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희자들의 뜨거운 첫 걸음, 사물놀이 ‘예성’ 창단공연
사물놀이의 정신을 계승하고, 여성 연희자만의 감각으로 그 예술적 울림을 새롭게 펼치는 창단공연이 열린다. 사물놀이 팀 ‘예성’은 오는 4월 29일(화) 오후 7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창단공연 〈藝成一〉을 개최한다.
‘예성’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를 졸업한 김강유, 김미소, 장하리, 조혜수 네 명의 여성 연희자가 결성한 팀으로, ‘예술을 이루다’라는 의미의 이름처럼, 스스로 예술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그들의 첫 공식 무대인 만큼, 단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강한 집중력과 체력, 그리고 무엇보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연희 해석이 기대된다.
여성 연희자만의 감각으로 풀어낸 사물놀이 완판
이번 창단공연은 사물놀이의 주요 레퍼토리인 ‘비나리’, ‘삼도 설장구 가락’, ‘삼도 농악 가락’, ‘판굿’을 모두 포함한 이른바 ‘사물놀이 완판(完板)’으로 구성되었다. 네 명의 연희자가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무대를 오롯이 이끌어 나가며, 체력과 기술은 물론 예술적 깊이를 입증하는 장이 될 예정이다.
사물놀이는 1978년 김덕수, 김용배, 이종대, 최태현 선생님에 의해 첫 무대를 가진 이래, 이광수, 최종실 선생님의 합류로 현재와 같은 틀을 갖추며 세계적으로 확산된 한국 전통예술의 대표 장르다. 특히 김덕수 선생은 1998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연희과를 개설해 전통연희 전반의 교육 기반을 마련했고, 그 정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제자들의 활동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사물놀이 ‘예성’ 또한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연희계는 아직까지 남성 중심적인 구조가 강하고, 여성 연희자들은 공연 기회나 배역 측면에서 불리한 조건을 겪는 것이 현실이다. ‘예성’은 이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여성의 감각으로 이루는 예술, 사물놀이의 새로운 울림
사물놀이는 격렬한 체력 소모와 빠른 템포의 전환이 핵심인 장르다. 그 속에서 ‘예성’은 단순한 체력 증명을 넘어서, 여성 연희자만의 섬세한 감각과 미학적 해석을 더해 사물놀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는 곧 연희가 단순히 기술이 아닌 ‘예술’로 승화되는 지점이며, ‘예성’이 지향하는 바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예술감독은 사물놀이 창시자인 김덕수 선생이 맡았으며, 연희계의 대선배들이 사사로 참여해 공연의 깊이를 더한다. 특별 객원으로는 태평소 연주자 정재은이 함께 무대에 올라 공연에 생동감을 더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전통을 기반으로 동시대적 울림을 담아내는 여성 연희자들의 도전이자 선언이다. 단지 하나의 공연이 아니라, 앞으로 전통연희 판도를 바꾸어갈 첫 걸음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