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과정은 바꿨다면서, 교과서는 그대로?”... 음악·미술교육 공동비대위, 초등 저학년 예술교육 퇴행 강력 규탄
초등학교 1~2학년 예술교육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 음악교육·미술교육 공동비상대책위원회(이하 공동비대위)는 교육부가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와 달리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 교과서를 기존과 유사한 방식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를 “학생의 기초 예술교육권을 포기하는 퇴행적 결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동비대위는 2월 5일 배포한 성명을 통해 “교육과정은 전면 개정되었음에도 교과서 체제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국가가 교육과정을 개정한 이유 자체가 무의미해진다”고 지적했다.
교육과정은 개정, 교과서는 제자리… “정책 스스로 부정”
지난 1월 21일 고시된 초등학교 1~2학년 통합교과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기존 통합교과 체제는 조정되어 신체활동 영역이 분리되고 ‘건강한 생활(체육)’ 교과가 신설됐다. 이와 함께 음악과 미술의 독자적 성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즐거운 생활’ 교육과정 역시 전면 개정됐다.
그러나 공동비대위는 “체육은 독립 교과서 개발이 추진되는 반면, 음악·미술은 교육과정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타 교과와의 통합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은 정책의 형평성과 정합성 측면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교과 이익이 아닌, 학생의 기초교육권 문제”
공동비대위는 이번 사안을 특정 교과의 이해관계 문제가 아닌, 학생의 기본적인 교육권 문제로 규정했다. 초등 저학년은 표현력과 감수성, 창의적 사고의 기초가 형성되는 시기이며, 음악과 미술은 단순 체험 활동이 아니라 기초 개념과 단계적 학습이 필요한 교과라는 것이다.
특히 악보 문해력, 음계·리듬 이해, 기초 조형 요소와 재료 경험, 표현–감상–창작의 발달 구조, 그리고 3~6학년 음악·미술 교과와의 연계성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새 교육과정은 공허한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억지 통합은 현장 교사와 학생 모두를 지치게 한다”
통합교과 교과서 구성의 문제점도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드러났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하나의 주제를 배우면 내용은 반복될 뿐,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 없는 빈약한 구조”라며 “이런 통합 교과서는 학생과 교사 모두를 지치게 한다”고 토로했다.
공동비대위는 이러한 통합 방식이 오히려 학교 현장의 교육과정 재구성 자율성을 제한하고, 음악·미술 교과의 고유한 학습 목표와 구조를 해체한다고 지적했다.
예술교육 부재는 사교육 의존과 격차로 이어져
정규 교육과정에서 예술교육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 경우, 그 부담은 학생과 가정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공동비대위는 초등 저학년 예술교육의 부실이 ▲사교육 의존 확대 ▲예술 감수성 형성의 결정적 시기 상실 ▲가정의 경제력에 따른 경험 격차 심화 ▲공교육 책임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전문가 배제한 설문, 진상 규명 필요”
공동비대위는 교육부가 음악·미술 교육 전문가의 의견을 배제한 채 현장 교사만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점에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즐거운 생활’ 교과서의 독립 개발 여부 ▲교과 연속성을 반영한 체제 논의 여부 ▲국제 기준(UNESCO·OECD) 검토 여부 ▲교과서 개발 TF 구성과 전문가 참여 ▲정책 확정 일정의 투명성 ▲‘건강한 생활’과의 형평성 확보 방안 등 여섯 가지 쟁점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공동비대위는 “이는 일방적인 요구가 아니라, 교육과정 개정 취지가 현장에서 실현되기 위한 공식적 협의 요청”이라며, 교육부가 이를 외면할 경우 기자회견과 공동 성명, 학부모·시민사회 연대 행동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모든 학생은 학교에서 공정한 예술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공동비대위는 음악과 미술이 특정 교과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균형 있는 성장과 공교육의 책무임을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현장–정책이 함께 논의하는 구조 없이는 개정 교육과정의 실질적 실현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동비대위는 “초등 저학년 기초 예술교육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 있는 대응과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