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이소연, 생애 첫 완창 무대… ‘박봉술제 적벽가’로 판소리 정수 선보인다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이 오는 5월 17일(토) 하늘극장에서 ‘완창판소리 – 이소연의 적벽가’를 무대에 올린다. 국립창극단 창악부 부수석이자 다수의 창극 작품에서 주역으로 활약해온 이소연 명창이 생애 첫 완창 무대에 나선다.
이소연 명창은 11세 때 소리를 사랑하던 아버지의 권유로 판소리의 길에 들어섰다.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 송순섭 명창 문하에서 소리 공부를 시작해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를 익히고, 안숙선 명창과 정회석 명창으로부터 각각 ‘춘향가’, ‘심청가’를 사사하며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수련했다. 2004년 임방울국악제 판소리 일반부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일찍이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았고, 2007년에는 판소리 ‘적벽가’ 이수자로 선정되며 국립창극단 차세대 명창으로 발탁됐다.
이후 국립창극단에 입단한 이소연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옹녀 역, <심청가> 황후 심청 역, <춘향> 춘향 역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활동해왔다. 또한 뮤지컬 <아리랑> 옥비 역, <서편제> 송화 역 등 장르를 넘나드는 활약을 펼쳤으며, 2018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여우신인상을 수상하며 대중적 인지도도 높였다.
이번 무대에서 선보이는 판소리 ‘적벽가’는 삼국지연의의 ‘적벽대전’을 중심으로 한 작품으로, 고어와 사자성어가 많고 풍부한 성량과 힘 있는 표현이 요구돼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도 가장 높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특히 통성과 호령조가 어우러져야 하는 장군들의 대목은 탄탄한 기본기가 없이는 소화하기 어렵다.
이소연 명창이 선택한 박봉술제 ‘적벽가’는 송흥록-송광록-송만갑-박봉래-박봉술로 이어지는 유서 깊은 계보를 지닌 바디이다. 박봉술제는 기교보다 대마디대장단을 살려 툭툭 던지듯 풀어내는 소리가 특징으로, 또렷하고 힘 있는 통성을 통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 명창은 “가사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소리해야 한다”는 스승 송순섭 명창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발음과 장단, 장음과 단음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조자룡 활 쏘는 대목’, ‘적벽대전’처럼 박진감 넘치는 장면부터 ‘새타령’, ‘군사설움타령’ 같은 서정적 대목까지 감정의 폭을 능숙하게 오가며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고수는 대전광역시 무형유산 제17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인 박근영 명고가 맡으며,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유은선 단장이 해설과 사회를 맡아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1984년 신재효 타계 100주기 기념으로 시작된 이후 40년간 이어져 온 전통의 무대다. 최장, 최다의 판소리 완창 공연 기록을 자랑하며,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거쳐 간 ‘꿈의 무대’로 평가받는다. 2025년에도 매달 이 무대를 통해 전통을 지키고 내공을 쌓은 소리꾼들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공연 티켓은 전석 2만원이며,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를 통해 예매 및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