의 신뢰를 쌓아왔다.
국악진흥회는 2023년 8월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에는 ‘국악진흥법 제정의 어제와 오늘’ 세미나, 12월에는 국립극장에서 ‘국악진흥법 제정 기념 희설(喜設) 공연’을 개최하며 법인의 방향성과 비전을 널리 알려왔다.
이번 설립과 관련해 초대 이사장을 맡은 이영희 이사장은 “국악은 한민족의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정신문화의 정수”라며, “국악인들이 사회적으로 더 존중받고, 전통이 뿌리 내릴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만드는 것이 이번 법인 설립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국악진흥원 이영희 이사장
이영희 이사장은 이어 “국악이 단순한 보존 대상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진흥을 위한 실질적 시스템과 공동체가 필요하다”며 “이번 국악진흥회의 출범은 그 첫 단추”라고 강조했다.
국악진흥회는 정관에 따라 국악의 보존·계승·진흥·연구를 비롯해 ▲국악 전문인력 양성 ▲국제교류 및 해외 공연 ▲국악 방송·공연 콘텐츠 기획 ▲장애인·다문화가족을 위한 국악 실기 프로그램 ▲국악상 및 축제 운영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특히 국악 각 장르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11개 분과위원회를 설치해, 분야별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임웅수 부이사장은 국악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2년에 가까운 준비 기간 동안 수차례 보완과 검토를 거쳤다”며 “이제 국악인들과 함께 국악의 가치와 위상을 더 높이는 실질적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국악진흥회 설립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과제 중 하나가 바로 ‘국악진흥법’의 발의였다”며 “지난해 국악계와 국회, 문화체육관광부의 협력을 통해 국악진흥법이 정식으로 제정·발의된 것은 매우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그 법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기반과 문화 현장 중심의 정책 연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과제”라며, “국악진흥회는 실제적인 정책과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간 차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국악진흥회 임웅수 부이사장
국악진흥회의 임원진은 그 자체로 국악계의 역사와 현재를 상징한다. 초대 이사장으로는 국악계 원로인 이영희 이사장이 취임했으며, 수석부이사장 이호연, 부이사장 임웅수·송재영·이영희(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채향순·최숙희·김세종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상임고문진에는 대한민국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거장들과 국악계를 대표하는 원로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신영희, 이생강, 이춘희, 정화영 그리고 최경만, 이광수 등 국악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인물들이 고문단으로 함께하며, 단체의 정신적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전통과 현대, 원로와 중진, 그리고 실무형 기획자들이 조화를 이루는 임원 구성은 국악진흥회가 국악계 전체의 신뢰를 바탕으로 출범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법인의 안정적인 운영, 실행력 있는 사업 추진, 국악계 통합의 구심점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영희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이제는 국악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국악진흥회가 진정한 의미의 ‘공공적 국악 플랫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악계 안팎에서는 원로와 중견, 실무 활동가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인적 기반으로 출범한 국악진흥회가, 국악 생태계의 회복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 실질적 거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오는 6월 5일은 ‘국악의 날’이다. 우리 전통예술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국악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이 날을 앞두고, 사단법인 국악진흥회의 공식 출범은 더욱 뜻깊은 의미를 갖는다. 국악진흥회는 국악의 진흥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국악진흥법’의 제정 흐름 속에서 태동했으며, 앞으로 국악의 날이 실질적인 진흥과 실천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다.
전통을 단순히 보존의 영역에 가두지 않고, 오늘의 삶과 연결하며 문화적 생명력을 불어넣는 길. 그 중심에서 국악진흥회는 이제 막, 의미 있는 첫 걸음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