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의 길, 인생의 길… 이경화 명인의 70년, 전통으로 피어난 세계의 공감
공연기획가 강신구
전통춤의 정수를 한껏 펼쳐낸 '이어춤 이경화의 춤 길 70’이 지난 7월 6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이경화 명인의 춤 인생 70년을 기념하는 이번 무대는 우리 춤의 진면목을 세계무대에 알리는 종합 콘서트이자, 국내외 150여 명의 출연진이 함께한 대규모 전통춤 공연이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영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서 날아온 교포 제자 50여 명이 무대에 함께 올랐다는 점이다. 세계 곳곳에서 이경화 명인에게 사사받은 이들이 먼 길을 마다않고 참여해, 우리 춤의 세계화와 글로벌 공감대를 몸소 보여준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이날 무대에는 살풀이춤, 민속삼북춤, 화무, 입춤, 동래학춤, 소고춤, 신바라춤, 부채춤, 고풍, 원푸리, 설북춤과 진도북춤까지 총 10여 작품이 선보였으며, 공연 내내 객석 점유율은 95% 이상을 유지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김병찬 아나운서의 품격 있는 사회와 유익한 해설도 무대의 깊이를 더했다.
이경화 명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살풀이춤은 솔로와 군무로 구성되어 깊은 울림을 전했고, 직접 재구성한 삼북춤은 북의 울림을 극대화하며 관객을 압도했다. 흔히 추어오는 부채춤보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혀 민요 가락에 맞춘 독무 형식의 부채춤은 절제와 미학, 기예가 어우러진 품격 높은 예술로 재탄생했다. 최종실류 소고춤에서는 최종실 명인의 장단을 직접 잡아 춤의 멋을 극대화한 고유의 미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끈 작품은 저작권 등록을 마친 '신바라춤'. 전통 창작의 정수를 담은 이경화 명인의 독창적인 작품으로,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을 명작으로 평가된다.
예악당 로비에는 이경화 명인이 오랜 세월 동안 춤과 함께 틈틈이 즐겨 그린 수채화 20여 점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함께한 특별 출연진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우봉이매방춤보존회(고경희, 정유진, 정은파), 부산동래학춤보존회(김정원 대표, 김태형 보유자 외 5명), 최종실류 소고춤보존회(윤선희, 이은솔, 이은영, 정진미), 최현우리춤원(정혜진 회장 외 6명), 연희컴퍼니, 오연연무단 40여 명, 오연청소년무용단, 한국세종청소년예술단 등이 총출동해 작품마다 전통의 깊이를 풍성히 채웠다.
또한, 공연 시작을 알리는 축고는 김종환 합동참모본부 부의장이 맡았고, 이충우 여주시장은 축사를 통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음악감독은 유인상, 민요는 송지현과 이승희가 맡아 소리와 춤의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회고전이 아닌, 전통을 이어온 춤꾼들과 이를 계승한 세계 각국의 제자들이 함께 만든 감동의 서사이자, 한국 전통춤이 가진 보편성과 아름다움을 재확인한 대표적인 K-컬처 공연이었다.
SHINSUNG E&G, 성북성심의료센터, 국회의원과 시의원의 협찬과 후원도 이어지며, 민관이 함께 만든 ‘춤판’으로 기록될 이 무대는 국악타임즈의 적극적인 보도 지원 속에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번 ‘이경화의 춤 길 70’은 한국 전통춤이 세대를 넘어, 국경을 넘어, 감동을 나누는 세계적 예술로 도약하고 있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준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