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성에서 정합성까지… 남진현의 일곱 번째 개인전 ‘화가가 된 혁명가’
남진현 화가가 일곱 번째 개인전 ‘화가가 된 혁명가’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지난 40년간의 예술 여정을 조망하며, 비구상화 속에 녹아든 삶의 철학과 사유의 깊이를 탐구하는 자리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남 화가는 1990년 ‘사노맹 사건’으로 8년간 수감 생활을 겪었다. 이는 그의 인생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으며, 이후 그는 그림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시대를 성찰하는 예술가로 거듭났다. 혹독한 시절과 고뇌, 그리고 시련이 깃든 그의 작품들은 단순하면서도 다채로운 색감과 강렬한 표현력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남 화가는 2023년 자신의 삶과 예술 세계를 담은 에세이 『화가가 된 혁명가』(빈빈책방)를 출간했다. 이 책은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화에 대한 개인적 통찰과 다사다난했던 인생을 담고 있어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남진현 화가의 작품은 개인적 경험을 넘어 사회적 연결성과 보편적 사유를 확장시키는 특징을 지닌다. 그의 대표작 <혹독한 시절>, <한 점 부끄럼 없이>, ‘세계 삼부작’(혼미한 세계, 어긋난 세계, 부조리한 세계)은 각기 다른 서사를 통해 시대의 본질을 탐구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춤을 주제로 한 작품도 선보인다. <춤추는 사람>과 <어떤 인생>은 자유로운 형식과 역동적인 색채를 통해 예술의 본질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남진현의 작품들은 개인적 사연을 보편적 사유로 승화시키는 힘을 지닌다”고 평하며, 그의 예술이 한나 아렌트의 철학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세계와도 연결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 중 하나인 <인간의 조건>은 앙드레 말로와 한나 아렌트의 저서를 떠올리게 하며, 남 화가의 작품이 단순한 합산이 아닌 변증법적 연결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남진현 화가의 일곱 번째 개인전 ‘화가가 된 혁명가’는 오는 3월 12일부터 24일까지 종로구 갤러리인사아트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 인간이 시대와 사회를 응시하며 걸어온 길을 작품을 통해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