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최은서의 우리 음악 유산 답사

전체기사 보기

[최은서의 우리음악유산답사] 연기처럼 사라지는 노래를 우리 곁에 붙잡아 둔 청구영언(靑丘永言)

연기처럼 사라지는 노래를 우리 곁에 붙잡아 둔 청구영언(靑丘永言) 시를 노래하다 일본에는 하이쿠라는 전통시가 있다. 하이쿠는 형식상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로 알려져 있다. 짧은 문장으로 긴 여운을 만드는 이 시 형식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문학교육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어 일본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하이쿠를 교육의 소재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경험이 있었고 그 과거사에 대한 정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마당에, 교육 현장에서 일본 문학을 가르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는 노래다. 하이쿠는 일본의 단가로 형식상으론 세계에서 가장 짧은 노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하이쿠에 비견할만한 시가 없을까? 우리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느린 노래라고 부를 만한 장르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가곡(歌曲)이다. 가곡이라 하면 홍난파의 <봉선화>같은 노래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가곡은 독일이나 이탈리아 가곡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서양음악의 한 장르이다. 그보다 앞서 우리에게는 오랜 전통을 지닌 가곡이 있었다. 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이 삶의